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삶과의 짧은 동행

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 - 월가를 정복한 수학자 퀀트투자의 아버지 에드워드 소프
에드워드 O. 소프 지음, 김인정 옮김, 신진오 감수 / 이레미디어 / 2019년 4월

이 책은 퀀트(quant)투자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 수학자 에드워드 소프 교수의 자전적 일대기를 담은 투자 에세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에드워드 소프 교수의 일생을 시간 순차적으로 짚어가며 학문적 활동과 속에서 만난 카지노 도박 게임에서 시작되어 금융 투자로까지 이어진 여정을 일대기 형식으로 기술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는 금융제도 개선과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제도와 교육 과정과 내용 개혁에 대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비전과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에드워드 소프 교수가 구사한 주식 투자 전략인 ‘통계적 차익거래’는 주식시장의 다양한 지표들의 통계적인 분석을 사용해 주가 등락의 방향성을 예측하여 단기적/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으로, 소위 퀀트(quant) 투자 방식의 원시 개념으로 평가된다.

한 사람의 유명 금융투자자로서의 성공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비범한 수학자로서의 과학과 연구에 몰두한 삶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소프 교수가 평소에 전혀 도박 게임이나 전문적 금융투자를 꿈꾸지 않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견해와 속설에 의심을 품고 실제로 맞는지 ‘자기 손으로 직접 검증해봐야겠다는 호기심’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작용을 하고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를 소프 교수의 인생을 통해 알게 된다. 특히, 자신이 생각하고 상상하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증명하기 위해 과학적 지식과 실험을 통해 자신의 주장과 이론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관되고 끈질긴 노력과 합리적인 접근 태도에서 과학자와 공학자의 전형적인 기질이 그대로 느껴진다.

소프 교수가 사용한 투자 이론은 일반인이 그대로 흉내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소프 교수가 제안하는 자산 분배와 관리 방식에 관한 조언은 금융투자에서 유용하게 보인다.

무엇보다, 자신이 연구하고 개발한 과학적 이론이나 사실들을 일반 대중에게 기꺼이 공개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들이 이른바 ‘공공재’라고 생각한다거나 투자 이익을 연구 기금으로 환원한다거나 하는 소프 교수의 생각은 훌륭한 인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한편, 부자들의 증세나 미래 세대의 초등 교육에 재무 교과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한국에서도 이슈화되고 있는 주제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거장이 추구하고 시도했던 삶의 여정을 잠시 함께 동행했던 느낌이 든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투자를 추구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