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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 : 풍기장림 1 ㅣ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6월
평점 :
이 책은
소설 랑야방 시리즈 2부의 첫 번째 파트로서, 이 소설의
주요 인물들이 소개되고 있다. 현재 황제인 소흠은, 선제
정왕 소경염의 첫째 아들로 아우 래양왕과 입양 형제인 장림왕부의 소정생 사이에서 왕위를 물려 받았으나 건강이 좋지 못하고 황후 순씨 사이의 이제
막 10살이 된 나이 어린 태자 소원시를 두고 있다. 선제
소경염에 의해 장림왕으로 봉해진 소정생은 본래 어릴 적 액유정의 노비였다가 임수에 의해 노비신분에서 벗어나 지도를 받게 되고 선제의 양아들로까지
입양되어, 현 황제 소흠에게 충성을 다하며 대량국의 국경을 수비하는 장림군의 장수로 활약하고 슬하에
2명의 자식 소평장과 소평정 형제를 두고 있다. 장림부가
지키고 있던 국경 지역인 감주로 가던 군수물자를 실은 보급선이 좌초되어 유실되면서 국경을 맞대고 있던 대유국의 황속군이 쳐들어와 치열한 전투, 이른바 ‘감남 전투’ 끝에
막아내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되고 있다. 대유국의 침범과 군수 물자의 유실로 인한 국경 수비군의 고립
사이의 인과 관계가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는 의심을 갖고 장림왕부의 형제가 수사를 벌인 끝에 조정 내부에 장림왕부의 세력을 견제하는 반대세력이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지난 ‘감남전투’에서 부상을 입게 된 장림세자
소평장의 상처를 치료하게 된 여자 의원 임해는 제풍당 당주 여건지의 제자이자 장림왕 소정생과 액유정에서 같은 노비 신분으로 살았었던 의형제 3인방 중의 막내인 임심의 딸이다. 임해에 의해 우연히 장림세자 부부인
소평장과 몽천설의 자녀 문제에 의도적으로 방해한 행적이 발견되고,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배후를 파헤쳐
나간다.
큰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지내왔던 장림왕부에 서서히 불어 닥치는 어둠의 사건들로 인해 위기 의식을 느끼게 된 소평장과 소평정은 임해의
도움으로 가려진 배후 세력들을 향한 추적하기 시작한다. 과연 이들은 배후 세력을 밝혀 낼 수 있을까?
이 소설은 대량(梁)국의 황제 가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권력 다툼을 주제로 쓴 무협 정치 사극으로 전편 랑야방 1부(권력의 기록)에 이은
2부에 해당하는 작품이며, 주요 등장 인물들은 1부에 등장했던 인물과 사건에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연속성이 있지만, 1부와 2부 사이에 약 50년의
시간 차이가 존재한다. (참고로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는 대량(大梁)국은 가상의 국가이며, 중국 역사상 시기적으로는 남북조 시대와 수당시대를
참고하여 만든 가상국가라고 한다).
랑야방 시리즈의 특징은 무협이 보조적인 요소로 가미되어 흥미를
유발시키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고도의 전략적 대결과
모든 것을 걸고 벌이는 냉혹하고 비정한 승부의 세계, 특히 권력 투쟁의 비극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
권력 투쟁에 연루된 사람들의 행동과 심리의 묘사이다.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인 아무리 친한 형제나
친구와도 도저히 함께 공유할 수 없게 만드는 권력의 속성이 이 작품의 주된 주제이기도 하다.
또한, 저자의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만든 탄탄한 구성과 정치 권력의 비정함에 대해 과감하고 치밀한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쉽게 몰입하게 만든다.
이 소설 작품은
TV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방영되었는데, 1부와 2부 모두 소설의 원작자가 극본가로 참여해 실제 드라마 내용이 소설의 내용과 똑같다. 개인적으로는 TV드라마를 먼저 접했었는데, 드라마와 소설, 모두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글자로만 묘사되어 있는 모습을 유려한 그림으로 재현한 드라마도 볼만하고, 화면
속 인물들의 행동과 표정에 숨겨진 원래 의도와 자세한 설명은 소설을 통해 알게 될 수 있다. 한 번
빠지면, 결말을 보기 전까지 절대로 빠져 나올 수 없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