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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의 기술 - 나쁜 감정을 용기로 바꾸는 힘
크리스틴 울머 지음, 한정훈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의 정체를 파헤치고 대응하는 방법에 관하여 기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진다고 볼 수 있고, 총 12개의 단원에 걸쳐 구성되어 있다: ‘두려움’이란 감정의 정체; ‘두려움’에
관한 진실, ‘두려움’에 대응하는 방법. 책의 형식은 저자도 밝혔듯이, 중간마다 ‘두려움’과 관련된 심리적 현상에 대해 저자 자신의 경험담을 일기처럼
삽입하여 싣고 있다.
먼저 [두려움의 정체]에 관해 저자는 인지심리학적인
이론에 기초하여 쉬운 은유를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두려움’은
인간 두뇌의 ‘편도체’에서 본능적으로 생존 위험을 감지하여
발생시키는 감정이며, 대뇌 신피질의 생각과 판단 기능과 연계되어 개념의 인지나 감정의 좋음과 싫음이
고착화되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표적인 두려움의 특성 2가지를
지적한다: 두려움의 원인은 위험적인 상황 이외에도, 분리, 거부, 단절 같은 다른 감정들에 의해서도 만들어질 수 있는데, 두려움 자체가 선악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과 두려움이란 감정의 존재는 거부할 수도 없고 거부되지도 변화시키거나
소멸시킬 수 없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즉, 두려움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으로, 두려움이 자신에게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개선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억제함으로써 나타나는 부작용이 우울함,
분노, 슬픔, 질투 등과 같은 다양한 감정과
비이성적인 즉흥 언행 등이 대표적인데, 그 중에서, 가장
에너지가 강한 직관적인 감정이 분노이며, 분노를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목표 달성을 위한 강력한 에너지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두려움에 관한 진실]에서, 기존의 두려움을
치료하기 위한 요법들이 사용하던 잘못된 무의식과 믿음의 모순을 지적하고, 이에 대비하여 자아 성찰의
중요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특히, 자의식의 전환을 위해
일종의 불교의 우화 같은 비유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두려움에 대응하기에 앞서, 인식의 전환의 자세를 저자는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하지 말아야
할 지성적 행동들; 전통적인 마음 통제 방식들; 새롭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면에 귀 기울이기를 권장하고 있다.
사실 [두려움에 대응하는 방법] 부분이 이 책의
가장 하이라이트 부분이다. 저자는, 두려움이란 존재와 평화롭게
균형을 맞춰 삶을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자신의 감정을 정서적으로 전환하여 해결하는 방법을 6단계에 걸쳐
제시하고 있다: 일부러 머리 속으로 생각하지 않고 내버려 둠으로써 본연의 모습을 찾고 나서, 자신의 내면에 관심을 기울여 몸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몸에 존재하는
두려움을 그대로 느끼게 되고, 두려움으로 인한 다른 감정들의 발생도 알아차리게 하고, 자아 속에 더 큰 공간이 확보되도록 하여, 궁극적으로 자유로워진
상태에서 진정한 자신의 진실에 가까워진다. 특히 마지막 단계에 이르는 방법으로 저자는 스포츠 선수들이
경험하는 ‘몰입’을 강조하고 있다.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서양의
그리스 철학의 플라톤의 이원론적 가치관을 배경으로 자란 서양인의 입장에서, 과감히 이성적 세계관을 벗어나
동양의 불교 철학에서 말하는 정신과 육체를 떠나 ‘대오각성(大吾覺醒)’에 대한 개념을 서술한 것이 익스트림 스키선수 출신의 심리 상담사인 저자가 말하는 내용일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마치 서양인이 불교 선종의 경전 해설서를 읽고 나서 친구에게 읽은 내용을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두려움’에 대한 색다른 관점의 심리 분석과 치유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