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그 개념의 역사 - 모든 인간은 세계관적 존재다! 칸트 이후 최고의 지적 담론
데이비드 노글 지음, 박세혁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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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독교적인 세계관의 개념을 다양한 학문적 분야(신학, 철학, 자연과학, 사회과학)에서 역사적으로 다뤄진 세계관의 의미와 맥락을 서술하고 비교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기독교적인 세계관의 개념을 서술하고, 각 학문 분야에서 언급되거나 다루어졌던 세계관의 개념을 차례대로 소개하고, 기독교적 세계관과 비교하여 유사점과 차이점을 기술하고 있다.

우선, 기독교의 세가지 종파(카톨릭, 개신교, 동방정교)의 관점에서 다뤄지는 기독교적인 세계관개념이 소개된다: 개신교에서는 칼뱅주의 계열의 복음주의 교회에서 주로 세계관 사상을 18세기에 등장하는 근대 문화에 대한 대항 성격으로 기독교의 신앙을 확립하기 위해 등장했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카톨릭 교회에서는 비기독교적인 세계관의 공존을 인정하며 그리스도 중심의 신앙생활의 기초 위에 발현되는 인간과 사상을 기독교화하는 균형을 강조한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카톨릭과 개신교에 비해 교리보다 예배와 예전을 통해 인간의 삶과 자연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세계관을 가진 동방정교회도 결국 동일한 믿음과 성서적 전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다음으로 철학적 관점에서 언급되는 세계관들을 다룬다: ‘절대정신이라는 세계관이 역사의 과정 안에서 역사를 인식하는 인지적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헤겔에 대해 철학적 환상이라고 비판하고, 기독교적인 세계관에 부정적이지만 인간 실존에 대한 존중을 보이는 키에르게고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심지어 극단적 무신론적 입장인 니체에 대해서까지도 포용해야 할 필수적인 관점이라고 우호적인 태도로 말하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외에도 실존주의 철학자인 야스퍼스와, 후설, 하이데거의 세계관 주장과 함께 20세기 포스트 모더니즘 철학자인 비트겐슈타인, 데이비슨, 데리다, 푸코, 루크만의 세계관도 소개된다.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마이클 폴라니와 토마스 쿤의 세계관도 기술된다: 유대교 배경의 과학자 폴라니가 주장한 인간의 인식 행위 이전에 존재하는 암묵적 차원의 인격적인 지식의 관점을 저자는 성경적 인간학과 인식론과 연계 가능성을 가리킨다. 과학 세계의 패러다임 개념이 단순히 과학계의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적 성취와 역사적, 인간적인 요인에 의해 과학의 혁명적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쿤의 주장은 저자는 기독교적 세계관과의 연결 고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세계관에 대한 주장들을 찾아 보고 있다: 심리학에서 프로이트와 융, 사회학에서 만하임, 마르크스, 엥겔스, 지식사회학에서 버거와 루크만, 인류학에서 키어니와 레드필드 등이다.

신학과 철학적 분야에서 다루어지는 세계관이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된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나타나는 신학적이고 도덕적인 피조물의 객관성과 세계관을 인식하는 주체로서의 주관성 문제, 인간 원죄와 하느님의 은총구속의 문제는 깊은 이해를 요구하게 만든다.

기호학적인 세계관의 해석과 기독교적인 세계관의 접목은 참신하지만 어렵게 다가왔다.

마지막 결론에서 저자는 기독교적 세계관이 가지는 장점과 단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원래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기반으로 하여 작성된 책으로, 매우 전문적이며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반성과 부끄러움을 많이 느끼게 되는 책이다. 내가 가진 기독교 교리가 얼마나 얄팍하고 기본적인 인문학적 소양이 얼마나 부족한지 뼈저리게 반성하게 되는 책이다.

인문학과 기독교 교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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