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네이트의 한줄 글에는 이런 말이 적혀있다.
... 피라미드를 오르는게 아니라 계단을 걷는 중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330/pimg_785101144747898.jpg)
무슨 말이냐 하면, 회사가 조직개편을 한지 지금 한달 정도가 지났다. 이 한달 동안 조직을 이동한 사람들은 전혀 다른 분야를 배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번뇌(?)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랄가. 나도 그렇지만, 이 회사의 일은 회계라는 걸 이해하지 않으면 굉장히 기계적인 일을 하게 되는 구조이고 또 다들 회계를 어느 정도 이해하기를 요구한다. 덕분에 괘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 우연히 저런 말을 하게 된거다. 우리 일이라는건, 피라미드를 오르는게 아니라 계단을 걷고 있는거라고
근데,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난 회계일이라는게 수학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학교 다닐 적 수학도 참 재미나기는 한데 어지간히 속을 섞였던 이유가 도무지 한번 봐서는 잘 이해가 안되고, 납득도 안되는데 문제는 풀어야 하고, 답답하고 갑갑했다. 그런데, 기막힌게 그런 일이 반복되고 쌓여가면 어느 순간 그게 이해가 되더라는거다. 아 그래서, 정규분포 (이 얼마만에 들어보는 추억의 단어인지..) 가 의미있는 거였구나, 아, 그래서 미적분이 의미가 있는거였어 라고 생각하게 되는거랄가.
그래서 생각했다. 수학은 계단을 걷는것과 비슷하구나, 평지를 한참 걷다보면 다음 단계로 휙 올라가게 되는 그런 구조구나. 피라미드는 오르는건 내가하고 있는 일이 그래도 위로 오르는걸로 보이는 그런 구조인데, 난 피라미드를 오르고 있다고 생각하고 어쩌면 오르고 싶어하지만 사실 난 계단을 오르고 있는거구나 라고. 지금 내가 힘든건 그 계단의 평지를 걷고 있기 때문이고, 정말 힘든건 계단의 다음 단계로 올라가려는 그 턱밑에 있어서 그런거구나.
비단 수학의 문제가 아니고 일의 문제가 아닌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생각했다. 일도 그렇고, 어쩌면 사는건 그런거 인지도 모르겠구나. 내가 살아가면서 했던 일들이 피라미드처럼 한번에 바로바로 반영되고 하는게 아니라 계단처럼 반영되는거구나. 내가 지금 힘든건, 다음 계단으로 오를려고 바로 그 계단 턱밑에 와있기 때문인거구나. 라고.
사실 다른 사람을 위로(?) 하려고 해준 말이었는데, 내가 위로 받은거 같은 이 기분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