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는 신의 선물 - 위대한 바보학자의 위대한 바보예찬
무라카미 카즈오 지음, 이진주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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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바보’라는 소리를 듣기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누구라도 자신을 바보라고 부르면 무척 화가 낼 것 같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요즘은 ‘바보’라는 말이 그리 귀에 거슬리지 않고, 자신을 스스로 ‘바보’라고 칭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도 김수환추기경의 자신에 대한 평가, ‘바보’,가 어느 사이엔가 바보란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 방향성 없이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옳다고 믿는 것을 실천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또 대부분 자신을 바보라고 칭하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사람들이고,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들이니 겸손의 표시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필자도 가끔 바보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으로 봐서는 ‘바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바보는 어떤 사람인가? 오래전에는 머리가 나쁜, 아는 것이 없는,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칭한 말이었다고 기억되고, 그래서 바보는 더하기 빼기도 잘 하지 못하는 낙제점의 사람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전 국민을 대상을 한 의무교육이 거의 고등학교 수준까지 온 현 시점에서 글을 못 쓴다거나 더하기 빼기를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리어 요즘 세상은 인터넷이란 요상한 정보통이 세상을 휘 집고 다니는 통에 누구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나쁜 것을 주로 보니 문제이긴 하지만) 세계가 하나가 되어 별의 별 이야기를 다 전달해주기 때문에 아는 것이 너무 많아 탈이 날 정도다.

어쩌면 이런 상황에서 이제 사람들은 많이 안다고 자랑하거나, 그런 지식을 이용해 자기 잇속만 채우는 사람을 ‘일반적인 현대인’이라 보고, 이들과 다른 사람들, 즉 마음이 순수하고 계산이 빠르지 않고, 상대방을 진정한 마음으로 대하며 공감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바보’라 칭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자신을 바보라고 칭한다. 그가 쓴 글을 보면 필자가 앞에서 한 말과 크게 차이가 없다. 연구를 할 때도 효율성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과정을 하나씩 풀어가는 모습, 빠름보다는 자신이 풀어야 한다는 과제만을 생각하며 천천히 한발자국씩 앞으로 나가는 자세를 보인 자신의 모습. 이를 두고 저자는 본인을 바보라고 칭한 것이다.

저자는 계산이 빠르고 상황판단이 뛰어나고 또 암기력이 뛰어난 상태의 정도를 떠나 바보의 핵심특징은 ‘낙관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는 머리 좋은 사람들의 특징, 즉 세상이나 사물에 대한 비판능력과 대비되는 상태로 효율성이나 세상의 평가보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능력을 말한다.

저자는 세상이 낙관적인 시각보다는 문제를 찾아내는 비판적인 시각을 더 우수한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한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봐서, 눈앞에 닥친 사항을 비판적으로 생각해서 자신에게 덕 될 것이 무엇이냐는 입장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도 저자의 생각에 100% 공감한다. 저자의 말을 보며 떠 오른 문장이 하나 있는데 필자의 방에 붙어 있는 표구다. ‘오늘 내 희망과 비전을 이루기 위해 정확히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나는 이 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이 일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일이 나에게 무슨 의미를 주는가?’ ‘내가 걱정해서 달라질 것은 무엇인가?’ ‘걱정대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다. 특히 마지막 문장 두 개는 나에게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항상 바라보며 되씹는 문장이다. ‘걱정한다고 달라질 게 무엇이 있는가?’ 누군가를 원망한다고 변할 것은 무엇이며, 두렵다고 도망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은 또 무엇인가? 어차피 내가 직접 해결하지 않은 한 누구도 대신 해결해 줄 수 없는 일을......

사실 우리가 뭔가를 걱정한다고 해서 안 될 일이 될 수만 있다면 밤새, 아니 몇날 며칠을  걱정해야 한다. 그러나 걱정만 한다고 해서 될 일은 없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모색하여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시크릿] 류의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가만히 앉아 문제가 해결될 것만 상상한다면 아무 것도 이뤄질 것은 없다. 아마도 저자의 바보예찬론은 이와 같은 바보의 낙관적인 태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 같다.

내 앞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완벽하게 처리한 후 그 결과를 기다린다. 그러다 안 되면? 운이 따라주지 않은 것이고, 그 일은 자신에게 적합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 세상에 오직 하나, 그 일만이 내가 세상에 태어나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

나도 바보가 되고 싶다. 일이 생기면 왜 생겼는지 문제만 뒤적거리다가 세월 보내는 천재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후는 하늘에 맡기는 바보가 되고 싶다. 그러다보면 마지막 날,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최소한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해 살았기 때문이다. 이게 바보의 행복 같고, 저자의 핵심메시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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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파워 - 스토리, 감성, 꿈의 키워드가 들끓는 이 시대의 경쟁력!
황인선 지음 / 팜파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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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점점 더 인간다워지는 것일까? 아니면 앞만 보고 달려가던 발전의 동력이 서서히 식어가는 것일까? 요즘 세상의 화두는 인간다움이고, 인간 내면에 자리 잡은 감성에 대한 얘기다. 창의력도 과거와 같은 논리성의 결과가 아닌 인간 본연의 감성에서 출발하고, 남다름도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찾을 때 가능하다는 말이 대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감성을 얘기하면서도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잊고 있는데, 감성은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것이고, 본능적인 가치는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짧은 치마에 대한 혐오감, 동성연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살이 찐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 사회가 인정하는 문화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없고, 사람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업들이 그토록 부르짖는 ‘소비자를 위한, 소비자의’와 같은 말들은 한낱 구호에 불과한 단어가 되고 만다.

<컬처파워>. 이 책은 참 묘한 책 같다. 처음 몇 페이지를 넘길 때는 ‘책을 괜히 보려 했나?’하는 후회감이 앞섰는데,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기다보니 결국엔 끝까지 꼼꼼히 보게 된 책이다.

일반적으로 책 한권을 볼 때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책을 보다가 접어놓고 다시 보고, 또 다른 일을 하다가 책을 보게 되는데, 이때 책의 앞 내용을 많이 잊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앞의 내용을 다시 상기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읽어 온, 그러다보니 다른 책보다 끝까지 읽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 책이다. 물론 이렇게 책을 읽은 것은 책 내용이 그만큼 가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고, 더욱이 저자의 문화 사랑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 중에 기억하고 싶은 내용은 ‘기업이 문화를 활용하는 방법’, ‘저자가 문화를 이해하는 시각’,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이 중에서 마지막 부분은 글로 간단히 표현하기는 어렵기에 서평에서는 제외하고, 앞의 두 부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저자는 기업과 문화와의 관계를 네 개의 국면으로 나누고 있다. 이는 크게 두 개의 축, 하나는 문화를 어느 정도나 표현하는 가의 정도에 따라, 또 하나는 문화와 기업의 일관성이라고 할까. 문화의식과 이를 구현하는 정도가 기업 전체에 어느 정도나 자리 잡았는지에 따라 구분한 축이다. 이 축을 통해 저자는 겉모습은 문화를 적극 지원하고, 활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 자체와는 연관성이 떨어지는 인형단계, 기업의 상품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테카르트(Technology+Art)단계, 기업이 구현하는 문화의 정도는 낮지만 이를 대중적으로 확산하는 사랑방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화 자체가 기업의 경영이념이자 가치인 산타크로스단계로 나누고 있다.

저자는 기업이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순서가 있는데 처음부터 문화를 기업운영 전반에 도입하기는 어렵고, 순차적으로 문화 활용에 따른 결과를 봐 가면서 도입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흉내만 내는 인형단계에서 문화를 상품개발에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는 테카르트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산타크로스 단계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집중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테카르트단계(문화와 상품개발이 하나도 된 단계)에서의 이동인데 이 단계는 문화적인 측면이 강하게 부각됨으로써 최종목표지 같지만, 대중적인 면이 약하기에 이를 확산하기 위한 사랑방단계로 넘어갈 수 밖에 없게 되고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 자체가 서서히 문화에 동화됨으로써 최종적으로 나눔과 봉사 그 자체는 산타크로스 단계로 이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 내용을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필자 입장에서는 매우 설득력 있는 논리가 아닐까 싶다.

두 번째로 저자의 문화에 대한 시각 중에서 기억해 둬야 할 것은 문화와 수익, 돈, 자본 간의 관계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문화를 신성한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요즘은 일반화되었지만, 고궁에서 음악회를 하는 것, 궁중악기를 개량해서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것, 창을 외국음악 풍으로 변조해서 부르는 것 등은 매우 불손한 태도라 생각했고, 또  기업의 문화적인 활동이 돈을 번다면 이는 문화를 악용한, 즉 돈에 미친 기업처럼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는 문화는 자본과 떨어져서는 발전할 수 없고, 자본 역시 문화의 힘없이는 지속가능하지 않기에 문화발전을 위해서는 누군가 문화를 활용함으로써 떳떳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니 기업에서 문화 활동이나 문화적인 측면을 활용하고자 할 때는 이를 통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면밀히 검토한 후 진행하라고까지 말 한다. 기업의 문화지원활동은 효과가 있을 때만이, 즉 기업에 이득이 돌아올 수 있을 때만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문화 활동 안에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발톱(저자의 표현)’을 함께 넣어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화. 먹고 살기 힘들 때 이런 얘기를 하면 욕먹기 십상이다.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벅찬 상황에서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절대빈곤’이란 상황에서 벗어난, 하루 세끼를 먹는 것보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때 우리는 단순한 편리함보다 내 마음과 정신적인 측면도 함께 충족시킬 수 았는 무엇인가를 원하게 되고, 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문화를 활용하는 것이다. 문화 속에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원하는 그 무엇인가가 들어있어 우리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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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돈 자유 - 대한민국을 재창조한 베이비붐 세대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송양민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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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말을 보면 베이비부모의 현 모습, 즉 2010년대로 들어오면서 베이비부머들이 55세 정년퇴직을 맞는 시점이 되었다는 말과 함께 이로 인해 베이비붐세대를 조명하는 신문기사와 방송 특집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1955년(6.25사변이 끝나고 헤어졌던 가족들이 다시 만나 가족을 꾸려가는 시기)부터 1964년까지의 10년 동안 당시 태어난 숫자는 거의 일천만을 넘는 숫자이지만 현재 생존하는 베이비부머는 712만명 정도다.

이들이 걸어온 길은 책 앞 쪽에 삽입되어 있는 사진만 봐도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보다보면 필자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려온다. 1958년생이기에 이들 중 앞 선 세대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개발국으로서의 서러움과 이를 악물고 가난을 이겨내겠다는 집념의 시절, 그리고 독재타도라는 자유를 향한 절규의 모습이 뒤섞인, 요즘 세계뉴스를 보면 후진국과 선진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모습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어린 시절, 먹을 게 없어 동회 앞에서 프라스틱 그릇을 들고 쌀을 따 먹던 기억, 초등학교(당시는 초등학교라고 불렀다) 학생이 너무 많아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 수업하던 기억, 학교에서 나눠주는 옥수수 빵 하나 더 얻으려고 난리치던 기억, 좋은 중학교 들어가야 좋은 고등학교 가고, 그래야 명문대학 들어간다는 선생님, 부모님 잔소리에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딴 생각만 하던 기억, 하지만 순간 뺑뺑이로 학교 배정받아 가던 기억 등이다.

그러나 대학생이 된 다음부터 겪은 인생살이가 진짜 재미있는데 박정희대통령의 암살, 이에 따라 군대비상, 학교에 돌아오니 하루하루 데모한답시고 마스크하고 돌 던지던 모습, 밤 12시 통행금지 해제로 신나게 놀던 기억 등 가난을 끌어안고 살던 나라에서 한편으로는 미국의 대륙 자본주의의 맛을 보지만 또 한 세상에서는 군인들이 쥐고 흔드는 묘한 세상이었다. 당시에는 서울대학교 위에 육사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데 이유는 이 세대들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냈고, 이들이 벌어들인 달러로 오늘의 우리 자식들이 먹는 것만큼은 걱정 없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대학생을 포함해서) 물어보라. 필요한 게 무엇인지, 또 먹고 싶은 건 없는지 말이다. 아마도 지금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좋은...‘것을 구입하겠다는 말은 해도 특별히 필요한 게 뭔지는 잘 모를 것이다. 그 비싼 휴대폰의 수명을 3개월로 만들어 버리는 세대이니 말이다.

베이비붐세대의 특징이라고 하면 성장 속에서 살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후퇴 없는 전진, 오늘보다 내일이 당연히 더 나아질 것이고, 모레는 우리가 평소 생각지 못한 세상이 올 것이란 희망 속에서 살았다. 경제적인 조건도, 문화적인 가치도 항상 나아지리라는 기대 속에서 살았고, 또 실젤 그렇게 되었다. 아마도 이 세대들이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것은 도전할만한 대상이 있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되는 것, 국위를 선양하는 것, 배부르게 먹고 사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변해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갔다. 남에게 의존하던 과거의 모습은 더 이상 우리에게서 찾아볼 수 없고, 세상은 우리에게 가난한 나라를 도우고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라고 요청하는 상황이다. 얼마전에도 유엔사무총장이 우리나라가 너무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데 인색하다는 말을 할 정도다.

이런 세상에서 베이비붐세대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젊은 시절, 최소한 직장 걱정은 없었던 세대, 직장에 들어가서 충성을 다해 열심히 일하면 평생을 책임져 줄 것 같은 기업이 있었던 세대였지만, IMF이후 구조조정이란 명분하에 수많은 베이비붐세대들이 길거리에 나 앉았다. 과거에는 후퇴한다는 것 자체를 용납하지 않던 세대이기에 일거리가 없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그래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말이다.

이제 베이비붐세대는 인생기로에 서 있다. 젊음과 아니고 노인도 아닌 모습, 쉬면서 인생을 마감하기에는 힘이 넘치지만 막상 그 힘을 써 먹을 곳은 많지 않은 상황, 이런 세상 속에서 자식과는 거리를 둔 채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 속에서 나름대로 삶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그 누구도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서의 삶을 어떻게 그려볼 수 있을지. 게다가 이들이 나이든 후 국가가 제공하는 서비스비용을 누군가는 제공해야 하는 데 이것을 누가 처리해야 할지. 베이비붐세대들이 일하느라 바빠, 자기 삶을 사느라 바빠 아이 낳는 것을 제한하다보니, 게다가 정부까지, 숫자도 별로 많지 않은 후세대, 즉 우리 아이들뿐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베이비붐세대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이들이 이룩한 게 무엇인지, 그런 결과를 어떻게 향유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고, 동시에 이들의 현 주소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저자 자신이 바로 베이붐세대이기에 동년배들이 입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에 문장 하나도 서툴게 쓰지 않았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동안 대한민국의 힘을 지탱해왔던 이들이 세상에서 한 명씩 후퇴하는 동안 누가 그 공간을 채울 것이며, 어떻게 채워야 하는가? 저자는 이에 대한 답변을 책의 뒤 부분에 정리해 놨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년이 된 베이비붐세대의 자립이고, 후세대를 위한 일자리 만들기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책을 덮은 순간 베이비붐세대의 한 명으로써 그리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책 내용이 마치 곧 쫓겨 날 세상에서 지난 삶을 잘 마무리하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사실임에 틀림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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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스웰 리더십 불변의 법칙
존 맥스웰 지음, 홍성화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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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은 리더십을 이루는 요소가 무엇인지 확인하여 이를 집중적으로 키우면 된다. 리더십의 본질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니며 특정한 몇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리더십은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기에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은 다양한 리더십 역량을 한 사람이 모두 갖출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평가하여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은 다른 사람들과 조직, 팀을 이뤄 해결하라. 리더와 관리자는 구분되어야 하며, 이때 리더와 관리자의 차이는 ‘변화’라는 것에 있다. 올바른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자신을 아는 것이다. 특히 리더십을 이루고 있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 부족한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상의 말은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리더십에 대한 간략한 내용들이며, 책 전체를 어우르고 있는 리더십에 대한 시각이다.

시대가 변해도 어느 조직에서나 요구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조직의 비전을 만들고, 이를 조직원에게 전파하고, 이를 위해 조직원의 행동을 규합하며, 힘든 상황에서 참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끈다. 또한 복잡한 상황에서 문제를 단순화시키고, 조직을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 그러다보니 조직의 힘은 리더의 힘이고, 조직의 유연성 역시 리더에게 달려있다. 누가 조직을 이끄느냐에 따라 호랑이 같은 조직이 되기도 하고, 날렵한 말 같은 조직이 되기도 하며, 자신만을 위해 안일주의로 살아가는 조직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더가 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보다 조직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자신의 안위보다는 조직의 미래를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주의가 발달하고, 세상의 변화속도가 인간이 변화하는 속도로는 쫒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리더십의 역할은 조직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 다양한 개인들의 생각과 욕구, 가치를 하나의 방향으로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며, 과거처럼 리더 개인의 지식이나 경험 하나만으로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리더십 불변의 법칙은 21가지인데,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리더의 역량이 조직 발전의 범위를 결정한다는 ‘한계의 법칙’, 리더십의 진정한 힘은 강압이나 직책 등의 외향적인 것이 아닌 영향력이라는 ‘영향력의 법칙’, 리더의 능력과 위치, 역할 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과정의 법칙’, 어떤 조직이든 자신이 가야할 길을 결정하는 것은 리더이며, 이를 위해 리더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항해의 법칙’, ‘리더는 지시나 요청이 아니라 봉사를 통해 구성원들을 움직이는 존재라는 것을 강조한 ’덧셈의 법칙‘, ’리더십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신뢰라는 ‘신뢰의 법칙’,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보다 강한 사람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한, 물론 여기서 강하다는 개념은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존경의 법칙’, 리더는 어떤 사항이나 문제를 해결할 때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나 객관적 자료도 중요하지만 리더 자신의 직관이 가장 중요하다는 ‘직관의 법칙’,

그러나 리더십이란 리더 개인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의 역량을 통해 평가받는다는 ‘끌어당김의 법칙’, 리더가 되려면 최우선적으로 자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어야 한다는 ‘관계의 법칙’, 리더가 가진 잠재력과 그의 능력은 그가 속한 집단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너서클의 법칙’, 자신의 의사결정권한은 남에게 줄 수 있기 위해서는 리더 자신이 자존감을 느껴야 한다는 ‘권한위임의 법칙’,

그리고 조직을 키우고 그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리더 자신이 먼저 훌륭해야 한다는 ‘모범의 법칙’,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야할 길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지시하는 리더를 먼저 평가한 후, 그의 말을 따를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한다는 ‘수용의 법칙’.

또 훌륭한 리더라면 조직을 항상 승리로 이끌 수밖에 없다는, 물론 이 부분에서 말하는 승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성공이란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승리의 법칙’, 열심히 하는 것보다 우선순위를 잘 정해 제대로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우선순위의 법칙’, 리더로 성장하려면 우선 자신을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희생의 법칙’과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이 리더의 핵심과제라는 ‘타이밍의 법칙’ 등이 있다.

이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책에 들어있는 내용 하나하나가 리더로써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처럼 느껴지는 것들이다. 그러다보니 첫 장을 넘길 때는 무심코 넘겼던 독자라도 한두 페이지 읽어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정독을 하게 되고, 그런 가운데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 동안 리더십 책을 별로 보지 않았던 독자라면 이 책 한권을 통해 리더십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책을 읽었던 독자라면 자신이 알고 있는 리더십이 리더십을 이루는 전체요소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내용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이제 리더십은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닌 필수적인 능력이 되었으며, 또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리더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점에서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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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 - "상상조차 못한 것을 디자인하고 창조하라."
하르트무트 에슬링거 지음, 강지희 옮김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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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예전에는 예쁜 상품을 만드는 기술로써 주로 사용한 방법이었다. 같은 값이면 예쁜 게 좋으니까 말이다. 그러다보니 디자인하면 미적 감각이 필요한 작업, 그림을 잘 그리고 색감을 살릴 줄 아는 기술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디자인은 미적인 수준을 넘어 상품의 차별화 포인트로, 더 나아가 상품과 사업의 비즈니스모델로써 자리 잡기 시작했다.

저자는 공급이 수요를 앞 선 현대사회에서 비슷비슷한 상품끼리 고통스러운 가격경쟁을 하지 않으려면 남다른 무엇인가를 고객에게 줘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디자인을 통한 차별화라고 한다. 즉 창의력을 통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시각적인 면을 건드리면서 동시에 상품의 질적인 부분까지 함께 고려하는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1997년 루프트한자 항공의 리모델링작업 이야기를 한다. 항공기시장에서 밀리기 시작하는 항공사를 살리기 위한 비즈니스 리모델링은 그 동안 고객들이 받았던 불만과 부족함을 없애는 작업이었지만 단순히 가격, 기내식사, 서비스 정도를 좀더 낫게 만들어 해결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저자는 이를 위해 루프트한자 항공기의 내부구조와 의자, 공항대합실를 포함하는 기존 루프트한자의 항공 프로세스를 완벽하게 변화시켰다. 그 중에서도 공항디자인을 개선하는 작업은 무척 큰 작업이었는데 이때 새로 디자인한 곳은 고객이 탑승수속을 하는 공간(고객과 서비스 요원의 눈이 마주치도록 높이를 조절), 탑승수속에 필요한 서류와 도구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동선을 효과적으로 재정비하는 작업, 공항시설 내부의 사각지대와 움푹 들어간 공간을 없애고, 테스크의 혼잡을 줄여 고개의 신체적 안전을 배려하는 작업, 문서관리 시스템을 정비하여 고객의 신상정보를 보호하는 작업 등이었다.

앞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이제 디자인 작업은 우리가 평소 알고 있었던 것처럼 상품포장이나 표지 정도를 고치는 수준을 넘어섰다. 미적인 개념을 내포한 활동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사업의 비즈니스모델과 그 사업과 상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겪는 체험 자체를 바꾸는 수준까지 확대되었다. 외향과 함께 변화된 모습에 걸맞는 내면까지 함께 바꾸는 작업이 된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의 역할변화는, 앞에서 저자가 말한 것처럼, 상품의 질이 유사해지고, 비슷비슷한 원자재와 부품을 사용하는 상품이 늘게 됨으로써 어쩔 수 없이 발생한 현상으로 이와 같은 디자인의 역할은 날이 갈수록 더욱 확대될 것 같다.

예로 플라스틱을 보자. 변형이 쉽고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소재이지만 이런 소재의 상품은 시장에서 가격경쟁밖에는 할 것이 없다. 소비자들은 이미 플라스틱 상품의 가치와 용도를 알고 있고, 기능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 어디선가 아주 예쁜, 뭔가 독특한 모양과 색감과 재질의 느낌이 다른, 게다가 다른 상품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독특한 기능을 다른 플라스틱 상품이 있다면 소비자들은 그 상품을 기존 플라스틱 상품과는 다른 상품으로 인식할 것이다. 즉 단순한 소모품에서 장식품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이다.

요즘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는 소재 중 하나가 스테인리스스틸인데 이 역시 녹이 쓸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랜 시간동안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모양이 투박하다는 이유로 적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소재다. 그러나 요즘은 녹이 안 쓴다는, 항상 반짝거린다는, 청소가 간편하다는 원래의 기능에 최고의 디자인을 입혀 캐릭터상품처럼 판매하고 있다. 투박한 금속이 침실로, 화장실로, 식탁, 책상 위로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저자는 디자인과 경영전략을 두 개가 아닌 동전의 양면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이런 시각은 저자가 그 동안 디자인을 통한 상품차별성, 디자인에 의한 비즈니스모델의 변화, 디자인을 앞세운 신 시장개척과 같은 일을 주도하는 자리에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에게는 애플의 성공도, 소니 워크맨의 빅히트도 결국엔 상품디자인 덕분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고...

다만, 이 책을 읽으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을 보기 전 느낌과 실제 책 내용과의 괴리다. 책 표지를 보면 누구나 디자인과 창의성, 혁신 방법에 대해 논의한 책이라 이해하기 쉬운데 실제 내용은 저자, 즉 프로그의 대표가 오랜 시간동안 이뤄놓은 업적, 기업들과의 관계문제, 사업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미친 리더십, 혁신, 창의성, 경영능력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다보니 독자가 원한 내용, 디자인과 관련된 내용이나 창의성에 대한 내용은 극히 일부분이라는 점이다.

누구나 책을 볼 때는, 또 돈을 주고 책을 살 때는 그 책에서 뭔가 얻고자 하는 것이 있는데, 이 책은, 물론 책 내용은 사업성장이나 경영, 리더십을 배우는 데 도움 될 내용이지만, 독자가 얻고자 했던 것은 별로 없는, 책을 덮을 때 저자가 무엇을 주장하고자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종류의 책이 되었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한 책, 독자가 유심히 바라볼 수 있다면 뭔가 얻을 게 있는 책, 하지만 실제 얻고자 했던 것은 별로 담고 있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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