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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국인 - 푸른 눈의 영국 기자 마이클 브린이 바라본 한국의 모습
마이클 브린 지음, 장영재 옮김 / 실레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주한 취재기자로 활동했던 영국인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역사, 문화, 정치,
사회, 경제적인 측면에서 서양인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이해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의 구성은 5개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한국인은 누구인가; 한국인의 뿌리; 한국 경제를 진단하다; 한국사회와 민주주의; 미래 한국을 말하다.
우선, 저자는
한국인에 대한 특성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외국인이 갖는 이미지와 오해에 관해
밝혀진 진실과 개인적인 체험을 통해 얻은 지식들을 서술한다. 특히, 저자가
직업상 다수의 한국인을 만나고 직접적인 한국인 가족을 거느리고 있는 환경 속에서 파악한 사실들을 서양인의 합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하고 있다.
두 번째로 저자는 한국 역사에 대해 크게 3단계로 역사 시기를 나누어 인식하며, 이런 역사 인식을 외국인에게
추천하고 있다: 고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특히, 19세기와
20세기초의 동아시아의 상황에 대한 저자의 인식은 서양인의 관점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한국 경제에 관해, 한국
전쟁 이후 시작된 한국 경제의 변천사를 소개하고 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독재 정권의 경제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기형적인 한국의 재벌구조가 탄생하게 되어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노사관계와 기업구조가 오늘날의 한국 경제의 부작용으로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에 민주주의 정치가 확립되기까지 1945년 해방 이후부터 최근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에 이르기까지 정치사적인 흐름들을 대략적으로 서술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치적 사건의 배경과 인물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자세한 이야기들도 소개된다. 한국에서 일어난 탄핵스캔들을 바라보는 영국 기자의 시각도 흥미롭다.
마지막 부분으로, 남북한의
통일과 통일 이후에 대한 전망을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기대를 조심스럽게 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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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의 맞고 틀림을 떠나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나름대로 이해하려고 무척 노력한 어느 한 영국인의 흔적을 만나게 되는 것만으로 깊은 울림을
받게 된다.
비교적 세밀한 한국 역사 지식이나 한국 사회의 복잡한 현상에
대한 합리적인 접근과 인식 태도는, 저자가 지한파(知韓派)라는 증거가 되는 동시에, 한국인에게는 매우 낯설면서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지만 전혀 새로운 시각과 논점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굳이 한가지 아쉽게 느꼈던 점은, 저자의 직업이 기자라서 그런지, 한국인 전문가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믿는 경향이 있다는 점과 개인적 체험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려고 하는 점이 느껴진다. 예를 들면, 한국 신문에 보도되는 어쩌면 일회성 사회 현상에 대해 굳이 정부 고위 관료나 정신과 전문의사나 심리학자의 해설을
전적으로 신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즉, 사회 전반적인
흐름이나 사상이 형성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철학자나 사회학자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또 하나, 저자가 언급하는 인상적인 체험들이 거의 대부분 한국의 1980년대 중반중반부터 1990년대까지의 시기에 겪었던 개인적인
일들로 보이는데, 그때 당시의 인상들이 너무 과도하게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듯한 인상을 받아서 안타깝게
느껴진다.
특히, 저자가
한국인의 ‘기분’과 ‘대중
정서’를 시종일관 납득하기 어려워하면서도, 한국의 미래를
밝게 전망한다는 점도 아이러니하다.
현재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외부 세계의 시각을 느껴보기에
매우 적절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