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네이트의 한줄 글에는 이런 말이 적혀있다.

 

... 피라미드를 오르는게 아니라 계단을 걷는 중

 

 

 

 

무슨 말이냐 하면, 회사가 조직개편을 한지 지금 한달 정도가 지났다. 이 한달 동안 조직을 이동한 사람들은 전혀 다른 분야를 배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번뇌(?)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랄가. 나도 그렇지만, 이 회사의 일은 회계라는 걸 이해하지 않으면 굉장히 기계적인 일을 하게 되는 구조이고 또 다들 회계를 어느 정도 이해하기를 요구한다. 덕분에 괘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 우연히 저런 말을 하게 된거다. 우리 일이라는건, 피라미드를 오르는게 아니라 계단을 걷고 있는거라고

 

근데,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난 회계일이라는게 수학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학교 다닐 적 수학도 참 재미나기는 한데 어지간히 속을 섞였던 이유가 도무지 한번 봐서는 잘 이해가 안되고, 납득도 안되는데 문제는 풀어야 하고, 답답하고 갑갑했다. 그런데, 기막힌게 그런 일이 반복되고 쌓여가면 어느 순간 그게 이해가 되더라는거다. 아 그래서, 정규분포 (이 얼마만에 들어보는 추억의 단어인지..) 가 의미있는 거였구나,  아, 그래서 미적분이 의미가 있는거였어 라고 생각하게 되는거랄가.

 

그래서 생각했다. 수학은 계단을 걷는것과 비슷하구나, 평지를 한참 걷다보면 다음 단계로 휙 올라가게 되는 그런 구조구나. 피라미드는 오르는건 내가하고 있는 일이 그래도 위로 오르는걸로 보이는 그런 구조인데, 난 피라미드를 오르고 있다고 생각하고 어쩌면 오르고 싶어하지만 사실 난 계단을 오르고 있는거구나 라고. 지금 내가 힘든건 그 계단의 평지를 걷고 있기 때문이고, 정말 힘든건 계단의 다음 단계로 올라가려는 그 턱밑에 있어서 그런거구나.

 

비단 수학의 문제가 아니고 일의 문제가 아닌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생각했다. 일도 그렇고, 어쩌면 사는건 그런거 인지도 모르겠구나. 내가 살아가면서 했던 일들이 피라미드처럼 한번에 바로바로 반영되고 하는게 아니라 계단처럼 반영되는거구나. 내가 지금 힘든건, 다음 계단으로 오를려고 바로 그 계단 턱밑에 와있기 때문인거구나. 라고.

 

사실 다른 사람을 위로(?) 하려고 해준 말이었는데, 내가 위로 받은거 같은 이 기분은 뭘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logger 2012-07-05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공유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블로그를 사랑 해요.
매우 양호합니다. ^^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내 옆자리에 앉았던 친구는 그룹 GOD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녀는 그들이 등장한 잡지를 모아 다이어리 한권은 족히 채웠고, 그들의 잡지도 포장한 필통을 직접 만들어 - 그렇다 만들어가 맞다 - 들고 다닐 정도였다. 그녀의 CD 플레이어나는 - 어쩌면 MP3였을지도 - 그들의 노래 뿐이었다.


 

그래서 난 그들이 싫었다.

 

오매불망 그내들을 좋아하는 친구가 정신없어 보이기도 했지만, 도무지 어떤 음악을 추구하는지 잘 모르겠는 그들의 음악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냥 TV에서 이런저런 예능을 통해 얻은 인기가 가수라는 본업까지 이어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보면 지금도 소위 아이돌에 대한 내 인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예전 내가 학창 시절 아이돌은 노래는 그래도 잘 하면서 예능도 잘 하는 사람들을 키우려고 했다면, 요즘은 아예 철저한 분업화 시스템을 통해서 노래를 하는 사람과 예능을 맞는 사람으로 분업화 되어 있다고나 할까. 예전에는 아이돌을 카테고리에 넣는다면 가수 쪽에 넣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가수도 연기자도 아닌 새로운 카테고리로 나에게는 느껴진다. 어쩌면 이게 소위 트랜드 인지도.

 

어제 어플을 이리저리 확인하다가 신화 10집이 나온걸 알았다. 'The Return' 이번 정규 10집의 이름이다. 먼저 반가운 마음이 든다. 세상에 신화야 신화, 그 신화가 이번에도 앨범을 냈어. 라는게 처음이다. 1번 트랙부터 쭉 들어가는데  - 내가 이들의 음악을 1번 트랙부터 쭉 들은건 이번이 태어나서 처음이다 - 세상에 20살에 들었던 그들의 음악과 다른 듯 하지만 많이 비슷하다. 이건 평균나이 서른살에 할 음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낫뜨거운게 아닌가 싶지만, 곧 생각을 바꾼다. 머 그러면 어떠랴.

 

고등학교 때도 대학에 다닐 때도 그들이 솔로 활동을 하고 영화, 드라마에 나와도 대면대면했던 그들이다. 군대를 가는구나 싶었는데 어느 사이에 6명이 다 흩어졌다가 다시 모였다. 스무살에 알았떤 그룹 중에 지금 다시 모여서 Return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앨범을 내는구나. 이야, 먼가 마냥 나쁘지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건 왜 그런지 모르겠다.

기념으로 예전 앨범들도 무지 낯뜨겁지만 들어봐야겠다.

아 어색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2-03-26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8집까지인가 신화의 앨범을 다 샀었어요. [해결사]를 어찌나 좋아했었는지. [only one]에서 그들이 다들 몸을 키우고 나와서 노래를 불렀을 때는 아아 진정 남자로구나 하고 쑝 갔었지요. 제게는 HOT 도 젝스키스도 안중에도 없었어요. 신화는 늘 그들의 위에 있다고 생각했었죠. 지금 하루님이 올려주신 앨범을 링크따라 들어가보니 3만장 한정판매라고 하네요. 으윽.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 어쩌죠?

그들의 무대를 보고 싶어요. 스무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돌들이 무대를 꽉 채우는 가요프로그램에서 그들의 무대를 보고 싶어요. 예전만큼 그들을 좋아할 순 없을것 같지만 그래도 보고 싶네요.

하루 2012-03-26 13:40   좋아요 0 | URL
전 신화를 꽤 싫어했던 사람이었는데, 뭐랄까 감개무량하다랄까?
우와 정말 군대라는 벽도 넘고, 나이라는 벽, 소속사라는 벽을 다 넘었구나.
정말 대단하고 대견하다라는 마음이랄까요.

마구 응원해주고 싶어요. :)

+ 음 지나친 팬심을 억제 시켜 드리고자 3만장 한정으로 안내하는 사진 대신 제가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으로 바꿨어요!!!
 
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하철에서 대문짝 만한 이선균과 김민희의 얼굴이 들어왔다. 두 주인공의 얼굴은 별 표정이 없어서 감흠이 없었다. 약혼녀를 찾아야 한다는 이선균의 표정도 별반 절박함이 없고, 나를 찾지 말라는 카피의 김민희는 무표정에 가까웠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 생각했다. 앗 그 화차(火車)인건가. [모방범]으로 한국에서 정점을 찍었던걸로 보였던 그녀가 돌아온 것이다.

 

소설은 사라진 약혼녀를 찾아달라며 약혼자가 형사에게 찾아온다. 형사는 업무중 입은 부상으로 재활치료 중이며, 찾아온 약혼자는 지금은 죽은 아내의 먼 친척이다. 평소 왕래가 있던 살가운 사이가 아닌데 자신에게 이런 부탁을 하니 거절을 하기도 수락을 하기도 애매한 의뢰. 결국 '일단 한번 알아보기는 하겠다' 라는 마음으로 의뢰를 받아 시작안 약혼녀 찾기. 천애 고아인 그녀가 사라진 계기는 약혼자와 혼수물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던 중 신용카드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 와중에 그녀가 과거 파산한 경력이 있다는 사실이 때문이다. 그녀는 이유를 설명해주겠다는 말로 약혼자를 집으로 보내고는 다음 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흔적도 없이. 파산이라는 흥미로운(?) 과거를 가졌지만 약혼녀를 포기할 수 없는 남자는 그녀를 찾아달라고 이 형사를 찾아온거다.

 

형사는 그녀의 과거를 더듬어 간다. 그녀가 일하는 곳, 과거에 일했던 곳, 그녀가 살았던 곳, 그녀의 친구. 그녀의 과거를 하나하나 더듬어 가면 갈 수록 이상한 일 투성이다. 그녀가 파산했을 당시 도와줬던 변호사는 말한다. 파산이라고 하면 그녀가 방탕한 생활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녀는 그때 말했다고. '단지 그냥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현실과 그 현실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환상을 주고 있는 현재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변호사의 지적은 오래 곱씹을만한 하다.

 

카드를 사용하고, 카드 빛이 들고, 사채를 쓰게 되고, 궁극에는 파산까지 하게 되는 현대의 경제 악순환을 사회는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지만, 정말 순전히 개인의 책임이라는 말로 넘길 수 있는 문제일까. 끊임없이 소비를 조장하고, 그 소비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만, 현명하게 소비를 하는 방법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과연 사회는 '니가 현명하지 못해서 그런거야'라는 말로 책임을 털어버릴 수 있는걸까.

 

소설에서는 형사는 한 여인의 과거를 추적하기 시작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두 여인의 삶을 추적하게 된다. 형사는 두 여인의 삶을 더듬어가며 전혀 상관없는 것 같았던 두 사람이 실은 비슷한 사람이었음을, 그리고 그게 이 여인들의 비극이라는 점을 생각한다. 자신의 삶을 좋아하지 않았던 한 여인과, 그런 그 여인의 삶을 원했던 하지만 그녀의 삶의 진실을 알았다면 원하지 않았을 또 다른 여자. 그리고보면 그리스 비극은 항상 그랬다. 주어진 운명을 미리 알았고, 그 운명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할 수록 그 예정된 운명대로 삶이 따라가는 그래서 파멸을 향하게 되는 그 비극처럼, 여인의 삶도 그 비극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리고보면 그녀의 삶은 제대로 그리스 비극인 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2AM이라는 가수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지만 -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이다 -

이 앨범 제목을 듣는 순간 너무 깜짝 놀랐다. 어떻게 앨범 제목을 이렇게 지을 수가 있는거지.

 

앨범 제목이 F.Scott Fitzgerald's way of love라니.

지금까지 이런 제목의 앨범은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지.

앨범 자켓과 저 문구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타이틀 노래만 들어봤는데, 그냥 난 너무 저 앨범 제목을 본 순간부터 어떤 노래든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 좋구나~ 이러고 있다.

 

그런데 지금 이 그룹을 검색하다가 싫어하는 사람을 발견했다.

세상에 저 사람이 속해있는 그룹이 이런 이름을 붙인 제목을 들고 나오다니. 믿을 수 없어!

라고 외쳐본다.

 

 

***********

 

지지난 주부터 OCN에서 셜록홈즈 시즌 2(아직도 이게 진짜 시즌2가 맞는지 구분이 잘 가지 않지만) 를 방송해서 보고 있었는데, 오늘은 시즌 2의 마지막 회였다. 역시나 모리아티 교수와 격투(?)를 벌이다가 셜록 홈즈가 죽는 장면으로 시즌을 맺고 있다. 솔직히 원작 소설을 읽었을 때는 이제 드디어 끝이로구나. 싶은 마음이 더 컸는데, 그 장면을 영상으로 보니 조금은 달랐다.

솔직히 얼마전에 개봉한 영화 <셜록 홈즈>에서는 그녀가 등장을 해도, 모리아티 교수가 등장을 해도, 셜록 홈즈가 폭포 아래로 추락을 해도 - 그리고보니 꽤 원작에 영화는 충실했군 -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번 드라마는 절절하기까지 하다. 현대극으로 옮겨오면서 스토리 각색을 뛰어나게 잘했다고 보면서 게속 생각했는데, 이번 편은 극적인데다가 절절하기 까지하다. 왓슨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니 '셜록 어서 가서 왓슨에게 죽지 않았다고 알려줘!'라고 알려주고 싶은 지경. 아 시즌 3은 2013년에나 나온다는데 언제 기다리나.

그리고보니 드라마 <셜록 홈즈>의 주인공이 (이름이 너무 길어서 기억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가 개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저 영화를 봐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잊고 있었다. 검색해서 영화 제목을 찾았는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였다. 배우진이 대단한 영화였는데. 아쉽네. 언제즘 볼 수 있으려나.

 

 

************

 

 

 

 

 

 

 

 

 

 

 

 

 

 

읽고있는 책

읽고싶은 책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ay 2012-03-30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 싫어하는사람이라는건 보나마나 조권이겠구만..

알로하 2012-04-25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재밌어요. 책이 더 재밌다고 하긴 하던데 영화엔 나오는 출연진만 봐도 압도적이라서요~ 게리 올드만의 포스부터!! 액션이 가미된 스릴러가 아니라 아주 정적인 스릴러라서 우리나라 흥행이 잘 안된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안타까움ㅠ

하루 2012-04-25 17:09   좋아요 0 | URL
흑 영화를 아직도 못 봤어요!!!!
DVD라도 봐야 할텐데. ㅠㅠ
+영화에 원작소설이 있군요! 전혀 몰랐어요!
어 근데, 어느 책 표지를 본거 같기도 하고.
꼭 [픽 슬핍]의 작가가 쓴거 같은 표지였었는데. 앗 기억이 안나요!! ㅜㅜ
 

 

모여 앉으면 말을 하기보다는 듣는걸 좋아하는 편이고, 그렇다보니 어쩔 수 없다랄까

그리 사교적으로 왕성한 편은 못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건 즐거움 보다는 피곤함에

한 1%쯤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런 일이다.

그리고보면 좋게 말하면 사교성이 떨어지는거고, 좋게 말하면 사람을 오래 만나는걸 즐긴다.
그래도 난 지금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오래 지속하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이 나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