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맛의 일리아스 읽기

명화로 보는 일리아스 ㅣ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김성진.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2월

이 책은 호메로스의 서사시 작품 일리아스(Ilias)를 세계적인 유명 그림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 작품의 사진과 함께 읽기 쉬운 평문 형태로 해설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기존의 일리아스의 작품의 줄거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간에 등장 인물과 신들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고 독자들에게 친숙한 시구가 아닌 평문장 형태로 기술하고 있다. 등장 인물에 대한 설명이나 관련된 에피소드를 주제로 하는 예술 작품들을 충실하게 소개하는 것과 중간마다 [트로이아 상식] 항목에서 그리스 신화나 등장 인물이나 사건의 배경 설명 등을 추가로 삽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리아스의 주요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올림포스 신계에서 미의 여신을 뽑는 문제를 인간계에서 가장 순수한 양치기 소년 파리스의 판정에 맡기면서 거대한 사건의 전개가 시작된다. 파리스가 판정의 대가로 얻게 되는 미인 헬레나가 유부녀라는 문제와 신들 사이의 질투에 의해 인간계에서는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의 전쟁이 발생하게 되고, 신계에서도 편을 나누어 인간계의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전체 10년 동안의 전쟁기간 중에 마지막 해에 벌어지는 숱한 인간 영웅들 간의 전투 모습이 그려진다. 졸지에 부인을 빼앗긴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와 메넬라오스의 형인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이 주축이 되어 오디세우스와 아킬레우스 등의 영웅들을 모아 그리스 연합군을 형성하게 되고, 철없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형인 헥토르를 중심으로 트로이의 연합군을 구성하여 전쟁을 치르게 된다.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 사이의 불화로 인해 아킬레우스가 전투에 불참하는 사이, 트로이의 헥토르의 무용과 신들의 도움으로 그리스군들이 밀리게 된다. 일방적인 열세를 만회하고자 아킬레우스의 절친인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트로이군과 맞서서 싸우다가 헥토르에게 죽는다. 친구의 죽음에 분노한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과 화해하고 다시 전쟁에 참가해 헥토르를 죽이고, 파트로클로스를 기리는 추모 경기를 벌이고, 헥토르 시체를 전차에 매달고 분풀이를 하지만, 헥토르의 아버지 프리아모스 왕에게 시신을 건네고 장례식을 치른다. 원래 여기까지가 일리아스의 원작의 내용이지만, 이 책에서는 추가로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를 마지막에 삽입하였다.

평소에 일리아스의 내용과 관련된 예술 작품들을 한데 모아서 살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 막상 이런 방식의 책을 만나게 되니 너무 놀랍고 반가워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술작품들의 종류도 매우 광범위하게 다양하다: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작품부터 최근에 제작된 피규어나 애니메이션 이미지까지, 조각상, 부조, 도자기, 테피스트리 등등.

다만 아쉬운 점은, 그리스와 트로이 지방의 지도가 있었으면 이해하는데 더 좋았을 텐데 없어서 아쉽게 느껴졌다. 그리고, 예술 작품들의 출처까지 그림 설명에 추가했으면 나중에 직접 관람하는데 유용한 정보가 될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원본 작품이 그리스 서사시라는 현대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문학 장르라서 접근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 이런 방식의 해설서는 초보자로 하여금 쉽게 내용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 기존의 독자에게도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장점이 크다고 본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