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쓴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 - 18세기 초 프랑스 레지 신부가 전하는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
쟝 밥티스트 레지 지음, 유정희.정은우 해제 / 아이네아스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18세기 초 중국 청나라에서 활동했던 프랑스 출신으로 카톨릭 교회의 예수회 소속 선교사 장 밥티스트 레지(1663~1738)가 불어로 저술한 조선의 역사, 지리와 풍속에 관한 기사를 모아 국내 역사학자(해제자)들이 한글로 번역하고 해설한 책이다.

이 책의 원본이 되는 책은 1735년에 출판된 장 밥티스트 뒤알드의 저서 [서술: 중국 제국과 주변국의 지리, 역사, 연대기, 정치와 물리]로서, 해외에서 포교활동 중인 예수회 선교사들의 선교 사업에 관한 편지들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은 그 중에서 조선(coree)에 관련된 부분만 발췌한 것이다.

책의 내용은 크게 3가지 그룹(현재 국내 역사학계의 고조선 관련 문제; 기존 고조선 연구 내용; 해제 자들의 번역과 해설 연구)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6개의 단원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국내 고조선 역사학계의 논란; 국내 고조선 연구 소개; 외국의 고조선 연구 소개; 20세기초 국내 역사가들의 고조선 연구 소개; 각 연구마다 비정한 고조선 지도 소개; 원본 도서의 원문(불어, 영어); 해제 자들의 번역과 해설과 질의 응답.

이른바 [화두] 부분에서 저자가 생각하기에 현재 한국 역사학계가 맞이하고 있는 고조선 연구 관련 논란과 문제점들을 기술하고 있다: ‘()고조선론을 지지하는 해제자의 입장을 표명하고 이른바 식민사학 유풍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고조선 연구 소개]로 크게 분류하자면, 2개 고조선 이론의 연구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 요동 지방 중심설을 주장하는 비주류 ()고조선론의 윤내현, 리지린(북한), 유 엠 부친(러시아), 20세기 초 국학(國學)역사학자(김교헌(조선), 박은식(조선), 유근(조선)); 한반도 평양지방 중심설 입장의 주류 ()고조선론의 이병도, 송호정, 노태돈.

[해제] 부분에서, 해제 자들이 시도한 번역과 해설을 싣고 있다: 고조선-고구려-고려-기타(조선 사람들의 풍습과 고조선의 위치). 해제 자들은 다양한 중국의 역사서(사기, 삼국지, 수서, 구당서, 자치통감 등)과 한국의 역사서(삼국사기, 삼국유사, 신단민사, 신단실기, 단조사고 등) 사료들을 대조하여, 레지의 역사 기술 내용을 검증하고 있다.

결론적인 성격으로 [해제 자들의 질의 응답] 부분에서 해제 자들의 주장을 싣고 있다:

-      18세기 초에 중국에서 활동했던 카톨릭 선교사 장 밥티스트 레지는 당대 유럽 사회의 인문과 과학 지식을 교육받고 파견된 전문적인 역사 연구자였다.

-      중국 측 역사 사료에 기초한 레지의 저술 내용이 20세기 초 이른바 국학역사학자들의 저서의 내용과 일치한다.

-      국학역사학자들의 저서는, ‘환단고기로 대표되는 유사역사학자와는 전혀 다르게 구별되는 전문 연구 집단의 성과물이며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료이다.

-      현재 한국 고대사학계에 존재하는 식민사학의 유풍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고대 역사 연구의 발전은 어렵다.

이 책에서 레지의 번역과 해설 부분의 분량은 약 50페이지 정도로(전체 비중은 약 17%(1/6)), 오히려 질의 응답 부분의 분량(72페이지 정도)보다 적다.

결국, 해제 자들이 하고 싶은 주장과 이야기가 마지막 부분에 포함되어 있다: ‘국내 국사학계의 폐쇄성문제로 귀결된다. 일부분 공감되는 부분이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가 고조선분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조선 연구 문제를 다룰 수 밖에 없고, 결국 동일한 딜레마 문제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문제 해결 방법도 이미 공론화되어서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태이다. 이른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하는 상황일 뿐이다.

향후, 해제 자들의 전문적인 역사 연구 논문들이 더 많이 발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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