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의 모험 - 표상문화론 강의
고바야시 야스오 지음, 이철호 옮김 / 광문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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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양 회화에 대해 표상문화론의 관점에서 기술한 책이다. , 회화라는 예술 표현 양식이 한 시대의 철학이나 과학처럼 다양한 문화적인 양상들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여 이른바 역사운동체의 모습으로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회화의 역사를 시간적 흐름에 따라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회화 기법이나 양식의 등장과 성립을 기준으로 관련된 화가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시기적으로 보자면, 14세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20세기 중반의 1960년대까지 약 700년 동안의 시기를 다룬다.

책의 구성은 회화적으로 표상 공간에 나타난 주요 표현 기법과 양식을 기준으로 4개의 장(chapter)-르네상스; 바로크에서 낭만주의까지; 모더니티; 회화의 폭발)으로 구분하여 총 26개의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를 서양 회화의 시작으로 저자는 삼고 있으며, 이 시기를 자연의 모방이라는 관념이 지배한 시기로 소개한다: 원근법; 투시도법; 인체 비례 비율의 추구; 자연으로서의 인간 나체의 아름다움의 표현; 유화와 템페라를 사용한 역동적 운동성의 표현; 마니에리즘.

[바로크에서 낭만주의]까지의 시기는 16세기부터 19세기 초반까지를 다루며, ‘물질영혼2개의 층의 구조를 갖는다고 하는 질 들뢰즈의 개념을 바탕으로 해설하고 있다: 오페라의 탄생과 유행에 맞물린 연극적인 표현의 묘사; 표상의 표상 형태인 이른바 거울 속 이미지 표현에 대한 미셀 푸코의 구조주의적인 해석; 신화, 알레고리, 역사를 벗어나 광학을 사용한 사실적 표현; 인상파와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정물화; 풍경화; 역사화.

[모더니티]의 시작은 에두아르 마네로부터 이루어진 것으로 저자는 보고 있으며,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이른바 사회적 논란을 촉발시키는 시기로 특징짓고 있다: 현시대의 현실적인 인물, 어두운 배경과 밝은 색채의 인물 묘사; 광학적 조명이 아닌 표면의 반사된 빛의 반짝임 묘사; ‘과정단계를 추구한 인상파의 조형 공간을 파괴하는 묘사; 후기 인상파의 무대 공간의 사선 구도; 심리학자 프로이드의 꿈 해석이론이 반영하듯 실존적 해석이 아닌 연상적 해석을 표현한 고흐; 탈구축의 근대성을 전개한 폴 세잔.  

[회화의 폭발]부터는 20세기의 미술사를 다루며, 이른바 회화라는 정해진 제도 안을 벗어나 화가 개인의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시대로 보고 있다: 입체파와 야수파; 미래파; ‘처럼 무의식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초현실주의; 플록의 추상표현주의; 앤디 워홀의 팝아트.

 

 

우선 표상문화론(cultural representation)’1960년대 생겨난 문화 연구 분야로써, 문화라는 것이 결국 당시 대중들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대중의 사회적 참여 활동이 문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표현되며 개인적 그리고 사회적 자아나 모습과 의미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회화의 변천사를 통해 회화라는 거대한 역사적 운동체를 이해하고자 한다는 저자의 말이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이 책은 한마디로 놀랍고 어려운 책이다. 왜냐하면, 시대적인 철학적 사상이 당시 화가들이 사용한 회화 기법에 반영되는 것을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추상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면이 존재한다. 특히, 미술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이외에도 철학적인 사고와 성찰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술 작품은 인터넷 상에서 이미지로 보지 말고, 반드시 현장에 가서 작품과 마주하여 체험할 것을 저자가 권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렵지만 도전해볼 만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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