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종교 둘러보기 - 10주년 기념 개정판
오강남 지음 / 현암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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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종교에 대한 기본적 연구 없이 종교 간의 대화가 있을 수 없고, 종교 간의 대화 없이 종교 간의 평화가 있을 수 없고, 종교 간의 평화 없이 세계 평화가 있을 수 없다. - 한스 큉 - (p.15)

영국의 인류학자 마레트에 따르면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가장 큰 특징은 인간이 종교적이라는 사실이다. 지구상에 있는 종족 중에 어떤 형태로든 종교가 없는 종족은 없고, 반면에 동물 중에 종교적 신념이나 제의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동물은 아직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종교적 인간`이라는 말이 차라리 더욱 적절하다는 것이다. (p.18~p.19)

바흐는 우리가 종교 체험을 표현할 때 크게 세 가지 형태, 곧 생각으로, 행동으로, 사귐으로 표현한다고 하였다. 이론적, 실천적, 사회적 표현이라는 뜻이다. 이론적 표현이란 신화나 교설, 교리 같은 것이고, 실천적 표현이란 경배나 헌신 등이며, 사회적 표현이란 집단을 형성하고 교파나 교단으로 퍼져나가는 것 등을 말한다. 따라서 바흐의 이론을 따르면 종교란 `체험의 측면`과 `표현의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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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될 거야 아무도 못 말리는 책읽기 시리즈 25
키르스텐 보이에 글, 얀 비르크 그림, 유영미 옮김 / 책빛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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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정착해 비교적 순탄한 삶을 살고 있는 시리아 난민 가족 이야기.

 

저자는 아이들이 극단적인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고려해

정착에 성공한 난민 가족을 소재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이가 겪은 이주 과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돈이 들어있는 짐을 도난당하고,

몰래 탄 기차에서 불시에 표 검침을 당하기도 하며,

어렵사리 정착해 다니기 시작한 학교에선 아이들에게 소외당한다.

 

다만 운이 좋아 짐은 도난당했지만 배는 뒤집히지 않았고,

무임승차란 걸 알고도 눈을 감아 준 검침원을 만났으며

 먼저 말을 걸어주는 급우가 있었기 때문에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일 뿐...

 

지금 이 순간에도 과적 운항 중인 배가 뒤집혀

망망대해에서 목숨을 잃는 난민이,

무임승차를 했다는 이유로 강제로 기차에서 하차당하는 난민이,

끝까지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는 난민이 있을 것이며,

 난민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국가보다 차갑게 거부하는 국가가 더 많을 것이다.

 

그걸 알기에 책 제목처럼 다 잘될 거야..라고 말하고 위로해주고 싶지만

쉽사리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냥 이렇게 책을 읽고 걱정하는 걸로 끝내는 내 삶이

참으로 미안하고, 부끄럽기만 하다.

검표원은 멈춰 서더니 기차표를 보여 달라고 했어요. "승차권을 살 돈이 없었습니다. 우린 시리아에서 왔어요." ---(중략)--- "돈이 없어요? 시리아에서 왔다고요?" 검표원도 영어로 물었어요. 아빠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러자 검표원은 아빠의 팔에 한 손을 얹더니 미소를 짓고는 "행운을 빕니다."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다음 칸으로 옮겨 갔지요. 모두들 믿기지 않아서 한동안 가만히 있었어요. 잠시 후 아빠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씩씩하게 말했어요. "여기 사람들 이렇군그래! 이제 다 잘될 거야." (p.37~p.38)

책을 읽어주자 아이들은 곧바로 자신들이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물었어요.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비행기 폭격 같은 커다란 사건이 아니었어요. 아이들은 라하프가 인형 롤라를 빼앗긴 일을 가장 안타까워했어요. 많은 아이가 라하프에게 새 인형이 생겼냐고 물었지요. 없으면 자기 인형을 보내주고 싶다고 말이에요. (p.61 저자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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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두 얼굴 -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테라피
최광현 지음 / 부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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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일수록 나에게 상처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힌 일은 금방 잊혀지지만

가족에게 받은 상처는 평생을 걸쳐 잊혀지지 않고

심지어 나의 가족과 자녀에게 대물림되어 죽은 후에도 흔적을 남긴다.

더구나 내가 받은 상처는 대를 이어 내려가면서 더욱 크고 깊은 흉터를 남길 수도 있다.

 

이 책은 내가 현재 가족과 겪고 있는 갈등의 원인을

결혼 전의 원 가족에게서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방법이라 해서 구체적인 사례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읽어가다 보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나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인문학 또는 심리학 서적이라기엔 너무 말랑하고,

수필이라기엔 다소 무거운 주제가 좀 어중간하긴 하지만

나와 나의 원 가족, 지금의 내 가족을 돌아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최근에 읽은 심리학 관련 책들 중에서는 가장 흥미로웠다.

독일의 아동심리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부모와 아이의 진실한 만남을 이어주는 `붙들어주기 요법`을 창시한 이리나 프레스코는 아이들과 사이가 좋은 아빠는 단순히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다정한 아빠가 아니란다. 무엇보다 아내와 사이가 좋은 아빠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영역은 엄마의 영역에 속한다. 아빠가 아이들과 사이가 좋으려면 이것을 암묵적으로 지지해 주는 엄마가 있어야 한다. 가족 안에서 늘 외롭고 자기 자신이 단지 돈만 벌어다 주는 존재라고 느끼는 아빠들은 빨리 아내와의 관계부터 회복해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과 가까워지는 것을 아내로부터 허용받아야 할 것이다. (p.129)

`문제아`의 역할을 맡은 자녀는 억울하게도 여러 가족 문제의 원인 제공자로 비난받는다. 한번 문제아로 지목된 자녀는 가족 안에 야기되는 긴장과 불안에 극도로 예민해져서 식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욱 비난받을 짓을 하는 식으로 반응한다. 역설적이지만 문제아는 나쁜 짓을 함으로써 가족이 느끼는 불안과 분노를 자신에게 돌리게 만들어 가족의 결속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족은 희생양의 역할을 통해 일시적인 평화와 안정을 갖지만 가족 희생양이 된 자녀는 죄책감과 열등감 그리고 높은 불안감을 피할 길이 없다. (p.139)

모든 자녀가 희생양의 역할을 골고루 떠맡는 것은 아니다. 희생양이 되도록 `선택`된 자녀가 있기 마련이다. ---중략--- 희생양이 된 자녀는 감수성이 예민하고 겁이 많은 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부모의 고통스런 상태를 재빨리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하고, 죄책감을 과도하게 갖고,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만큼 겁이 많고 조화를 갈구하는 아이인 경우가 많다. (p.139~p.140)

부모가 자녀에게 베푸는 사랑은 아무런 기대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이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식으로든지 `본전`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부모는 자녀에게 무조건적으로 베풀고, 자녀는 다시 부모가 되어 그것을 자신의 자녀에게 돌려주면서 돌봄과 베풂이 세대를 통해 내려가는 것이 결국 인류의 삶을 면면히 이어지게 하는 기본 원리이다.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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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천국일까?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14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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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천국에서 뭐 할까?"라는 공책이 발견되면서부터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자기 무덤이 어떤 모양이었으면 좋겠는지, 천국과 지옥은 어떤 모습일지 등 자신의 예측과 소망을 담아 죽음에 대해 글과 그림을 남겼다. 손자는 이 글과 그림을 보면서 할아버지가 죽음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였을지 궁금해하고, 자신도 할아버지처럼 죽음에 대한 공책을 만들기로 한다. 그리고 공책 내용을 적어가다가 알게 된다. 천국에서 하고 싶은 일과 지금 하고 싶은 일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직은 어린 아이들에게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게 망설여지기는 한다. 하지만 대여섯 살 때부터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아이들도 허다하고, 애완동물부터 친척까지 죽음을 겪을 일이 없진 않기에 이렇게 그림책으로나마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할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책의 마지막, 천국에서 하고 싶은 일과 지금 하고 싶은 일이 다르지 않다는 말은 어른인 나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결국 웰빙과 웰다잉은 한 줄로 연결되어 있는 것... 하루하루를 즐겁게 열심히 사는 게 후회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아이들 그림책을 통해 다시금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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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풀꽃도 꽃이다 - 전2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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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길고, 지나치게 등장인물이 많고,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지나치게 훈계조다.

 

현 세태를 반영한답시고 구겨넣은 아이들의 비속어는

현실감을 준다기보다 지나치게 작위적이라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교육문제에 대한 비분강개가 지나쳐

작가는 소설이 아니라 일장연설을 하고 있고,

책을 읽는 독자는 선생님께 꾸중듣는 학생 같은 심정이 되고 만다.

 

소설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과 의견이 담긴 에세이였다면 오히려 좋았을 텐데,

읽는 내내 아쉬웠다.

지나친 것이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안타깝게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다.

"엄마들 사랑? 그거 자식들 죽이는 독약이에요.? (1권 p.114)

`엄마, 제발 생각을 좀 바꿔. 엄마와 난, 엄마와 딸의 관계일 뿐이지 내가 엄마의 소유물은 아니야. 엄마는 엄마고, 나는 나고, 엄마는 엄마의 인생을 살고, 나는 내 인생을 사는 거야. 서로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거라고. 엄마들은 다 대학 나왔으면서도 왜 그 쉬운 걸 구별할 줄 모르는지 몰라." (1권 p.230)

자신은 그나마 좋은 일 때문에 따를 당해도 이렇게 외롭고 슬픈데, 가난하다고, 못생겼다고, 뚱뚱하다고, 말을 좀 더듬는다고, 몸집이 작다고, 공부를 못한다고, 어리버리하다고 따를 당하는 애들은 얼마나 외롭고 억울하고 슬프고 분했을 것인가. 이제야 그런 아이들이 너무나 불쌍하고 가엾게 여겨졌다. (1권 p.270~p.271)

교육이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의 실천이었다. 지식의 일깨움이나 전달은 그다음이었다. 그런데 세태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그 반대로 세찬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아니, 그 반대라고 할 수도 없었다. 공부가 강조되고, 경쟁이 신봉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은 실종되어 그 자취가 묘연했다. (2권 p.90)

고민이 생겼을 때 누구와 상담하느냐는 질문에 학생들 40.2퍼센트는 `친구`라고 응답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0.9퍼센트였다. 그런데 60퍼센트의 아버지들은 아이들이 자신을 대화 상대나 상담 상대로 생각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면 엄마는 얼마였을까? 엄마는 아예 없었다. --- <중략> --- 그러나 엄마만 버림받은 존재가 아니었다. 아이들은 선생도 가차 없이 버려 상담 대상으로 0.1퍼센트도 나오지 않게 해버렸다. (2권 p.137)

전후의 혹독한 굶주림 속에서 ‘넝마주이‘라는 가난한 청소년들이 도시의 청결을 해결해 주는 보이지 않는 공을 세웠듯이 오늘의 가난한 청소년들도 법이 보장하는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우리 사회의 밑바닥 경제를 그렇게 떠받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업주들만 가엾은 청소년들의 노동력을 갈취하는 것이 아니었다. 돈이 돌고 돌듯 우리 사회, 우리들 모두가 그 갈취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었다. (2권 p.212)

민주주의는 교실에서부터 - 문병란 -

민주주의는 / 교실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교사는 진실을 말해야 하고 / 학생들은 그 진실을 배워야 한다.
교단은 비록 좁지만 천하는 굽어 보는 곳
초롱한 눈들을 속여서는 안 된다.
자유로이 묻고 / 자유로이 대답하고
의문 속에서 창조되는 진리
아니오 속에서 만들어지는 민주주의
외우는 기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일등짜리만 소용되는 출세주의 교육
꼴찌를 버리는 교육이어서는 안 된다.
일등하기 강박관념에 시달리다 음독 자살하고
참고서 외우는 죽은 교육 싫어서 목을 매달고
점수에 납작 눌려 있는 초조한 가슴들
교실이 감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친구의 목을 누르는 경쟁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모이면 오손도손 정이 익어가고
눈과 눈들이 별이 되는 꽃밭
서로의 가슴에 사랑의 강물이 흐르는
교실은 너와 내가 하나 되는 공동체
각기 다른 빛깔로 피는 꽃밭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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