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 - 개화와 근대화의 격변 시대를 지나는 20세기 초 서울의 모습 표석 시리즈 2
전국역사지도사모임 지음 / 유씨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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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 구한말 조선의 역사적인 의미와 문화적인 풍경이 담겨있는 장소를 소개하는 역사지리서이다.

책의 내용은 크게 2부분(국가 기관의 장소와 한성의 유명 장소)으로 나누어서 총 10개의 주제에 걸쳐 역사적인 장소들을 소개하고 있다(참고로, 책에서 언급된 장소에 대해 현재 남아있는 지명의 위치에 역사적 존재 사실을 알리는 표석들이 지도로 함께 표시되어 있다):

[근대 국가로의 시대적 요구]를 담은 장소는 주로 조선이 근대 국가의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들과 연관되어 있다: 전기/전화/전차; 의학; 교육 기관; 신문사; 여학교.

-       경복궁의 전기와 전기 등소; 한성 내에 설치된 전차; 경복궁과 각 관청 기관에 설치된 전화; 고종과 김구 사이의 전화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다.

-       조선의 최초 근대식 병원인 제중원과 광혜원. 이를 둘러싼 최초 의료기관으로서의 역사 기원 논쟁과 여성병원의 존재도 눈길을 끈다.

-       정독 도서관터가 가진 기구한 역사와 이에 얽힌 인물들의 사연은 복잡하면서도 다채롭다.

-       대한 매일 신보와 독립신문의 역사적 역할을 고려하면 방문해 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       여성 교육을 위한 조선의 감화당과 근대 학교(배화, 근화, 정신, 풍문) 등이 소개되는데, 최초 사립 학교라서 인지 이화학당이 빠진 것은 놀랍다.

 

[개화와 근대화의 한성 풍경]은 구한말 한성의 유명 장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태화관 길; 용산 길; 심우장 길; 백화점 길; 대학로 길.

-       3.1 운동 선언의 역사적 장소인 태화관이 주인은 이완용이었으며, 원래는 조선의 궁궐인 순화궁 터였다는 점은 아이러니를 넘어 역사의 무자비함을 보여준다.

-       용산에서 시청까지 이르는 길은 원래 조선 통신사가 이용하는 길이며, 청파동과 숙대 입구 근처의 용산은 일제 강점기때 일본군 병영 지역으로 개발된 사실도 안타깝다.

-       창덕궁 뒷편의 심우장은 만해 한용운과 김동삼에 관련된 공간으로 전하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       육의전이 있던 종로 거리에 박흥식이 차린 화신상회와 동아백화점은 친일 역사의 교훈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조선 시대 교육기관인 성균관 앞의 반촌이 있던 대명거리가 일제에 의해 경성제국대학과 대학촌이 세워지고 현재의 대학로로 바뀌게 된 역사도 소개된다.

 

 

 

전반적으로 책에 나오는 장소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기구한 사건들과 많은 인물들이 연루된 장소들이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이 가장 암울했던 조선말 근대화 시기인 탓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시내에 이렇게 많은 역사적 공간들이 숨겨진 사연들을 담고 있는지 몰랐다. 책 속의 지도를 따라 직접 서울 시내를 돌면서, 구한말 시대로의 모습을 상상하며 당시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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