실낙원 세계기독교고전 32
존 밀턴 지음, 귀스타브 도레 외 그림,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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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7세기 영국의 정치가였던 존 밀턴이 그리스 인문학과 구약 성경에 기반하여 창세기 부분의 아담과 하와가 저지르게 되는 원죄의 과정과 기독교 교리를 담은 종교 문학 작품이다.

천국의 첫 번째 천사였지만 하느님에게 반란을 일으켰다가 지옥으로 쫓겨난 사탄이, 하느님이 새로이 만든 낙원세계인 에덴 동산 속으로 숨어들어가 하느님의 피조물인 인간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여 금단의 나무인 선악과 열매를 먹게끔 하고 하느님을 배반하고 타락하게 만들어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든다. 아담은 천사장 미카엘로부터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계획이었다는 것과 향후 벌어질 일들을 계시 받고 하느님과의 화해와 메시아의 재림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후손에게 복음을 전파할 것을 다짐하며 하와와 함께 에덴을 떠난다.

이 작품은 워낙 유명한 책이고 개인적으로 어릴 때 접했었던 작품이었지만, 내가 어릴 적 알고 있었던 이야기 내용이 아니었다.

박문재 번역가의 완역 본이 주는 충격과 경이로움은 그 자체였다. 한마디로 놀라운 책이다:

우선, 이야기 형식이 그리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오딧세이와 유사한 서사 형식을 따른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그리스 신화와 고대 근동 아시아 지방의 역사와 종교, 그리스 시대 사상, 구약 성경에 관한 지식을 배경으로, 인물과 상징에 관한 비유를 가지고 구약 성경의 교리의 주제를 묘사하고 있다. 특히, 저자의 친절한 주석과 해설이 아니었다면 단 한 페이지도 제대로 이해하고 넘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하와의 타락은 사탄의 유혹에 의한 것이었지만, 아담의 타락은 하와의 고백 후에 일어난 아담의 자유의지에 의한 자발적인 선택으로 묘사한 점이다.

, 사탄과 함께 지옥의 신인 사망을 인간 세계인 지구로 내려오게끔 만든 것이 하느님이 인간이 저지른 배신 행위에 내린 저주의 형벌이라는 묘사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유독 전쟁과 전투에 대한 묘사나 다신 사상과 우상 숭배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사탄의 악한 행동이나 천사 가브리엘과 라파엘, 미카엘이 아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욕망의 실체와 죄악을 이야기하고 결국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관한 삶의 지침을 깨닫게 된다.

책 중간에 귀스타브 도레와 윌리엄 블레이크의 삽화가 들어있는 것도 볼거리 중에 하나이다.

다분히 기독교의 핵심 교리 사상을 주제로 삼아 지극히 대중적인 이야기 소재인 전쟁과 반란의 서사 형식으로 창조해낸 밀턴의 천재적인 구상과 이야기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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