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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이동 - 관계·제도·플랫폼을 넘어, 누구를 믿을 것인가
레이첼 보츠먼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3월
평점 :
이 책은 기술 발달로 인해 변하고 있는 전통적 ‘신뢰’ 개념과 태도에 대해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과 향후 다가올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신뢰’라는
용어가 가지는 여러 가지 정의와 중요성, ‘신뢰’가 작동하는
조건 3가지, 정치적 이념이나 경제적 규제에도 상관없이 작동하는
‘신뢰’의 핵심 요소인 평판,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 시대에 작동하게 될 ‘분산신뢰’에 대해 10개 단원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저자가 파악하는 ‘신뢰’의
작동 조건은 3가지(개념,
플랫폼, 개인)를 말하고 있으며, 디지털 시대의 신뢰는 결국 ‘신뢰’를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블록체인을 활용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인간에게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전통적인 ‘신뢰’ 개념에
대한 고찰이 역사적으로도 그리고 사회심리학이나 경제학처럼 다양한 분야에서도 열거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등장할 ‘분산 신뢰’
환경에서 중요한 요소가 정작 사람이라는 저자의 결론에도 충분히 공감이 된다.
다만 저자의 분석과 주장에 쉽게 동의할 수 없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현재 유행하고 있는 이른바 소셜 미디어 기반한 디지털 기술 환경의 분산적 신뢰 방식의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저자는 전반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개념을 고안하여 활용한다는 점에서만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예를 들어, 우버 차량공유 서비스나 자율주행 차량의 경우, 발생한 사회적 사건은 일부 개인적인 특수한 사례에 속하며 전체적인 사고의 성격이나 발생 비율을 놓고 보자면, 일반적인 전통적 차량 사고나 살인 사건의 빈도수에 비해 여전히 낮으니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한다거나, 제도나 시스템적으로 절차나 규제를 보완하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지극히 부분적인 측면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충분한
분석이라고 보기 어렵다: 예를 들면, 우버 서비스를 이용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큰데, 안전문제보다 비용의 가치가 클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대로 규칙 위반자에 대한 처리와 법적인 규정 없이 시행된다는 것이 문제인데, 이것은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처벌에 대한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며,
자율 주행차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자율
주행차의 경우, 자동차 제조사의 주장대로 기술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하지만,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과연 책임 소재를 어떻게 가리고 누가
책임질지에 대해서 사용자나 제조사나 정부 모두의 사이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분산신뢰’의 기반
기술인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에 대한 저자의 전망에도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규제나 보호, 세금징수와 같은 정부의 기존의 역할이나 존재의 의미까지 재조정되거나 포기가 요구되는 비즈니스의 사회적 도입이
전적으로 허용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신뢰’라는 개념과 관련된
분석은 참고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