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감시자 맛있는 책읽기 45
신채연 지음, 김수연 그림 / 파란정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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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제일 좋은 초등 4학년 동훈이와 엄마의 갈등을 그린 동화이다. 구성이 치밀하진 않지만 무조건 감시하고 통제하는 게 능사가 아니란 걸 깨달아가는 엄마, 자율적인 조절과 관리가 중요하단 걸 인식하는 동훈이의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결말이 조금 어설프게 느껴지는 건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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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마래 - 제14회 마해송 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56
황지영 지음, 안경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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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래의 엄마는 작가, 아빠는 사진작가. 마래가 태어날 때부터 육아 블로그를 운영해왔다. 작가인 마래 엄마는 '사교육 없이 공부 잘 하는 아이, 마래' '숲 속에서 자라는 아이, 마래'라는 책을 통해 육아, 교육전문가로 명성을 얻게 되고 강연 요청도 받게 된다. 앞으로 1년간 마래 학교를 쉬게 하고 홈스쿨링을 하며 캠핑카를 타고 전국일주를 할 계획도 갖고 있다. 캠핑카 전국일주 얘기는 마래를 주인공으로 한 책으로도 출판될 예정이다.

하지만 마래는 숲보단 아늑한 방이 좋고 캠핑카 전국일주보단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며 평범하고 안정된 삶을 살고 싶다. 속도 모르고 자신을 부러워하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블로그에 공개된 포장된 삶이 아니라 자신의 속마음과 진짜 모습을 공개하는 마래, 하지만 평생친구라 생각하고 고백했던 서로의 비밀들이 공개되고 셋의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이 책은 마래 이야기 외에도 가정불화로 힘들어하는 다은이, 아동학대를 당하는 결이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보이는 삶이 그의 진짜 모습이 아닐 수도 있음을 환기시킨다. 과도한 사교육 때문에 힘든 줄로만 알았던 다은이는 사실 험한 욕설을 하고 물건을 던지기까지 하는 엄마 아빠의 부부싸움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이였고, 늘 차분하고 단단한 내면을 갖고있는 것 같았던 결이는 아빠의 매질을 견디는 아이였던 것이다.

무심결에 공개된 다은이의 비밀을 시발점으로 아이들은 서로의 비밀을 폭로하며 상처입히고 또 상처를 입기도 한다.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방법은 교활하고 악의적이어서 아이들은 그 상처를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고 멀어져간다.

하지만 때론 시간이 약이 되기도 하는 법... 상처를 통해 단단해진 내면을 갖게 된 세 아이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아직 여전하다는 걸 알게 되고 다시 평생친구로 돌아간다.

어쩌면 보여지는 나와 진짜 내가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차이가 본인의 선택이 아니라 부모로 인해 만들어진 거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마래, 다은, 결이는 부모 때문에 생긴 비밀, 부모로 인해 가려진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시작은 폭로였고 모함이었고 의심과 오해였지만 아이들은 그 상처를 온전히 견디며 진짜 자기 모습, 진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찾아 나간다.

결말이 살짝 성급하고 어설프게 느껴지긴 하지만 이야기는 참신하고 진지하다. 그러면서도 무겁지 않고 재치와 발랄함을 잃지 않는다. 부모와 함께 읽고 얘기를 나누기도 좋고 학교에서 한 학기 한 권 읽기용으로 활용하기에도 좋은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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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들이 마을 힘찬문고 53
류성렬 지음, 정성화 그림 / 우리교육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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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앞부분만 읽어주려다가 내가 홀딱 반해서 끝까지 읽어준 책이다.

꿈과 현실을 오가며 펼쳐지는 얘기인데 이야기 구조가 복잡하고 꿈과 현실에서의 인물 또한 다양하게 얽혀 있어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동화라 보기 힘든 깊이 있는 묘사와 상징에 한번 빠지면 감탄하며 읽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특히 작가가 사투리를 실감나게 글로 옮기고 요즘은 잘 쓰지 않는 순우리말을 정성들여 발굴해 이야기 속에 녹여낸 점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 때문에 몇몇 표현은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문장의 앞뒤를 살피며 의미를 추측하고, 정 낯선 낱말은 찾아가면서 읽는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초등 5학년인 딸은 손바닥이 축축해질 정도로 긴장하기도 하고, 안타까움에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눈물을 쏟기도 하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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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게 - 제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53
이나영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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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가 이 세상에서 오직 너만 쓸 수 있는 십 분을 줄 거다. 그 대가는 네가 진심으로 행복했던 때의 기억이야. 어때, 거래를 하겠니?'

학원에, 숙제에, 시험준비에 늘 쫓기듯 바쁘게 지내는 윤아에게 시간 가게의 할아버지가 거래를 제안한다. 윤아는 급한 마음에 거래에 응하고 별 것 아니라 생각했던 기억들이 실은 삶을 지탱하는 큰 가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실 책 자체는 상을 받은 작품이라기엔 살짝 밋밋하지만 아이들이 삶의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생각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초등 5학년 딸에게 너라면 거래를 하겠는지 물으니 단칼에 하지 않겠단다. 행복한 기억을 잃고 싶지 않고, 시간이 더 생겨도 딱히 급하게 할 일도 없다나...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힌 채 살고있는 게 아닌지 또는 아이에게 그럴 것을 강요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았다.

미래는 결국 수많은 현재의 집합,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미래에도 행복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소재와 주제 면에서 모모, 한밤중 달빛 식당, 통조림 학원 등과 살짝 겹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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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해?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마리안느 머스그로브 지음, 김호정 옮김, 셰릴 오르시니 그림 / 책속물고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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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루시는 평범한 여자아이다. 종종 말썽을 부려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꾸중을 듣기도 하지만, 버릇없이 반항하는 법은 없다. 오히려 속으론 억울해도 벌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내키지 않는 사과를 할 줄도 아는 착한 아이다.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동생을 걱정하는 속 깊은 누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른들은 루시가 부리는 말썽의 결과만 보고 그 이유는 묻지 않는다. 루시가 하는 말을 믿지 않고 무서운 말로 협박을 하며 야단을 치기도 한다. 사소한 장난이나 실수가 꼬이고 확대되는 상황에서 루시는 자신이 정말 나쁜 아이인지 걱정하고 정말로 큰 벌을 받게 될까봐 두려워하게 된다.

결말은 훈훈하게 마무리되지만 읽으면서 나도 루시의 고모할머니처럼 아이에게 냉정하고 내 기준을 강요하는 사람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착하다는 건 어른의 말에 고분고분한 걸 말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옳다고 판단한 걸 강단있게 실천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루시는 착한 아이가 맞고, 내 아이도 그런 사람으로 커나갔으면 좋겠다.

아울러 스스로 판단하고 실천하는 착한 아이는 아이에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아이의 말을 믿어주는 어른이 있어야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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