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굴 황제 - 로마보다 강렬한 인도 이야기
이옥순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인도 무굴 제국(1526~1857)
시기의 역사를 황제들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기술한 책이다. 이 책에는 6명의 대표적인 황제와 제국 말기까지의 황제들을 다루지만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전자의 6명이다: 징기스칸의 티무르 제국의 후예인 무굴 제국의 창업자 ‘바부르’, 아버지의 건강과 맞바꿔 황제에 오르게 되지만 형제와 측근들에게
배신을 당하기만 하는 ‘보살’ 수준의 ‘후마윤’, 대부분의 위대한 황제가 그러 하듯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스스로의 힘으로 실권을 회복한 후 태평성대를 여는 위대한 황제 ‘아크바르’, 아버지와의 대립으로 속을 썩이나 역시 영토 확장의 업적을 남긴 ‘자한기르’, 다른 무엇보다 아내 뭄타즈 마할과의 사랑으로 유명하고 아내의 죽음 이후의 몰락이 마치 고려시대 말기 공민왕을
연상시키는 ‘샤자 한’, 비정한 권력투쟁을 벌였지만 군사적
재능을 타고난 영토정복 왕 ‘아우랑제브’의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이 책의 특징은 인도 역사 중에 무굴 제국의 부분을 다룬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출판된 인도 역사 서적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주제에 대한 희소성의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책 내용이나 구성이 전문적인 역사서 수준의 기술 방식이 아니라 사건 중심의 이야기 서술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 특히, 참고문헌의
도서들은 매우 전문적인 서적이 포함되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분명한
단점도 존재한다. 인도 무굴 제국의 역사를 다룬다는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책의 구성이나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우선, 사건 발생의 년도나 황제 이름의 영문 표기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마치 소설 형식에서나 익숙한
형태의 단순한 사건 묘사로만 서술하고 있어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 역사서로서의 세밀함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둘째, 책 속에는 인도와 주변국(페르시아 지방, 과 아랍지방 등)의
낯선 지명들이 무수히 쏟아 지는데, 간략한 지도 한 장 없이 오로지 문자로만 기술하고 있어서 몰입이
쉽지 않다(지리적 위치를 머리 속에 상상하거나, 따로 지도
자료를 찾아 봐야 하는 불편함은 독자로 하여금 책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리기 쉬운 요소임에 틀림없다). 내용들은
분명히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인데 몰입이 쉽게 안되고 낯선 지명의 등장에 답답함이 생기는 이유는 아마도 책의 성격과 목표로 삼은 대상 독자층이 맞지
않은 데서 나오는 결과처럼 보인다.
인도의 무굴 제국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