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덴프로이데 - 타인의 불행에서 느끼는 은밀한 쾌감
나카노 노부코 지음, 노경아 옮김 / 삼호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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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샤덴 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심리 현상을 뇌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사회적으로 나타나는 모습과 현상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샤덴프로이데현상에 대한 정의와 사회적 현상, 샤덴프로이데 현상의 메커니즘과 대처 방안에 대한 고민을 4개의 장으로 기술하고 있다: 샤덴프로이데; 표적을 색출하는 사회; 집단을 지배하는 윤리; 사랑하기에 잔혹해지는 사람들.

우선, ‘샤덴프로이데라는 심리적 현상에 대한 정의와 뇌과학적인 분석 결과를 함께 설명한다: ‘샤덴프로이데는 타인의 불행에서 느끼는 기쁜 감정으로,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의 작용 결과라는 것이다. ‘옥시토신은 유대감, 애정, 행복을 증대시키지만, 동시에 과다할 경우, 유대감은 애착을 넘어 집착과 배척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개인과 집단 사이의 관계에서도 샤덴프로이데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폭력적 노인 현상; 외국인 차별과 혐오; 보복운전; 무분별한 인터넷 악성 댓글; 집단 따돌림(왕따 현상)과 이지메(일방적 집단 괴롭힘); 파벌주의.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문제들이 뇌 속에서 분비되는 물질들(도파민 분해효소, 세로토닌 등)의 작용의 결과라는 사실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타적 징벌이라는 형태의 배타적 행위를 하면 쾌감을 느끼는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사실과, 일본인의 경우 유전적으로 불안감을 줄여주는 세로토닌의 밀도가 낮은데, 후천적으로는 개선이 어려우며, 아마도 지리적 환경에 기인한 자연 재난에 대한 걱정과 불안 때문에 진화된 것으로 본다는 점은 독특하다.

샤덴프로이데가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로 저자는, 이미 널리 알려진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든다: 사회적 친밀감과 유대감이 극대화될수록 다수의 의견에 마치 하나의 윤리인 것처럼 아무런 이의 없이 동조하게 되고, 그러면서 동시에 느끼는 소속감이 쾌감을 만들어 내게 되어 벗어날 수 없는 중독된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샤덴프로이데 현상은 일부만의 특수한 병적인 증상이 아니라, 인류 대대로 무의식적으로 유지해온 생존전략의 하나로서, 인간이 지닌 자연스러운 본성 중의 하나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은 매우 독특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물리적 정신적 폭력성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대처 방안에 대해 파헤친 책이기도 하다.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의 근원이 심리적 현상이며, 사실은 인류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저질러 온 사회적 문제 현상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고, 뇌과학적으로 그리고 유전학적으로 인류가 지구 상에서 생존하기 위한 자연적 전략이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또 한가지, 일본인인 저자가 생각하는 일본인의 특성(집단적 배타성, 자존감, 복수 등)에 대해 해설한 부분은 매우 설득력 있게 들려서, 오히려 문화인류학적으로도 훌륭한 이론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 기사를 읽고 왜 분노를 느끼게 되는지 원인을 알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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