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왔으면 하고 바라고 또 바라던 책 케루악의 <on the Road>가 드디어 번역되었다. 을유문학사가 먼저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민음사에서 잽싸게 번역본을 내놓았다. 띠지에 국내최조 정식완역본이라고 나왔는데 정식은 아니어도 완벽본은 있었는지, 완역본은 아니어도 번역본은 있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아무튼 YES24에서는 지난 주 부터 나와서 구매가 가능했는데, 알라딘은 이제야 등록이 된 모양. 두권으로 나와서 조금 아쉽지만. 쳇 할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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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은 사람>을 리뷰해주세요.
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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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이라는 작가가 있다.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 작가인데 - 아무래도 장편이 적어서 인듯 하기도 하다-  꽤 작품을 부지런하게 쓴다. 사실 그의 책을 읽은 계기라고 해야하나 그런거, 대학 시절 도서관을 뒤지던 중 우연히 손에 잡게 되면서 읽었다인데, 그 한권이 깜짝 놀랄 정도로 멋진 작품이었다. 사실 멋진 작품이라는 표현보다는 내게는 절절하게 읽었다는 표현이 더 맞는 작품이다.

 

절절함이라는 감정을 다른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까 싶다. 구제적이고 애쓰고 애써서 단어를 골라보면 이런 식이다.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가족이 생각하고, 가슴이 조금 따끈해지고, 확 화가 치밀다가도 묵묵히 다음장을 팔랑거리며 넘기고 있는 이런 식 말이다.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그야말로 애증이라는 단어를 고르고 고른 그런 느낌 말이다. 줌파 라히리의 첫 책 <그저 좋은 사람>을 읽고 책 장을 넘기면서 그런 기분을 느꼈다. 이런 감정을 외국 작가에게서도 느낄 수 있구나.

 

줌파 라히리 속의 주인공들은 인도와 미국 그 어느 곳에도 뿌리를 두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인도에서 부럽지 않은 인생을 꾸리며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적어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고 살아가는 이민 1,2 세대 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민자라는 사람들이 으레 겪은 것처럼 인도와 미국 그 어디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 인도에 대한 향수와 미국에 대한 적응, 명절이 되면 지구 반 바뀌 떨어져 있는 가족을 그리고 인도 이민자들과 고집스럽게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그들의 모습. 하지만 <그저 좋은 사람>은 그런 단순한 이민자의 문화 넘나들기가 아니다. 그 안에는 한꺼풀만 벗겨내면 집안에서 벌어지는 아버지와 자식의 이야기, 그 누구도 모르고 있었던 어머니의 숨겨진 이야기가 주르륵 펼처져 나온다. 이민자라는 배경이 책을 읽는데 조금은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그런 외피는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도입부 이상도 이하도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 재미있는건, 그의 여러가지가 섞여 있는 이야기를 쭉 읽고 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상이 비슷하게 박혀있다는 것이다. 적당히 건조한 문제와 섬세한 듯 하지만 적당히 건조하게 말려진 배경, 대화가 배제되고 1인칭 적인 인물의 생각을 통해서만 소설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 이곳저곳을 끝없이 맴도는 듯한 그래서 어디에도 정착할 수 없는 인물들. 제목과 사건이 다를 뿐 줌파 라히리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한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일상에 대한 이야기, 가족이나 자족을 대신할만큰 친밀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 결국 같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변주하면서 때로는 희망을 때로는 조금은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을 느끼는 것이다.

 

굳이 희망을 찾고자 이 소설집을 읽는건 아니다. 다만, 조금은 건조하고 담백하지만 그것이 일상임을 느끼고 보여주고 싶을 뿐이고, 그 의도는 100 퍼센트 적어도 나에게는 전달되었다. 때로는 라이터를 주머니에 넣고 석유를 온 몸에 끼얻은 상태로 바라보는 노을이 가장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걸, 지금 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손에서 빠져 나가는 기분을 그것이 가감이 없는 일상임을 그는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가볍게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와 한동안 이 소설만 생각하게 한 소설 <그저 좋은 사람>이다. 분명 최고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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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어느 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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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를 금하노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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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엄한 가정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에는 회초리도 맞아봤고, 손을 들고 벌서는 일도 해봤고, 아버지가 무서워 - 정말 무서웠다 - 내가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마음을 먹은 이면에는 어쩌면 이 영향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항상 아버지는 심각했다. 그랬다. 이제는 머리가 다 큰 친척들을 가끔 만나 이야기하면 이렇게 심각한 아버지는 집안의 가풍이라는 생각을 공유한다. 그들의 아버지와 내 아버지는 모두 엄격한 전형적인 한국의 아버지 상이었다. 그는 지금에서야 이야기를 하곤 한다, 자신의 집안이 아버지들이 조금은 자유롭고 여유로운 분위기라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어린 시절 경험했던 엄격하고 보수적인 아버지 탓인지 난 지금도 엄격함이라는 단어가 많이 부담스럽고 때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래서 난 나와는 다른 가정 이야기가 항상 궁금하다. 아니 목마르다.

 

<고등어를 금하노라>는 한국보다 독일에서 더 긴 35년을 산 한 여인과 그녀의 가족이야기이다. 엔지니어 남편과 아들, 딸과 함꼐 살고 있는 그녀의 삶은 내 기준에서는 독특함 그 자체이다. 아이들과 가정을 위해 직업적인 성공의 일부를 포기해야하고, 돈 때문에 싫은데 밀하지 말고,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며 살고 싶다는 그녀와 그녀의 가족 이야기는 내게 신선함 그 자체이다. 책은 아이들을 축으로 하는 가족의 이야기에 절반을 할애했고, 나머지 반에는 그녀가 독일에서 긴 시간 외국인으로 - 그녀는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살면서 느끼는 독일사회와 한국 사회에 대한 속깊은 이야기들에 할애했다.

 

아이들과을 기르면서 들려주는 그녀의 일상 이야기들은 그녀과 가족들의 삶의 원칙을 보여준다. 인간으로 품위있게 살기 위해 조금만 포기하면 되는 삶을 실천하고, 그 실천을 자신의 자녀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는 평범하게 살 수 있는 선택의 권리를 주되 다양한 삶의 방식과 가능성이 있다는걸 항상 알려준다.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도 곰곰히 들어보면 이 과정의 연속이다. 사실 한국에서 평범(?)하게 자란 내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이들의 가정을 이끌어 가는 방식은 단순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이 원칙을 축으로 삶을 그런 삶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이 '고등어를 금하노라'인데, 내륙 지역인 독일에서 바다생선인 고등어를 먹는건 지극히 변태(?)적이라는게 그들의 삶의 방식이다. 가까운 곳에서 직접 기르는 것들을 먹고 낭비하지 않고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그들의 의지이다.

 

뒷 부분에서는 지금 독일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해 놓았다. 올해로 독일은 통일 20주년을 맞았다. 그런 독일 사회에서도 다양한 삶의 계층이 있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사회문제가 있다. 특히 그녀는 우리는 아직 피부에 닿지 않는 이민자 문제를 한국이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라 제안한다. 전후 독일을 복구하기 위해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면서, 그들의 존재를 외면했을 때 벌어지는 문제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특히 전후 독일의 역사 청산 과정과 그 안에 있는 독일인의 역사에 대한 관념이 인상적이었다. 일본에 대한 대조가 함꼐 들어가면서 그녀는 일본이 과거사 청산을 시작할 떄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하는 시점임을 지적한다.

사실 난 <고등어를 금하노라>가 가벼운 에세이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저 젊은 시절 독일로 이주해 이제는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중년의 아주머니가 쓴 소소한 가정사일 것이라고. 반을 맞았고 반을 틀렸던 예측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독일에서 35년을 산 외국인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상에 조금은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 방식을 한번쯤 고려해볼만함을 알려준다. 그리고 멀고도 먼 독일이라는 나라가 겪은 여러 사건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무엇을 준비하고 배워야 하는지를 꼼꼼하게 서내려갔다. 가벼울 것으로 생각해 편하게 읽기 시작한 책이나 그 안에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들이 풍요롭게 들어가있음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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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복을 꿈꾸거든 버려라
    from 날아라! 도야지 2009-11-19 14:27 
    고등어를 금하노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임혜지 (푸른숲, 2009년) 상세보기 경제력과 행복지수는 비례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통계청이 발간한 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IMF 집계치 기준 9,291억 달러로 세계 15위에 올랐다고 한다. 반면 영국 신경제재단이 전세계 143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행복지수(HPI)는 68위를 차지했다. 이 행복지수의 평가항목은 경제적 요인, 자립, 형평성, 건강,..
 
 
 

 

대학에서 헌법 수업을 들은적이 있었다. 사실 대학에서만 들을 수 있는 수업이고 이때가 아니면 언제 또 들어보겠냐 싶은 마음에 청강생으로 들어가서 수업을 들었다. 법학과 수업 중에 들은 거라고 그거 하나 밖에 없어서 인지 내게는 헌법에 관련된 이야기는 다른 어떤 법 이야기보다 재미나게 다가온다. 그래서 가끔씩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서 가서 최근 판결문을 보곤 하는데 이번에는 한창 말이 많았던 신문방송법에 대한 헌재의 판결이 나왔다.

'술을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누군가의 비아냥처럼, 이번 판결은 다소 답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아치 성문법 국가인 대한민국이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건 관습법'이라는 논리를 들어댄 것과 같은 그런 아찔함이라고 해야하나. 조금 다른 말이지만 언제부터 대한민국이 영미식의 관습법 국가가 되었단 말인가, 엄연히 한국은 독일 계통의 성문법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란 말이다.

아무튼, 이번 신문법 판결의 요지는 철차상 하자가 분명 인정되기는 하나, 일단은 다수결원칙과 같은 민주주의 대의 원칙에 어긋난 것이 아니고, 또한 그 입법은 입법부의 소관인지라 입법부를 존중하여 차후 이 법은 입법부에서 알아서 하라는 내용이었는데, 조대현 송두관 재판관의 판결을 빌리면 헌법 재판소의 사명을 포기한 것과 같은 판결이라는 말이 가장 적합하다. 입법부에서 문제가 생겨 그 권한을 가리고, 법의 유효성을 묻기 위해 온 헌법재판소에서 나온 판결이라는 것이, '문제가 있기는 한데, 너희들이 법을 만드니까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라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결국 어떤 식으로 법이 재정되더라고, 결국 다수결과 회의공개원칙정도가 지켜지면 어느 정도의 절차적 하자는 상관이 없이 법으로 인정하겠다는 헌법 재판소의 의지가 담긴 판결이다. 다수결이라는 그 원칙에 사회가 매몰될 떄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한국 사회는 익히 경험했음에도 말이다. 누구를 위한 헌법이고, 무엇을 위한 법이며, 무엇을 위한 판결이란 말인가. 결국 어느 쪽의 편에도 서지 못한 헌법 재판소가 딴에는 제대로 줄타기를 했다고 내놓은 판결인듯 하나, 두고두고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건 관습법'이라는 판결과 더불어 오래도록 두고두고 기억될 판결을 하나 만들어낸 샘이다. 장하다. 대한민국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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