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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ㅣ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평점 :
이 책은 로마 5현제의
마지막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쓴 일종의 철학적 금언 모음집이다. 책의 구성은 총 12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용은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스토아 철학에
기반한 윤리적 가치관과 삶의 자세를 추구하는 교훈적인 조언과 금언들을 담고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그의 아들 코모두스는 나에게 영화
‘글래디에이터(gladiator)’의 모델로 기억되는 부분이
더 크다. 물론 영화 속 초반부에도 전장의 막사 안에서 아우렐리우스의 집필 모습이 그려지긴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주로 로마 제국 북쪽 경계 지역에서 게르만족과의 전쟁 중에 작성되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에, 현실은 이민족과의 싸우면서도 사상은 민족을 넘어
인류애적인 사랑을 주장하는 모습은 모순되고 이중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자국을 침범하여 싸우고 있는 적군을 섬멸의 대상이 아닌 아직 선악을 구분할 줄 몰라서 그런 것이니 교화시키고
도와야 하는 협력의 대상으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위대한 통치자의 면모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우렐리우스가 황제이지만, 직위를 떠나서 한 사람의 위대한 인간이라고 느끼게 되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마치 실존했던 성인 군자의 자필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보통
사람이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가지고 실천하도록 노력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예를 들면, 친구 사이의 관계, 악의적인
인간을 대하는 태도, 이해타산을 떠나 헌신적인 업무 수행 태도, 등이다.
또 한가지, 아우렐리우스가
명상록에서 언급하는 삶의 내용과 범위가 너무나도 다양해서 조언이 매우 입체적이며 마치 종교적 금언 같다는 느낌도 받게 된다. 성(性)활동과 같은 개인적
사생활에서부터 아침 기상과 명상과 같은 하루의 일상적인 삶, 친구들과의 만남이나 원로원 활동과 같은
사회적 생활, 개인보다 공동체의 선을 위한 태도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마지막으로, 번역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굉장히 훌륭한 번역이다. 문장
표현과 문체가 너무나도 깔끔하고, 각 문장마다 세심한 직역과 의역의 혼합으로 원 뜻이 충실히 전달되었다. 더구나, 인물과 스토아 철학과 사상 용어에 대한 주석처리까지 흠잡을
데 없으며, 특히, 앞부분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인물과
사상에 관한 역자의 간략한 소개가 독자로 하여금 책의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의 이해를 돕는데 큰 역할을 한다.
언제 읽어도 읽을 때마다 항상 마음에 와 닿는다. 필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