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니클로만 팔리는가 - 불황 속에서 더욱 빛나는 유니클로의 성공 전략
가와시마 고타로 지음, 이서연 옮김 / 오늘의책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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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요즘처럼 시장경제가 불안할 때는 잘 되는 기업이 어디 없는지 찾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런 기업이 있다면 이는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그러나 조그마한 동네가게에서 매출목표 1억 엔을 바라보는 한 기업으로 성장한 유니클로을 바라보면, 게다가 지금 이 순간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키워가는 회사를 보게 되면, 이건 단순한 관심의 수준을 넘어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바로 이 회사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나도 유니클로에 관심을 갖다보니 지금 내 책상 위에 놓여있는 이 회서에 대한 책만 세 권이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이야기>, <1승 9패 유니클로처럼>, 그리고 이 책 <왜 유니클로만 팔리는가>이다. 재미있는 건 이 중에서 두 권이 한 저자가 쓴 것이며, 이 책의 저자인 가와시마 코다로다. 어떻게 보면 저자의 글 솜씨나 능력보다 회사가 크니 저자 역시 함께 큰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왜 유니클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가? 이런 의문은 이 회사에 대한 관심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과제다. 특히 부침이 심한 패션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말이다. 그러다보니 누구나 유니클로에 대한 책을 잡으면 일단 회사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방식으로 기반을 잡았으면, 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에서 부딪친 장애에는 무엇이 있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 알길 원한다. 이 책 역시 제목 그대로 ‘왜 유니클로만 팔리는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볼 것 같은 책이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서 조금 실망한 부분도 있다. 아마도 동일한 저자가 같은 기업을 대상으로 두 권의 책을 써서 그런지, 뭐라고 할까, 회사에 대해 대략적인 내용만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실제 독자가 알고 싶은 세부적인 부분보다 전체적인 윤곽만을 알려주는 것 같다.

책 내용을 보면, 유니클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몇 가지 나오는데, 그 중에서 핵심적인 것은 우선 ‘플리스’라는 유니클로가 자랑하는 의류 한 점에 대한 이야기다. 바로 이 지금의 유니클로를 만들었다는 옷이다. 판매량은 2,500만장으로 단일 품목으로 이 정도의 판매량이면 단순한 옷이 아니라 국민의류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보다 궁금한 것은 한 개의 의류덕분에 기업 하나가 세상의 주목을 끌게 되었다는 것보다 어떻게 해서 그런 상품을 만들 수 있었는지가 더 궁금하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에 대한 답은 없다. 책에 나온 내용은 매우 우수한 소재를 선택해서 이를 타사가 쫓아오지 못할 정도의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했고 이 덕분에 유니클로가 만든 스스로 만들어 낸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말만 하고 있다.

물론 저자는 이와 같은 가격이 가능했던 원인을 몇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일단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생산했다는 점, 그리고 중국에서도 우수한 업체를 선별해서 그들에게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함으로써 품질 안정화를 꾀했다는 점, 그리고 공장에 상품제작으로 의뢰할 때 생산한 상품 전량을 현금주고 사 왔다는 점, 그리고 한 번에 몇 만 벌 수준이 아닌 십만 단위의 생산물량을 발주함으로써 원가를 더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내용으로는 왜 유니클로가 승승장구하는지 이유를 알기 어렵다. 현재 원가문제 때문에 중국에서 생산하는 회사가 한두 개 인가? 중국이 세상의 공장이 되었다는 말은 곧 수많은 업체들이 중국에서 상품을 생산한다는 말이며, 이는 유니클로 이외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이미 중국에서 자사상품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발주물량을 몇 개의 우수한 업체에 몰아줌으로써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 역시 경영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발주량이 많으면 당연히 생산단가는 떨어지고, 거기에 현금으로 구입하면 더더욱 떨어지고, 그것도 생산물량 전체를 약속대로 구입하면 가격은 더더더욱 떨어진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이와 같은 상식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유니클로만이 그렇게 할 수 있었는가 아닐까. 그런데 거기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가 없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앞에서 말한 세 권의 책을 다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내용들이 비슷한 것 같지만 약간 다른 시각으로 유니클로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니클로를 이해하기 위해 한 회사에 대한 책을 세 권씩이나 볼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렇다면 이 책은 제목에 써 있는 ‘왜 유니클로만 팔리는가’에 대한 답을 독자에게 제대로 주지 못한다고 평가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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