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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1 - 열혈사제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1> 리커버 특별판 sbs-tv 주말 드라마 [열혈사제]의 모티브작 돈 까밀로 신부 이야기 ㅣ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1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이승수 옮김 / 서교출판사 / 2019년 2월
평점 :
이 책은 2차
대전 전후 이탈리아 피아첸차 지방의 뽀 강 유역의 작은 시골 마을 보스카치오에서 열혈 신부 돈 까밀로와 마을의 공산당 위원장인 뻬뽀네를 중심으로
좌충우돌 벌어지는 유쾌한 이야기들을 담은 소설이다.
보스카치오 마을의 교구 신부인 돈 까밀로는 큰 덩치에 걸맞게
우렁찬 목소리에 완력과 급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마을 주민의 공동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의감에 불타 마을 주민 개개인과 마을 전체의 고민거리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여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편 마을의 읍장이면서 마을의
공산당 지부를 맡아 지역조직을 이끌고 있는 뻬뽀네는 대외적으로는 철저하게 무신론의 공산주의를 표방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신부에게 고해성사도
하기도 하고 남몰래 선행을 하기도 하는 연약한 심성을 가진 전형적인 체면 중시 형의 고집센 이탈리아 시골 남자이다. 두 사람은 모두, 정치 사상과 종교 신념의 차이는 있지만 마을 주민
다수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면이 있고, 특히, 폭력적인
수단이나 방법을 서슴지 않고 동원한다는 점에서도 비슷한 면이 있다.
항상 노동자의 이익을 보장받기 위해 마을의 노동자들을 규합하여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위나 단체 행동을 벌이기 때문에 마을 전체의 입장에서 볼 때 뻬뽀네가 이끄는 공산당 조직은 골치거리가 아닐 수 없다. 때로는 농장 근무자들의 파업을 주도하여 농장의 가축과 작물을 상하기 직전까지 만든다든가, 교회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방해하거나 돈 까말로 신부의 일에 사사건건 훼방을 놓기도 한다. 서로 골탕먹이기 위해 육체적인 위협이나 접촉도 마다하지 않고 심지어 매우 위험한 지경까지 장난을 치곤 한다: 불발탄을 교회와 읍내 공산당 회관 앞에 서로 갖다 놓는다든지, 더운
한여름에 속옷바람으로 수영하던 신부를 놀리기 위해 지뢰밀집 지역으로까지 들어간다든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또 한 명의 중요한 소설 속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주로 성당 신부인 돈 까밀로와 영적인 대화를 나누는 예수님이다. 예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돈 까밀로 신부가 차마 겉으로 밝히지 못했던 속마음이나 후회스런 행동의 뉘우침이 전달된다. 신부님과 예수님과의 많은 대화중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은 바로 ‘역지사지’의 교훈이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깨닫고 후회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상대방도 나에게 똑 같은 생각과 마음이 들거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등장 인물들이 심각한 충돌을 일으키면서도 화목한 결말을 맞이하면서도 항상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소설을 출판된 이후로 이미 수차례 드라마와 영화화되었던
작품이다. 언제 읽어도 돈 까밀로 신부의 유쾌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은 웃음과 공감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