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바칼로레아 논술고사 예리한 질문과 놀라운 답변들 에서 발췌.

언어는 문화 유산으로서 무슨 언어를 사용하느냐는 사용자가 어느 사회 집단에 속해 있는가를 말해 준다. 언어는 문화적 기억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언어는 단순한 단어나 문법 구조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민족의 사간 개념은 그 민족의 문법 구조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이것이 모국어에 포함되어 있는 언어의 특수성이다. 그래서 어느 언어든 그 언어를 사용하는 자에게 언어는 창조성을 제공한다. 작가의 경우 그는 여러 가지 형태로 언어를 창조하고 있는데 작가를 통해 언어는 민족의 집단 기억을 재편집하며, 민족 문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세계 단일의 보편 언어를 갖자는 것은 언어를 단순한 통신 수단으로 여기는 생각한 데서 비롯된 생각이다. 통신 기능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어는 통신 기능 외에도 여러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미적 기능과 창조성의 기능이 그것이다.

하나의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옮겨가는 것은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옮겨가는 것과 같다. 이는 세계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 결코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자각하는 것이다. 이런 자각을 통해 새로운 이해와 사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지적 작업이 가능하다.

여기서 보편 언어의 문제점이 발견된다. 인류가 한 가지 언어만을 사용할 경우 사고의 빈곤이 빚어질 것이며 동시에 하나의 사상만을 갖게 될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세계 단일의 보편 언어를 바라는 것은 언어의 기능이 통신만이 아님을 잊고 하는 소리이다. 이는 문화와 사고의 다양성을 부정하는 것이며, 인류에 내재되어 있는 차이성을 거부하는 것이다.

바벨 탑 이야기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은 언어의 차이 때문에 인류가 헤어졌음을 한탄할 뿐, 헤어진 인류가 다시 만나기 위해 얼마만큼 노력하고 있으며, 다시 만났을 때는 서로 다른 창조물을 갖고 있음을 모르고 있다. 인류는 현재 단일적이지 않을뿐더러 미래에도 단일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단일화된다는 것은 곧 전체주의가 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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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7-2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인터넷이 바벨탑이 아닐까 생각한답니다..
이라크 전쟁은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삼차 세계대전의 시작이 아닐까 싶구요..^^
그외 독수리어쩌구에서 미국을 가르킨다고 들은것 같거든요...헤헤..

메시지 2004-07-29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부시가 인류파멸을 부르는 악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진/우맘 2004-07-3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 에스페란토(를 빙자한 술먹고 당구치고 도박하는..-.-;) 동아리였거든요? 쉽게 배우고 의사를 전달하는 것, 그게 언어의 미덕은 아니지요. 맞아요.^^
 

                  단풍

                                                    복효근

 

저 길도 없는 숲으로

남녀 여남은 들어간 뒤

산은 뜨거워 못 견디겠다는 것이다

 

골짜기 물에 실려

불꽃은 떠내려오고

불티는 날리고

 

안 봐도 안다

불붙은 것이다

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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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붉게 물드는 것은 사랑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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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의 정신이 도덕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한다. 그런데 그러한 관용의 원칙으로 모든 것을 용납하게 된다면, 이것은 선과 악의 구분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래서 부도덕한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무제한적인 관용은 오히려 수동적 무관심의 동의어가 아닐까?

"모든 것을 인정한다는 구실 아래 그를 파괴하려는 무엇에 반박할 수 없다면 그러한 상대주의는 모순적일 뿐 아니라 자살적이다."

"역사의 오류는 우리로 하여금 관용하도록 한다. 하지만 관용이 모든 판단을 하지 않게 되는 무능한 의식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가치들' 혹은 관행들의 보편화가 인간의 전반적 비하를 가져오는 그런 경우는 관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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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제단 - 개정판
심윤경 지음 / 문이당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심윤경의 첫 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우리의 불우한 현대사를 배경으로 모자란 듯 하면서도 속 깊은 사내녀석이 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삶의 행복을 보여주던 박선생님과 여동생의 죽음을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사내아이의 시각을 통해 비춰지는 여성의 삶과 그것에 대한 사내아이의 의식 변화는 작품의 깊은 내면에 여성과 남성을 아우르려는 신선한 의도를 숨기고 있다.

심윤경의 두 번째 작품 ‘달의 제단’은 좀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가부장제도라는 허위에 억눌린 여성의 삶을 문제삼고 있다. 이야기의 핵심은 남성중심의 기존 시각으로 보았을때, 모자라고 보잘 것 없는 장애 여성 ‘정실’의 삶과 그녀의 삶을 이해하기 시작한 종가집 장손인 ‘상룡’의 억눌린 삶의 모습이다. 한 가문의 기둥이 되어야할 ‘상룡’이가 ‘정실’을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감춰진 폭력과 허위로 유지되는 종가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의 문제만이 아니라 종가라는 허위의 굴레에 희생당한 18대 조모의 언문을 해독하는 과정을 통해서 허위와 폭력의 뿌리깊음과 잔혹함이 더욱 자세하게 드러나게 된다.

여성 작가가 쓴 이 작품에서 서술자로 내세워진 인물은 종손의 역할을 물려받아야할 남성이다. 여성 작가가 과연 남성 인물인 ‘상룡’을 제대로 형상화 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둘째치고, 그 의미가 무엇일까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본질적 질문을 제기하고, 그것에 반기를 드는 인물을 남성으로 설정한 것은 아직도 여성의 희생과 가부장제의 폐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가부장제에 대한 도전을 힘의 논리로 맞서려는 남성에 대한 거부감을 상대적으로 여성의 삶을 이해하고, 가부장제의 헛된 욕망에 환멸을 느끼는 남성인물을 내세움으로써 작가의 주제의식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가부장제의 최고권력을 물려받아야 할 남성에 의해 여성의 억압과 희생으로 유지되어온 가부장제의 상징물이 달의 제단에서 바쳐지는 것으로 표현함으로써 그 의도를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는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경험이 얼마만큼 그의 작품 속에 녹아들어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갖기도 한다. 그리고 작품 속 인물이 처한 상황과 현실 속 작가가 처한 상황이 아마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소설 창작은 작가의 체험에 기반을 둔다고 느끼는 것이며, 실제로 많은 작품들이 그러하다는 이야기들도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작가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고 해서 소설을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며, 그 내용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철저한 자료조사와 현장답사를 통해서 이루어낸 소설이 좀더 현실에 대하여 객관적인 접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작품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위해 정보와 자료를 구하러 많은 품을 팔았다는 작가 심윤경의 창작 자세에 대한 나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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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4-07-27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저처럼 장난을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요, 리뷰 쓰신 거 보면 너무 진지하게 잘 쓰세요! 그래서...추천했어요.

메시지 2004-07-27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감사합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매번 이렇게 제 리뷰읽어주시고 추천해주시고, 몸둘바를 모르겠나이다. 그리고 저 장난좋아해요. 재미있잖아요.
 

"삼미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의 감동에 힘입어 "지구영웅전설"을 읽는다.

  오늘 외출한 사이에 택배아저씨께서 관리실에 맞겨두신다는 전화를 받았다.

  쉽게 빨리 익힐것이라는 기대로 대기중인 책들을 제치고 "지구영웅전설"이 새치기를 하게 되었다. 예상대로 잘 익힌다.

 

"너무 작아, 마치 한국의 땅덩이처럼 작구나."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듯, 곤란해하는 슈퍼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몇줄 생략>

"이를테면 바나나맨(Banana=Man) 같은 것 말이지!"

"겉은 노랗다, 그러나 속은 희가. 그거야말로 우리의 컨셉트에 딱 맞는 이름이군. 좋아.

 

백인들의 영웅대열에 끼고싶었던 동양의 조그만 영웅지망생의 이름은 '바나나맨'이다. 하등의 황인종이 영웅이 되기위해서는 백인을 숭상해야한다는 백인들의 오만함에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고마워하며 태어난 새로운 영웅 "바나나맨"

백인들의 오만함과 잔인함을 감추기에 이용당하는 우리나라의 캐릭터에 딱 어울린다. 베트남에 가장 많은 전투병을 파병한 황인종의 나라 대한민국, 그리고 또다시 이라크에 총을 들고 나서겠다는 황인종 영웅 대한민국. 딱 드러맞는 이름이다. 씁쓸하군. 하필 그것의 방향도 우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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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7-24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우측. 읽을 때는 미처 그 부분엔 주목 못했는데...^^;

파란여우 2004-07-2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측...가끔 좌측도 사용해줘야 뇌도 골고루 발달한다고 하던데...씁쓸합니다...

미완성 2004-07-24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야해욧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