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중국의 역사다 1 - 고대부터 위진남북조 시대까지 이것이 중국의 역사다 1
홍이 지음, 정우석 옮김, 김진우 감수 / 애플북스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중국 통사를 제도의 변천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기술한 역사책으로 전체 2권 중 1권에 해당하며, 시기적으로 고대 선사 시대부터 수당 제국의 출현 이전인 위진 남북조 시대까지를 다루고 있다.

기존의물질 생산 능력기반의 맑스의 역사 발전 5단계설(원시-노예-봉건-자본주의-공산주의)과는 달리 저자는 제도 발전의 기준으로 역사 발전을 4단계로 구분하고 있으며, 책의 구성도 이와 관련하여 나누고 있다: [혼돈의 시대], [봉건 시대], [제국 시대], [대국의 길].

[혼돈의 시대]에서는, 신화나 전설로밖에 내려오지 않은 문자가 없던 선사시대에 대한 역사를 다루고 있다. 특히, 고고학적 발견이나 문헌 상의 자료를 상호 참조하는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중국 화하(華夏) 민족의 특성을 서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산해경]에 나오는 신화 이야기나 [사기]에 기록된 삼황오제에 대한 이야기를 부족간의 사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봉건 시대]는 중국의 중원 지방에 문명단위 사회에서 국가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신석기 말이나 청동기 시대에 출현하게 되는 고대 국가인 하(), (), () 3개 국가를 다룬다. 역사 문헌 이외에 고고학적으로 발견된 유물에서 확인된 역사적 사실들을 함께 기술하고 있는데 재미난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하나라에 ()’음악이 유명하고 수레와 술이 발명되었고, 상나라에서는 음력과 양력, 화폐, 청동기 공예, 옥기를 사용하고 무역에 능했으며, 주나라에서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습과 예()와 농경 문화의 정착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특히, 주나라가 호경(장안)’을 버리고낙읍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시작되는 동주 시대에 포함된 춘추 시대와 전국 시대의 수많은 빼어난 인물들이 빚어낸 재미난 이야기들도 소개된다: 춘추5(제환공, 송양공, ()문공, ()목공, 초장왕)의 활약상, 오월(吳越)의 복수 이야기, 전국시대 7개국이 벌이는 경쟁과 진()의 통일 과정은 다시 읽어도 흥미진진하다. 아울러, 전국 시대에 나타났던 철학 사상과 사상가들도 소개하고 있다: 유가학파와 공자; 묵가학파와 묵자; 도가학설과 노자와 장자; 법가학파와 관중과 이사와 한비자 등;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맑스 기준의 노예제 사회가 아닌 하나라와 상나라는 씨족 봉건제 사회’, 서주시대와 춘추시대는 종법 봉건제 사회로 구분하는 견해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국 시대]는 중국에 들어선 통일 국가 ()’()’, ‘서진을 거쳐 분열의 시기로 빠지게 되는 516국 시대를 다룬다.

진나라 시황제가 제국을 만들기 위해 정치뿐 아니라 경제와 문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한 제도를 시행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진나라의 붕괴를 가져오는 사회적 착취 구조의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저자의 의견도 일리가 있다.

저자가 보기에 현재 중국인의 의식이나 기질과 성격의 원형이 형성되었다고 하는 한나라 시대는 정치, 군사, 과학, 기술, 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었지만, 제도에 의한 법치가 아닌 인치에 의존하고 독점적인 유가사상 체계와 상무 정신의 유실로 인해 멸망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점을 기술하고 있다.

그 유명한 후한 삼국지 시대의 결말인 짧은 서진(西晉)시대를 지나 흉노족의 침입으로 분열되어 589년에 수()나라에 의해 통일될 때까지 16개국 23개 정권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혼란의 시기를 겪게 된다. 저자는 오히려 이 시기를 오랑캐 문명이 중화 문명에 융화되어 중화문명이 확장된 시기라고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신선한 발상의 중국 통사 서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역사 시대 구분을 기존의 생산 방식이 아닌 정치 제도의 변천을 기준으로 나눈다는 발상과 역사에 대한 접근 방식이 새롭게 느껴진다.

다만, 저자의 가치관이 중화 민족과 중화 문명 중심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점은 객관성을 상실한다는 면에서 우려스럽게 보이고 주의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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