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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홋카이도 여행 - 홋카이도의 꼭 가보고 싶은 특별한 공간 33곳 ㅣ 새로운 여행 시리즈
세소코 마사유키 지음, 김현정.박성희 옮김 / 꿈의지도 / 2018년 6월
평점 :
이 책은
홋카이도 지방에서 정착하여 자기만의 고유한 철학을 가지고 개성 있는 가게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여행 안내서이다. 책의 구성은 홋카이도 지역을 크게 4개
구역으로 나누어 총 33개의 점포들을 구역별로 소개하고 있다: 삿포로; 삿포로 주변; 아사히카와 / 비에리
/ 후라노; 하코다테. 책의
내용은 각 구역별로 특색 있는 주로 신규 점포들에 대한 소개로 채워져 있다. 점포의 업종은 카페부터
빵집, 잡화점, 목공소, 농장, 와이너리 등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점포의 주인이 영업을 시작하게 된지가 10년 내외로 오래되지 않은 젊은 점포라는 점이다. 특이한 점은, 저자가 모든 점포마다 기본적인 운영정보(영업시간, 위치, 주소 등) 이외에
매장의 주인에 관한 간단한 이력과 배경, 그리고 인터뷰 비슷한 내용을 싣고 있다는 것인데, 주로 삶의 가치관과 점포 운영에 대한 철학과 비전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독특하면서도 묘한 책이다. ‘여행’이란 단어가 제목에 들어 있어서 여행 안내서의 내용을 기대하고
읽기 시작하지만 주로 가게와 가게 사장의 배경에 대한 이야기만 나와서, ‘이게 뭐지? 홋카이도 업종별 소개 잡지인가?’ 하는 느낌을 초반에 받게 된다. 그러나 계속 읽어 나가다 보면, 점점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신규 점포 창업 사장들의 인터뷰 속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홋카이도만의 독특한 매력이 그것이다: 남한 면적의 80%이지만 전체 인구는 5백만명에 불과한 홋카이도의 자연 속에서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여유를 가지며 최대한 자연적 환경의 이로움 들을
활용하여 자기만의 세계를 추구하는 모습이 전혀 어긋나지 않고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 이 책 속에 소개되는
가게 중에는, 영업 시간이 8시간을 넘지 않으며, 일주일에 3일을 쉬거나 부정기적인 휴업을 갖거나 2~3달씩 영업을 쉬는 가게들도 수두룩하다. 점포 사장들의 고향과 이력이나
배경은 다양한데, 역시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홋카이도가
특히 홋카이도 안에서도 현재 위치한 가게 위치가 좋아서 정착하게 되었다는 것과 이들의 목표가 점포의 번성으로 인한 부의 성공이 아니라 자연과 동화되어
특히 홋카이도의 자연 속에서 조화로운 삶을 사는 것이다.
물론 이런 소규모 신규 점포들만을 소개한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순수한 자연친화적인 가치관이나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을 소개한 것일 수도 있으나, 도심(삿포로시와 하코다테시) 이외에 외곽에 위치해 있는 경우는 접근성에서 떨어지는 면이 있다.
굳이 번역의 문제점을 꼽으라면, 지명에 한글발음 지명만 표시하고 일본어 원어 지명을 표시하지 않았는데, 여행
안내서라는 책의 성격을 고려하면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책은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차원의 여행 안내서이다: 유명 관광 명소에 대한 소개는 일절 없으며 소위 말하는 마이너
감성의 자연친화적 가치관을 가진 주인이 운영하는 업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홋카이도의 초보자가 아닌 기존의
베테랑 여행자에게, 혹은, 자연주의적 심미 관을 추구하는
여행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안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