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교토 아무래도 여행 시리즈 1
스티브 와이드.미셸 매킨토시 지음, 심혜경 옮김 / 클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2명의 외국인이 바라보는 관점에서 교토의 대표적인 명승지보다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매력적인 장소를 소개하는 여행 안내서이다. 크게는 교토 지역을 중심으로 9개 구역(교토역, 고조, 시조, 산조/데라마치, 히가시야마 남부, 기온, 히가시야마 북부, 교토 북부, 니조)으로 나누어 구역별로 설명하며 교토 근교 지역의 3가지 코스(아라시야마, 에이잔 전철, 나라 선)를 소개하고 있다.

각 구역별로 방문해야 할 관광명소와 구입해야 하는 쇼핑 물건이나 쇼핑 가게, 유명한 맛집, 특색 있거나 맛있는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전체적인 느낌은 마치 자전거 한 대를 빌려 타고 교토의 대로변이 아닌 안쪽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저자가 안내해주는 코스대로 특이한 물건을 파는 상점들과 유명 장소를 구경하고 매력적인 분위기가 나는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하루 종일을 보내는 듯한 상상이 들었다. 책 속의 사진과 설명을 통해 마치 한편의 영화처럼 머리 속에서 연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도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이다.

너무나도 전형적인 기존의 관광 안내서와는 달리 차별되는 특성을 나타내기 위해 이 책은 외관과 내용 면에서 몇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책 종이의 테두리를 초록색을 사용한 것은 분명 신선한 아이디어이다. 그러나 종이의 프린트 질과 배경의 초록색상, 검정색 글자 색상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탁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초록색이 주는 차분함보다는 답답함이 느껴져서 오히려 실용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쉬웠다.
책의 내용 면에서도 교토의 17가지 유네스코 문화 유산 명소를 과감히 생략하는 대신, 독특하고 매력적이라고 저자가 생각하는 지역들을 소개하고 있는 점과 난젠지나 후시이미이나리 같은 비교적 덜 유명한 지역을 소개하는 점도 나름 훌륭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방문 장소, 특히 카페나 상점들이 대부분 주로 디자인과 관련이 있는 공방, 문구류/공예품 위주라는 것이 이 책을 지루하다고 느끼게 만들 수 있는 위험요소로 보인다는 점이다. 아마도 저자의 직업적 특성과 개인적 취향이 디자인에 편중되어서 그런 것이라고 이해될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독자로부터 호응을 얻기에는 편향적인 부분이 두드러져 보인다. 그리고, 저자가 아무래도 서양 문화의 배경이라는 점이 독자층의 경계를 뚜렷하게 가르는 요소로 작용하는 측면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종이 접기와 면직물 짜기, 도자기 공예처럼 동양적인 문화의 모든 것에 저자는 신기해하고 관심을 표현하고 존경의 시선을 나타내지만, 나처럼 동양적인 독자들은 전혀 특이할 것이 없는 익숙한 것들이라 공감을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어서 아쉬웠다.
또 한가지, 지도도 야심 차게 일러스트로 잘 준비했지만, 역시 책 속에 소개하는 지역을 지도상에 담아내지 못하고 있어서 따로 찾아 봐야 하는 점도 아쉬웠다.

디자인과 수공예품 중심의 테마 교토 여행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이 적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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