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사건 중심의 역사 이야기

두 사람의 역사 - 플라톤에서 만델라까지 만남은 어떻게 역사가 되었는가
헬게 헤세 지음, 마성일 외 옮김 / 북캠퍼스 / 2018년 11월

이 책은 역사적으로 동시대에 유명했던 인물들의 삶을 통해 당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역사적 인물들의 교류에 관한 가려졌던 이야기와 당시 인물들이 추구했던 꿈과 이상이 시대적 맥락에서 가지는 의미를 조명한 역사 에피소드에 관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15쌍의 인물들의 인생과 그들이 활약했던 시대의 역사적 사건들을 기술하고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아벨라르와 엘로이즈; 마키아벨리와 다빈치; 케플러와 발렌슈타인; 흄과 스미스; 괴테와 훔볼트; 그랜트와 셔먼; 비스마르크와 라살; 고흐와 고갱; 비트겐슈타인과 케인스; 아인슈타인과 보어; 처칠과 채플린; 밀러와 마릴린 먼로; 레논과 요코; 만델라와 클레르크.

고대 그리스 철학자의 사제 관계로 만난 귀족 가문의 플라톤과 부호 이방인 출신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출신 배경과 성장 환경만큼이나 다른 철학적 사상을 주장하게 된다. 이들이 만들어 낸 2원론적인 이데아론과 논증법은 25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과학의 기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력을 깨닫게 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의 전형을 보여주는 피에르 아벨라르와 엘로이즈가 살았던 12세기의 중세시대는 절대적인 신앙과 교회가 지배하던 명예와 권력이 순수한 남녀간의 사랑을 허락하지 않았다. 모든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신앙을 통해 진정한 사랑에 도달하려 했던 이들의 모습이 애처롭게 다가온다.

명백하게 만나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압도적인 권력자 메디치 가문 밑에서 함께 일했던 경험을 공유했던 마키아벨리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권력에 대한 느낌을 표현했다: 한 사람은 권력의 속성을 기술한 저서 [군주론]과 피렌체 공국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그림 [앙기아리 전투]를 만들어낸다.

17세기 르네상스 이후 종교적으로는 개신교와 구교가 대립하던 30년 전쟁의 시기에, 새로운 행성의 운동 법칙을 발견했지만 이 또한 신의 섭리일거라고 믿은 케플러와 신앙보다는 점성술괘에 의지해 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카톨릭 구교의 황제를 위해 병사들을 모아 전투에 참여하지만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는 발렌슈타인의 삶은 신앙과 이성의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

18세기 스코틀랜드 출신의 자유주의 사상가인 데이비드 흄과 애덤 스미스는 인간은 이성의 존재로서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지만 비이성적 행동에 의해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에 범위를 제한하고 국가적 개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면에서는 공통점을 보인다.

이 밖에도, 사상가와 지리 탐험가인 괴테와 훔볼트의 나이차이를 초월한 끈끈한 우정, 전쟁방식과 의견의 차이에도 끝까지 고수했던 전쟁에 대한 신념을 보여준 그랜트 장군과 셔먼 장군, 당대 최고의 천재 3명이 교수와 제자와 조교로 만나게 되는 러셀과 비트겐슈타인과 케인스의 이야기, 물리학계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지독한 양자역학 논쟁 이야기,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노련한 정치인 처칠과 천생 코미디언 채플린의 만남, 자신의 재능과 미모를 믿었던 아서 밀러와 마릴린 먼로의 만남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당시 시대 배경과 함께 묘사되고 있어 몰입하기 쉽고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마치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를 책으로 읽은 듯한 기분이 든다.

인물과 사건 중심의 역사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