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타협 미식가 - 맛의 달인 로산진의 깐깐한 미식론
기타오지 로산진 지음, 김유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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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20세기 초,중반에 활약했던 일본의 미식가가 일본 음식에 관해 미식과 요리에 관해 남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저자인 기타오지 로산진(1883~1959)은 교토에서 태어나 요리사와 미식가 외에 다양한 예술 활동을 했던 일본 미식계의 선구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5개 주제를 단원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미식가의 길; 요리의 본질; 궁극의 진미를 찾아서; 미식이란 음식을 제대로 알고 먹는 것; 오차즈케를 아십니까.

첫 번째로, 저자가 미식과 관련된 인생 철학을 밝히면서, 음식, 요리, 요리사, 미식에 관한 생각들을 기술한다: 왜 맛있는 것을 먹어야 하는지, 맛이란 것이 어떤 건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만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등에 관한 저자의 통찰은 음식과 인간의 밀접한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두 번째는 요리란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요리는 음식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일로, 단순히 식재료를 자르거나 다듬는 조리와는 달리, 음식의 이치를 헤아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려면 필요한 것으로 저자는 3가지를 꼽는다: 요리사, 식재료, 요리도구. 한편, 요리를 만드는 것 못지않게 완성된 요리를 그릇에 담는 것도 중요하게 강조하는 점도 흥미롭다.

다음은 저자가 맛보았던 진미와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주로 일본에서 나는 식재료인 생선류와 채소류를 가지고 만든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평범하게 복어, 고사리, 은어, 미꾸라지에서부터 특이하게는 도롱뇽과 두꺼비까지 등장한다. 각 음식과 식재료 별로 유명 산지도 함께 언급되는 점도 인상적이다.

네 번째는, 저자가 즐겨 먹었던 음식들에 관해 요리법과 미식법을 소개한다: 복어, 생선초밥, 유도후, 은어, 전복구이 등. 저자가 가장 최고의 맛으로 복어를 골랐으며, 바로 복어 맛의 무미함이 궁극적인 맛이라고 말하는 점이 흥미롭다. 각 요리에 대해 맛있게 만드는 방법과 먹는 방법도 함께 소개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마지막은, 일본의 대표적으로 평범한 전통 음식인 오차즈케에 관한 부분이다. 저자가 기운이 없을 때 먹고 싶은 음식으로 오차즈케를 꼽으면서, 밥 위에 올라가는 식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미묘한 맛의 변화를 요리법과 함께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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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전통요리에 대한 음식, 요리법, 미식법, 그리고 음식의 아름다움과 음식문화 전반에 관한 철학적인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에도 시대와 메이지 시대까지 이어진 전통적인 향토 요리와 지역적 특산물과 산출시기에 대한 설명은 매력적인 부분이다.

저자가 교토 태생이라 그런지, 음식과 요리법, 미식의 기준이 교토 위주로 기술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우연하게도, 마치 60년 후 미래 시점인 현재 한국에서 유명한 요리사업가와 맛 컬럼니스트가 뜨겁게 벌이고 있는 논란을 미리 예측하기라도 한 듯, 당시에도 문제가 되었던 주제를 책에서 다루고 있어 신기하다: 설탕 사용과 일본의 육식 문화.

일본의 전통 음식에 관해 요리법과 먹는 법, 나아가 음식문화까지 알 수 있는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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