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혁명 - 인류의 미래, 식물이 답이다! 혁명 시리즈
스테파노 만쿠소 지음, 김현주 옮김 / 동아엠앤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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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식물신경생물학자인 저자가 자신이 직접 수행하였거나 지금까지 밝혀진 식물 신경생물학의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식물의 생존 전략과 방법을 소개하고, 구체적인 작동 메커니즘과 응용 사례를 밝힘으로써 식물 기능 활용에 관한 아이디어를 담은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크게 보아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식물이 가진 특성에 대한 설명과 식물의 구조나 기능을 활용한 응용 분야에 대한 소개로, 전체 9개의 단원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뇌 없이 기억하는 능력; 식물의 기능을 활용하는 로봇 공학; 모방 기술; 근육 없는 움직임의 메커니즘; 중독설; 식물이 개발한 솔루션 민주주의; 건축계의 영감의 원천; 우주 식물; 담수 없는 생존.

저자는 우선, 동물의 뇌와 같은 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뇌와 동일한 기능을 식물이 수행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거론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식물이 가지는 놀라운 능력들을 차례대로 나열해 나간다. 식물은 동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DNA 염색체의 순서 변형이 아닌 단백질의 생화학적 반응을 사용하여 세포 내에 변형 유전 형태로 기억한다는 것이다.

식물이 가진 기능 중에서 영감을 얻어 로봇 공학 분야에서 플랜토이드를 제작하는 사례를 소개한다. 플랜토이드가 활용한 메커니즘은 뿌리의 성장과 움직임의 과정으로, 저자가 직접 참여하여 제작한 우주 행성 탐사 로봇의 예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자연계에 모방 기술은 흔히 존재하지만, 식물이 구사하는 모방 기술은 몸체의 형태, 크기, 색상, 3가지를 동시에 변형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숙주 식물의 잎사귀를 모방하는 보퀼라 트리폴리아타, 주변 돌멩이를 모방하는 리돕스 식물 등이다. 특히, 동물과 다른 형태이지만 식물도 시각을 갖는다는 저자의 주장은 매우 인상적이다.

근육이 없는 식물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설명도 이어진다: 식물의 세포막에서 발생하는 물의 삼투압 작용으로 인한 내부 에너지를 소모하는 능동적 움직임과, 식물 세포벽의 흡습성 작용으로 인한 세포 확장으로 내부 에너지 소모 없이 이루어지는 수동적 움직임. 특히, 수동적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저자가 수행했던 쥐손이 씨앗 실험관련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식물이 씨앗을 퍼뜨리기 위해 열매나 꽃꿀 같은 보상책을 생산하여 동물에게 제공함으로써 동물과 협력 관계를 형성한다는 기존 생물학의 이론에서 더 나아가, 중독성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을 소개한다. 아카시아 같은 식물이 생성하는 꿀(감로)에는 동물의 신경 전달 억제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개미 같은 씨앗 전달자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매운 맛의 캡사이신 성분이 포함된 페페론치노도 중독성의 일부로 볼 수 있는 예로 들고 있다.

거시적으로 볼 때, 동물 집단의 행동 역학이나 식물의 뿌리 기관의 행동 역학이 모두 동일하게 민주적인 다수결의 원칙을 따른다는 사실은, 자연계 진화론의 생존 관점에서도 최선의 전략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한다. 향후 미래에는 식물의 구조 형태인 분산과 네트워크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협동 체제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안하는 저자의 생각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식물의 형태와 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사례로써 건축계를 소개한다: 빅토리아 연꽃의 잎맥의 모듈에서 차용한 런던 만국박람회의 크리스탈 팰리스 건물과 방사형 구조를 사용하는 궁륭 제작, 최근에 사막의 건조한 기후에서 수분 수집용으로 만들어진 와카 토키까지 다양하다.

최근에 생긴 관심 주제로 우주 공간에서의 식물 재배와 염수 환경에서의 식물 재배 문제를 얘기하고 있다: 우주 공간과 화성 같은 우주 행성은 지구와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식물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과 바닷물 위에서 표류하는 부유형 채소 온실의 성공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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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그 동안 미처 눈 여겨 보지 못해 알아차리기 힘들었던 식물에 대한 사실과 오해들을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롭게 알려주는 책이다. 식물이 가지는 생물학적 구조와 생태학적인 형태, 식물이 수행하는 물리적 기능과 화학적 작용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 자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읽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과 아직까지는 가설에 불과하지만 합리적인 설명을 함께 읽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많은 영감을 받게 된다.

이 책에 설명하는 식물 신경 생물학의 최신 연구 결과는 신경 생물학자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되고 공학자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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