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교수님과 본가에 드릴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들렀다.
대목이라 그런지 백화점 선물코너는 발 디딜틈 없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무엇을 살 지 고민을 하며 선물코너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는데,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터무니없는
가격에 속으로는 부아가 치밀었다.
사과 10개가 10만원, 잣이랑 호두 한움큼씩 들은 선물 세트가 15만원, 한우 세트는 아예 30-40만원부터 시작했다. 강남 한복판에 있는 백화점이라 그러려니 했지만, 매년 명절에 선물을 사러 갈 때마다 속으로는 부아가 치민다. 이것들이 명절이라고 정말 대놓고 바가지를 씌우는구나...라는 생각에 괜히 죄없는 판매원들에게 시비를 걸어보고픈 충동까지 든다.
개인적으로 좀 품질에 걸맞지 않게 비합리적인 가격에 무척 분노하는 편이고, 비싸서 맘에 안들면 안사면 그만이겠지만, 명절에 선물을 하는 풍습(?)에 홀로 반기를 들 자신은 없고, 그렇다고 싸보이는 선물을 할 수도 없어 남들 하는 풍습에 동참하고 있는 나로서는 명절 바가지에 항상 심기가 불편하다.
10만원대 이상만 보다가 초콜렛 몇개 담긴 선물상자가 3-4만원 하는 것이 싸보였다니 내가 이상한 것인지, 우리 사회가 비정상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