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3.0 시대의 스마트 비즈니스 전략
김영한.류재운 지음 / 살림Biz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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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3.0시대의 스마트 비즈니스전략’이란 제목을 보면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 것이라 기대되는가. 아마도 새로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니면 남보다 앞설 수 있는 실속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설명하는 것을 연상하기 쉽다.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신시장에서의 생존전략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기존의 비즈니스모델의 문제점과 한계를 설명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전략이야기보다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다. 책 제목이야 출판사가 정하는 것이니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서문을 읽고 본문을 한 장 한 장 넘기 조금 속은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책이 시중에 무척 많다. 그런 종류의 책을 읽어보면 스티브 잡스의 어린 시절부터 애플에서 쫒겨 나던 때의 상황, 그리고 픽사와 함께 개선장군으로 다시 애플에 컴백한 후 아이팟으로 시작한 제 2의 삶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책들이 스티브 잡스의 고집, 미를 추구하는 악착스러움,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을 만족시키려는 애착 등 그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골고루 보여 준다. 이런 책들을 보면 애플의 승리는 스티브 잡스에 기인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의 장점은 곧 그의 단점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저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기존에 나와 있는 애플에 대한 내용을 요약한 책 같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에서 아이팟과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애플의 상품 전략과 철학, 그리고 애플을 움직이는 경영자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기존에 나와 있는 내용들을 한 권으로 정리했다. 따라서 그 동안 애플에 대한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고 스티브 잡스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군더더기 없이 핵심적인 사항만 정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그 회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뭐라고 평가해야 할까. 경영, 마케팅 분야의 책을 저자 자서전이나 에세이처럼 쓴 책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기존에 나온 내용들을 한번 정리하고 싶어 쓴 원고들을 책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서 출간한 것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책 내용을 뭐라고 규정하기 어렵다. 애플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는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들이고, 기존에 나온 책과는 다른, 스마트한 비즈니스전략이 무엇인지 알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물론 기존자료를 재분석하여 요약, 정리하는 게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고 넘치는 세상에서는 쓰레기 같은 자료는 버리고 알짜 정보만 취사선택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더 커져가고 있고, 이럴 때 기존 자료를 재분석, 요약정리해 주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다 해도 이 책은 책 제목과 내용이 잘 맞지 않고, 중복된 내용이 너무 많다. 내용은 애플에 대한 이야기 하나이면서 제목에는 애플의 ‘애’자도 들어가 있지 않고, 반복된 내용을 제외시키면 전체 페이지의 30% 정도는 삭제해도 될 것 같다. 책이 성의 없어 보인다.

다만 이 책을 보면서 눈여겨본 것은 저자의 글 솜씨다. 경영, 마케팅 관련 책답지 않게 감성적인 표현을 많이 활용했고, 일반 역사나 신화에서 볼 수 있는 예를 통해 저자의 강조점을 쉽게 알 수 있게 표현했다. 그러다보니 에세이같은 느낌이 들어 읽기 편한 면도 있다. 요즘처럼 감성을 중요시 여기는 세상에서는 경영, 마케팅 책이라고 해도 구지 전문용어만을 사용하면서 ‘나는 전문가요’라고 외치는 게 더 이상할 것 같다. 혹시 경영, 마케팅 관련 글을 쓰고 있는, 또 앞으로 쓸 사람이라면 저자의 글 솜씨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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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녀는 저런 물건을 돈 주고 살까?
브리짓 브레넌 지음, 김정혜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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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감성]이란 책을 보면 미래사회의 트렌드에 대해 나와 있다. 내용을 보면 대부분 과거 경쟁. 산업사회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편안하고, 조용하며, 개인중심적인 것들이 많다. 저자는 이와 같은 트렌드의 변화를 여성과 중년 및 노인(주로 시니어층)의 대두로 인한 결과라고 한다. 예를 들면 온천 같은 경우다. 우리나라가 한창 발전할 당시에는 삶의 목표가 오로지 성장이었고, 실제로 매일매일 오늘과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살았다. 남자들은 직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여성들은 가정에서 자녀를 키우며 미래의 산업 전사를 양성해 내는 일을 담당했다. 당시에는 이런 역할구분이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보였고, 그러다보니 일 이외의 모든 생활서비스, 즉 레저, 스포츠, 오락산업은 일에 지친 남성들을 위한 것들이었다. 당시 인기 끈 온천은 온양온천 같이 교통이 편리하고 오락거리가 넘치는 곳, 호텔 문만 열고 나가면 구지 다른 데 가지 않더라도 한 자리에서 대부분의 유흥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이제는 남성전유물이었던 술집, 당구장, 노래방, 게임방 등이 즐비한 종합유흥지보다는 개인이 혼자 조용히 즐기고, 문화 산책을 할 수 있는 곳, 기차길가에 호젓하게 세운 안락한 온천, TV드라마를 찍은 배경지 등이 더 인기가 좋다. 이제는 과거처럼 대형, 종합, 남성대상의 사업은 별로 재미를 못 본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시장의 주도권이 남성으로부터 여성으로, 젊은이로부터 나이든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무척 시기적절하게 나온 것 같다. 외국 같은 경우에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여성과 중년층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시장은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남성과 여성은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이들이 선호하는 상품특징 조차 분명히 다르다는 점이다. 화성남자, 금성여자 얘기가 단순히 말하고 사람을 사귀고, 대하는 태도에서만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이해하고, 선호하고, 구입하는 거의 모든 과정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다만 이 책을 읽다보면 가끔 말이 너무 늘어져 지루함을 느끼기도 한다. 간단히 몇 마디로 끝낼 수 있는 것을 친절하고 자상하게 설명하다보니 전달하는 내용에 비해 페이지가 무척 많다. 아마도 저자가 여성이다 보니 여성답게 다양한 단어를 구사하여 자신의 심정을 설명하느라 그랬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남자이기에 책을 읽다보면 ‘뭐야. 앞에서 한 말을 또 하자나?’ 하는 느낌이 자주 든다. 물론 여성들은 이런 책을 간단하게 결론만 제시한 책보다는 더 좋아할 것 같다.

아래 내용은 이 책에 나온 것들을 간단히 정리해 본 것이다. 아마도 아래 내용만 갖고도 이 책의 80% 내용은 다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관계포커스


 여성은 쇼핑가서 물건만 보는 게 아니라 사람도 함께 본다.

 여성은 친구가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제품을 혼자서만 고집피우며 살 용기가 없다.

 여성은 구매한 제품들을 친구가 좋다 혹은 예쁘다고 해줘야 쇼핑 후 만족감을 느낀다.

 여성은 친숙하고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는 기업의 제품에 어쩐지 손이 간다.


멀티포커스


 여성은 감수성이 무지개처럼 다채롭다.

 여성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느낌까지도 읽어내는 탁월한 재능이 있다.

 여성이 옷을 사면서 동시에 판매원의 표정도 읽고 매장의 청소상태도 보고 향기도 느끼고, 결재할 때 쓰는 볼펜이 어떤 것인지도 본다.


스토리포커스


 여성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신뢰하고, 친밀도를 이어간다.

 연인에게 얼마나 사랑하는 지 증거를 대라며 재차 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여자가 원하는 사랑의 증거는 의외로 비용도 적게 들고 간단하다.

 여성고객에게 말을 많이 하게 할수록 판매확률은 높아진다.

 구전효과로 인해 여성은 1:1이 아닌 1: 20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벤트포커스


 여성은 남성보다 삶의 이벤트에 훨씬 민감하다. 따라서 각종 기념일을 챙기는 것은 곧 구매로 이어 진다.

 여성들은 자신이 벌이는 이벤트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이벤트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 여성들이 애타게 원하는 소망은 언제나 ‘Surprise Me'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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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킹 우드스탁
엘리엇 타이버.톰 몬테 지음, 성문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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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적인 책이면서도 소설 같은 책. 실제 인물이 자신의 이야기를 쓴 것이기에 자서전이지만 소설처럼 다채롭고 흥미로운 인간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이런 책을 그 동안 문학동네를 통해 여러 편 본 것 같다. 주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현재와 과거 이야기를 오가는 동안 어떤 때는 웃기도 하고 어떤 때는 가슴 아파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보면 도중에 책을 덮을 수가 없다. 이 책도 점심 먹고 나서 읽기 시작해서 저녁 먹기 전까지 다 읽었다. 중간에 책읽기를 그만두면 그 동안 보면서 느꼈던 책에 분위기가 사라질 것 같아서 말이다.

저자는 과거 1960년대 미국사회에서 최하층 대우를 받던 동성연애자다. 남자이니 게이다. 물론 지금도 이들을 정상적으로 바라보지는 않지만, 당시에는 경찰에게는 공공의 적처럼, 도둑질한 사람조차도 보호받던 시절에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던 사람들이었다. 누구에게 맞아도, 소매치기를 당해도 이들은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괜히 경찰에 신고해봐야 게이라는 게 들통 나면 도리어 얻어맞기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도 사랑을 원하고, 자신과 함께 할 누군가를 찾고 있다. 단지 그게 세상 통념과는 다른 동성이라는 것뿐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는데, 초반은 저자가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 성적인 문제와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 과정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게이라는 삶 자체가 그들에게 준 상처와 아픔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이고, 후반부터는 우연히 알게 된 마이클 랭이란 사람을 통해 망해가는 자신과 부모님의 모텔에 우드스탁 훼스티발을 유치함으로써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과 이를 통해 저자가 새롭게 알게 된 자신에 대한 정체성과 자신감에 대한 내용이다.

솔직히 전반부를 읽을 때는 썩 유쾌한 느낌은 아니었다. 나도 동성연애자들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고, 아무리 책이라 해도 평소 게이나 레스비언에 대한 편견을 버리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로 인해 고통을 겪었고, 삶이 뒤죽박죽되었다한들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겠는가 하는 생각만 들었다. 다만, 예전에 알게 된 동성연애자의 뇌구조에 대한 지식이 이러한 편견을 조금 줄여줄 뿐이었다.

인간의 뇌는 육체보다 뒤에 발달한다. 엄마 뱃속에서 정자와 난자가 합쳐지면 우선 남성과 여성에 따른 육체가 만들어지고, 그 후 남성과 여성에 맞는 뇌구조가 발생하게 되는데 동성애자들은 대부분 육체는 이미 성적으로 결정된 상태에서 뇌가 그 모습에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이 말은 이들의 성적인 결정은 후천적인 것보다는 바로 부모의 책임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이들로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운명,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어떻게 손가락질하며 욕할 수 있겠는가!

후반의 내용은 무척 박진감이 있다. 우드스탁이란 반전, 평화, 평등, 자유 등을 기치로 삼은 음악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과정 속에서 저자와 우드스탁 페스티벌 실무진들이 겪은 이야기인데, 이 페스티벌은 미국사회에서 경계하던 히피, 마약중독자 같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이다 보니 개최 자체가 쉽지 않았다. 이와 같은 편견과 질시를 깨고 페스티벌 개최를 위해 고민하는 모습에서 ‘멋진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저자의 글 솜씨가 좋아서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바로 그 자리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드스탁이 개최되는 농장, 저자가 운영하는 모텔, 사람들이 모여드는 15번가 국도, 마약에 취해 쓰려져 있는 사람들의 모습, 이를 반대하기 위해 데모하는 주민들,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대략 50만 명 정도) 모이자 그들이 먹을 물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저자와 스탭들, 또 이를 이용하려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사기꾼들을 물리치는 모습 등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하지만 뭐라 한마디로 설명하긴 어려운 책이다. 앞에서 얘기한 대로 처음에는 저자의 성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다 어느 새 우드스탁페스티벌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다보니 언제부터 내가 눈시울이 뜨거워졌는지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책을 덮은 후 느낌은 ‘아! 사람은 누구나 변할 수 있구나. 그리고 그런 변화는 우연을 가장해 찾아오는구나. 나도 이런 삶을 살아봤으면.....“이다. 게이의 삶 말고, 후반부에 나오는 저자의 모습처럼 뭔가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믿고 전력투구하는 삶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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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이 되라 - 운명을 바꾸는 창조의 기술
강신장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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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이 무척 재미있다. 아마도 책에 나온 내용들을 대충 알고 있는 것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한 번 읽고 나서 필이 꽂혀 또 한 번 읽었는데 하루 정도 걸렸다. (물론 하루 종일 책만 읽은 것은 아니고). 필이 꽂힌 이유는 요즘 내가 쓰고 있는 저술원고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인 것 같다. 호기심이라고 할까? 나와 같은 소재들을 어떤 식으로 활용했는지 궁금했다.

다만 내가 작성하는 원고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저자는 창조성에 대한 본질이야기를 하고 있고(저자는 강의실에서 지식다루는 일을 했으니까), 내가 쓰고 있는 원고는 창조성을 활용한 결과물(필자는 현장에서 신규 사업을 관리했으니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 다를 뿐이다. 아마도 최근에 나온 책들을 보며 창조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보면 누구나 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책을 보며 세 가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하나는 무릎을 치며 ‘맞아. 맞아!’ 했던 생각과 또 하나는 ‘이상하다. 왜 이 내용을 여기에서 사용했지?’ 하는 의아함,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이었다. 다시 말하면 창조성의 요인을 이야기한다면서 내용은 창조성 자체의 역할과 중요성을 반복하는 내용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에 마음에 깊이 와 닿은 부분은 내용 첫 부분인 ‘High Love', 두 번째인 ’High Pain & Joy', 그리고 마지막 부분인 ‘High Slow'부분이다. 저자 말대로 창조성이 자신만의  만족을 위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 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라면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야 하는데, 이때 사랑이란 감정과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칠 것처럼 사랑하기에 그가 하는 모든 것을 유심히 바라보고, 거기서 그가 원하는 것을 찾아낸다는 저자의 말이 무척 마음에 와 닿는다.

게다가 창조라는 개념을 상대가 원하는 것을 찾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아픔으로 이해하여 아픔을 해결해 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는 정의에는 나도 모르게 ‘맞아’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어찌 보면 흔히 듣는 말,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라, 이지만 평범한 단어를 사랑하는 사랑과 아픔이란 표현으로 들으니 더 절실하게 와 닿았다.

그리고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쁨을 더하라는 말은 어쩌면 모든 경영자들이, 상품개발자들이, 마케터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내용인 것 같다. 소극적인 개발방식이나 상대방의 비위 맞추기가 아니라 그들에게 진정한 기쁨을 맛보게 해 줘야겠다는 사명의식은 이 책을 단순한 경영, 마케팅 책이 아니라 기업철학을 논하는 진지한 책처럼 느끼게 해 줬다.

다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조금 이상하다는, 즉 문제의식을 느낀 내용은 중간부분, 어떻게 보면 이 책의 핵심에 해당되는 부분인데, ‘High Time & Place', 'High Concept', 'High Touch'에 대한 내용이다. 그 중에서도 ’High Time & Place'는 최근 들어 기업에서 관심을 갖는 집객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부분으로, 이제 사람들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장이나 특정 공간을 관리하는 사람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지 창의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말과 연결된 부분이다.

즉 이 말은 ‘시간과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창의력이 필요한 중요한 결과물이지, 이것이 창의력이 요인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다. 어떤 사람이 저자에게 물었다. “High Concept과 High Touch가 중요하다는데 어떻게 하면 그런 것을 만들 수 있을까요?‘ 저자는 답했다.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다시 물었다. ”그럼 창의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저자는 답했다. ”예. High Concept과 High Touch적인 감각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저자의 의도가 창의력을 발휘하는 방법상에서 주제를 한정해야 하니 다른 것보다 시간과 장소라는 문제를 갖고 집중적으로 고민해 보라고 했다면 말이 될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창의력, 저자 말대로 오리진의 역할을 시간과 장소라는 특정 환경에 국한시키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앞에서 말한 생각은 필자 개인적인 느낌일 뿐, 모든 독자들이 다 나처럼 느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이 책은 시중에 나온 다양한 책과 지식, 정보를 잘 버물려 창의성의 핵심을 설명한 책으로, 내용이 쉽고 재미있는데다가 여러 분야에 분산되어 있는 다양한 지식을 동시에 얻을 수 있게 만들었다. 짧은 시간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책의 앞부분과 뒷부분에서 저자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해 놨기 때문에 책에 나온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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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글쓰기 전략 - 예비작가를 위한
아델 라메트 지음, 김정희 옮김, 정제원 감수 / 베이직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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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글을 잘 쓴다는 것. 예전처럼 글 쓰는 것이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고차원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했던 때와는 달리 이젠 모든 사람의 꿈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문장으로 표현하여 책을 만들고, 그 책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읽는다는 것. 꿈같은 이야기면서도 꿈만은 아닌, 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되고 있다. 한국만 해도 4~5,000만개의 블로그가 있고, 이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직접 쓴 이야기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중에는 다른 사람의 글을 스크랩해서 자신의 블로그를 채우는 사람도 많긴 하지만. 어쨌든 글을 잘 쓴다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는 잘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자신을 알리고 주장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이 책은 창의적인 작가라는 주제를 갖고 강의를 하는, 또 스스로 좋은 글을 여러 곳에 실고 있는 작가이자 강사인 사람이 쓴 책이다. 그래서인지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자신의 글이 책으로 만들어질 때까지의 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풀어간다. 특히 각 파트마다 저자가 소개한 예문들은 저자의 의견과 주장을 잘 보여주는 매우 적절한 사례들이다.

책에 담겨진 내용을 보면, 우선 글을 쓰기 위한 준비 단계부터 나온다. 누구나 다 아는 것처럼 글을 쓰려면 우선 글을 쓸 시간을 만들어야 하고, 글감을 찾기 위해 항상 눈과 귀를 열어두어야 하며, 자신의 경험을 최대한 살린 글을 쓰라는 말이며, 이때 꼭 지켜야 할 사항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고 또 읽으라는 말이다.

두 번째 내용부터 실제 글쓰기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논픽션 부분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데, 글에 나오는 캐릭터 묘사하기, 글의 배경 및 분위기를 적절하게 표현하기, 글에 나오는 주인공과 상대방 간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법, 그리고 로맨스 소설 쓰는 법과 공포소설에 필요한 반전전략,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글을 출판하기 위한 과정과 필요한 자료 등을 소개한다.

책 내용 자체가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이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글을 쓸 때 내용의 개별 요소들 중에서 무엇을 관심 있게 봐야 하는지, 그리고 글을 다 쓴 다음에 그것을 출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리되어 있어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보면 자신의 책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거의 모든 과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관심 가는 부분은 ‘로맨스 소설’ 쓰는 부분이었는데, 물론 몇 장 안 되지만, 그 부분을 읽어보면 요즘 인기 끄는 사랑과 관련된 영화, 드라마의 기본구조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생각은 로맨스 소설이 독자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우선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남녀가 무척 매력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완벽한 사람은 독자들에게 현실성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뭔가 하나 정도는 약점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사랑이 이뤄지는 요소가 바로 이 부분이라면 더욱 좋고.

또 하나는 로맨스를 이루기 위해서는 만나서 사랑을 느끼고 둘이 사랑한다는 단순 공식 아래 두 사람의 만남을 어렵게 하는 갈등을 집어넣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로맨스소설의 묘미라고 한다. 문제는 동일한 플롯 상에서 어떤 갈등을 집어넣을 것이며, 두 남녀가 이와 같은 장애물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의 문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자가 작성한 [로맨스 방해공작 계획표]라는 것을 보면 참고가 될 것 같다. 혹시 로맨스소설, 즉 사랑이야기를 쓰고 싶은 독자라면 이 부분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다만, 책에 많은 것을 담으려하다 보니 내용들이 겉핥기식으로 전개되어 실제 글쓰기에 도움을 받고자 하는 독자라면 크게 얻을 건 없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배경을 처리하는 부분 하나만 해도 매우 다양한 방식과 글쓰기 패턴이 있을 텐데 이 책에서는 단 두 페이지로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쓰기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글쓰기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방법을 이해한 후, 목차별로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한 책을 별도로 구입하여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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