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JLPT N3 문법/어휘 영역을 대비해 30일 동안 준비할 수 있는 공부 방법을, 특히 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참고로 JLPT(Japanese language proficiency test) 일본어 능력 시험의 등급은 N1~N5까지 있으며, 숫자가 낮을수록 높은 수준을 나타낸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감각을 최대한 활용’하는 생물학적 이론에 기반하여, 저자만의 독특한 일본어 공부 방법을
3단계를 제안하였으며, 책의 내용 또한 그에 맞도록 30일치 학습 분량으로 나누어 구성하고 있다. 3단계 일본어 학습
방법은 다음과 같다: ‘필사(손으로 글씨를 써서 베껴가면서
외우는 것)’, ‘반복(일정 주기마다 그때까지 학습한 내용을
반복하여 복습하는 것)’, ‘예문 창작(제시된 예문을 보고
독자가 직접 자신의 상황에 맞게 고쳐서 만들어 보는 것)’. 책의 내용은 3개 단원(‘비슷한 표현’, ‘동음이의
단어’, ‘다양한 어휘’)으로 묶여져 있고 목차 상으로는
표현이 77개이지만, 전부 합쳐서 대략 100개가 넘는 일본어 표현들에 대해 각 표현마다 다양한 예시 문장들이 제시되며 필사할 수 있는 여백이 함께
주어진다. 앞부분에 품사(동사, 형용사, 명사)별 표기와
활용 방식에 대한 유형을 분류하여 표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데, 나중에 표현들을 정리하여 외우고자 할
때 도움이 된다.
또 한가지 이 책의 특징은 이른바 [쉬어가는 코너]에서
일본어 표현 중에서 한국인이 잘 모르는 애매하거나 미묘한 뜻과 용례를 담고 있는 것들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접미사 중에는 화자의 기분을 표현하거나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는 경우, 남자와 여자가 주로 사용하는 것이 정해져 있는데, 이런 용법을 무시하고
자주 사용하거나 잘못 사용하면 상대방으로부터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 등이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어의
‘겸양어’와 ‘존경어’와 ‘정중어’의 구분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예를 들면, ‘~해 드린다’라는 표현은 일본어에는 겸양어의 의미만 있어서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만 써야 하며, 존경어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윗사람에게는 쓰지 말아야 한다는 용법은 낯설고 복잡하지만 유용한 정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지문대로 문장을 베낄 때 손으로 써가면서 입으로 중얼거리듯
말하다 보니, 문장 전체가 귀에 들리는 것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저자가 권고하는 학습방법의 효과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 요즘은 책도 전자 책이 사용되는 세상이지만,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도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걸 체험한 듯한 느낌이다. 나름 유용한 학습법인 듯 하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