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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브랜드 - 소비자를 사랑에 빠트린 7가지 브랜드 드라마
최순화.이민훈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신문을 보면 가끔 ‘브랜드 가치’라는 말이 나온다. 해당 브랜드로 인해 벌어들이는 수익과 그 브랜드를 팔았을 때 받을 수 있는 돈과 같은 다양한 지표를 계산하여 나온 금액이다. 언뜻 봐도 코카콜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맥도널드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해당 상품 카테고리에서 리딩기업들의 이름이 자주 눈에 띈다.
전문가들 입장에서 볼 때 브랜드 가치는 날이 갈수록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데, 그 이유는 바로 인류의 고령화와 상품 종류의 끝 모르는 확대 때문이다.
하룻밤 자고 나면 새로 생기는 수많은 상품과 이에 따른 브랜드들, 어제까지만 해도 없던 상품이 기존 상품 틈에 끼어 매장 진열대를 채운다. 당연히 매장은 나날이 거대해질 수밖에 없고, 소비자들은 어제보다 더 많은 상품 속에서 헤맬 수밖에 없다. 잘못 선택했다는 이유 때문에 가슴 아프기는 싫지만, 어쨌든 뭔가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어떤 조사를 보면 미국 대형마트에서 취급하는 상품가짓수는 4~5만 여개, 그러나 한 명의 소비자가 평생 사용하는 상품 가짓수는 수백 개 안팎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상품의 몇 백배나 되는 상품가짓수가 매일 우리들에게 자신을 선택해 달라면서 외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안정을 원하게 되고, 이런 경향은 모험을 피하게 된다. 즉 새로운 상품을 시험적으로 써 보기 보다는 기존에 사용하던 상품, 남들이 좋다고 인정하는 상품을 구입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때 남들이 인정하는 상품을 구분하는 핵심 기준은 브랜드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까? 소비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선택한 상품은 해당 상품 중 최상의 상품이라고 주장하지만, 또 비용 대비 가장 좋은 상품이라고 주장하지만, 과연 그럴까? 소비자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수많은 상품 중에서 여러 가지를 사용해보고 ‘바로 이것이다’라고 판단해서 그 상품을 구매하게 되었는가 하는 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아닐 것이다’. 이 바쁜 세상에 상품 하나를 구입하려고 수십 개나 되는 상품을 일일이 확인한다는 것만큼 머리 아픈 일도 없고, 짜증나는 일도 없는데 무엇 때문에 구지 그런 일을 하겠는가?
그럼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할까? 바로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가장 적절한 것이 바로 브랜드를 보고 구입하는 것이다. 구지 특정 상품을 써 보지 않아도 브랜드가 가진 품질력과 신뢰성을 믿고 물건을 구입한다는 논리다. 이런 구매행위가 바보같이 보일지 몰라도 따지고 보면 소비자는 무척 현명한 결정을 한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그저 그런 상품 중에서 골치 아프게 이것저것 따져볼 필요 없이 그냥 집어 장바구니에 넣으면 되니까 말이다.
이 책은 조금 특이하다. 기존 마케팅이나 경영 관련 책처럼 사례만 갖고 쓴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머리 아픈 논리만 담겨있는 책도 아니다. 분량이 작다보니 책을 다 읽고 나서 브랜드의 겉모습만 봤다는 생각이 드는 면도 없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독자에게 제공해 준다는 면에서 가치가 있는 책이라 평하고 싶다.
저자는 브랜드에 대한 기본적인 몇 가지 논리를 책 앞면과 뒷면에 간략하게 기술해 놨다. 즉 ‘브랜드 개성이론’ ‘브랜드 관계이론’ ‘브랜드 애착이론’, ‘브랜드 신뢰이론’ ‘브랜드 자산이론’ ‘대인매력이론’ ‘자아확장이론’이다. 그리고 브랜드를 이끄는, 정확히 말하면 사랑의 3요소를 정의하면서 이를 브랜드 사랑의 3요소로 확대시킨 것이다. ‘약속, 책임감’ ‘친밀감’ ‘열정’ 이 그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인간이 느끼는 사랑의 개념과 우리가 브랜드에 대해 느끼는 사랑의 개념이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은 앞뒤를 둘러싼 이와 같은 개념보다는 저자가 정의한 브랜드 사랑 7가지 유형이다. 즉 ‘언제 만나도 반갑고 친근한 소꿉친구 사랑’을 느끼는 브랜드. ‘일순간 불타오르는 탐닉적 사랑’인 브랜드, ‘믿고 약속하는 안심할 수 있는 실리적 사랑’으로서의 브랜드, ‘우리의 사랑은 아름다웠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낭만적 사랑’을 대표하는 브랜드, ‘따뜻하고 안전한 엄마 품과 같은 가족같은 사랑’을 느끼는 브랜드.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유혹감을 주는 복종적 사랑’의 브랜드. 마지막으로 ‘너는 또 다른 나라고 외칠 수 있는 완성된 사랑’을 제공하는 브랜드다.
브랜드.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에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요소다. 수많은 광고의 핵심목표가 브랜드를 알리고,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는 점만 봐도 브랜드 하나 제대로 키우면 남부럽지 않은 기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의 가치는 ‘브랜드’라는 게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며, 자신의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서느냐에 따라 소비자가 상품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구분했다는 점이다.
내 브랜드는 어떤 사랑을 주고받는 브랜드일까? 내 브랜드는 어떤 개념의 브랜드이어야 할 까? 내 상품과 기업에 적합한 브랜드 사랑은 어떤 것일까? 브랜드는 알리고 키운다는 단순개념을 떠나 기업의 상품개발담당자나 브랜드매니저라면 깊이 생각해 볼만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