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기타노 다케시 지음, 이영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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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최근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평범한 샐러리맨의 거짓말처럼 순수한 동화와 같은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도쿄의 건축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독신남 미즈시마 사토루는 병든 홀어머니를 인근 사이타마시의 요양병원에 모시며 살고 있는 전형적인 샐러리맨이다. 사토루의 절친 사이인 부동산 중개업자 타카키와 게임회사에 다니는 야마시타 요시오 3명은, 항상 퇴근 후에 만나 술 마시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삶의 중요한 낙인 평범한 직장인들이다.

그 날도 3인방 친구끼리 만나기로 한 날, 사토루는 약속장소에 일찍 나갔다가 우연히 미유키와 만나게 되고, 아무런 구속도 기약도 없는 만남을 시작하게 된다. 매주 목요일 저녁 때마다 카페 피아노에서 만나기로 한 것. 이래저래 업무에 치이다 보니 제 때 약속장소에 나가지 못하고 건너뛰기도 하지만, 사토루와 미유키는 클래식 공연도 같이 다니고 드라이브도 하면서 만남을 이어 나간다.

그러던 중,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사토루는 미유키와 결혼하기로 결심을 하게 된다. 오사카 지사로 파견근무를 발령받아 이사를 몇 달 앞둔 사토루는 미유키에게 청혼하기 위해 카페로 나갔지만 미유키는 나타나지 않고 만다. 결국 사토루는 미유키를 만나지 못한 채 오사카로 떠나게 된다. 오사카에서 지내면서 사토루는 교류가 끊긴 미유키를 점차 잊고 지내는 생활을 하게 된다.

어느덧 1년이 지나 사토루는 오사카의 한 레코드 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오래된 클래식 앨범 cd의 자켓 표지에서 익히 알고 있고 그리워하며 지냈던 한 여인의 사진을 발견하게 되고, 불현듯 그것이 바로 미유키를 향한 꺼져 가던 마음의 불씨로 여전히 살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명백한 연유도 모른 채 놓쳐버린 인연의 끝을 다시 붙잡기 위해, 사토루는 곧바로 오사카에서 도쿄로 돌아와 미유키를 찾아 나선다.

과연 사토루가 CD표지에서 발견하고 찾아 나선 여인이 미유키가 맞는 것인가? 결국 사토루는 미유키를 만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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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작가는 기타노 다케시로 코미디언 출신의 영화감독 겸 배우로 한국에는 2000년대부터 그가 연출한 영화들이 소개되기 시작하여 감독으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혐한 논란이 있는 이른바 문제적 감독이다.

기타노 다케시가 연출한 영화는 코미디언 출신답게 대부분의 영화에 코믹요소가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심지어 야쿠자조폭처럼 무겁고 폭력적인 소재를 주로 다룰 때도 코믹 요소를 함께 가미하는 형식을 보여준다.

이런 다케시 감독이 쓴 연애 소설, 그것도 순수한 사랑 이야기라는 것이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역시 이번에도 다케시만의 웃음 코드가 물씬 베어 있는 작품이다(도쿄태생이지만 오사카 풍의 농담을 추구한다는 느낌이다).

다케시만의 역동적이거나 폭력적인 면이 하나도 없지만, 적절한 애절함과 다케시 특유의 상황을 비껴가는 웃음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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