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내 옆자리에 앉았던 친구는 그룹 GOD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녀는 그들이 등장한 잡지를 모아 다이어리 한권은 족히 채웠고, 그들의 잡지도 포장한 필통을 직접 만들어 - 그렇다 만들어가 맞다 - 들고 다닐 정도였다. 그녀의 CD 플레이어나는 - 어쩌면 MP3였을지도 - 그들의 노래 뿐이었다.
그래서 난 그들이 싫었다.
오매불망 그내들을 좋아하는 친구가 정신없어 보이기도 했지만, 도무지 어떤 음악을 추구하는지 잘 모르겠는 그들의 음악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냥 TV에서 이런저런 예능을 통해 얻은 인기가 가수라는 본업까지 이어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보면 지금도 소위 아이돌에 대한 내 인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예전 내가 학창 시절 아이돌은 노래는 그래도 잘 하면서 예능도 잘 하는 사람들을 키우려고 했다면, 요즘은 아예 철저한 분업화 시스템을 통해서 노래를 하는 사람과 예능을 맞는 사람으로 분업화 되어 있다고나 할까. 예전에는 아이돌을 카테고리에 넣는다면 가수 쪽에 넣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가수도 연기자도 아닌 새로운 카테고리로 나에게는 느껴진다. 어쩌면 이게 소위 트랜드 인지도.
어제 어플을 이리저리 확인하다가 신화 10집이 나온걸 알았다. 'The Return' 이번 정규 10집의 이름이다. 먼저 반가운 마음이 든다. 세상에 신화야 신화, 그 신화가 이번에도 앨범을 냈어. 라는게 처음이다. 1번 트랙부터 쭉 들어가는데 - 내가 이들의 음악을 1번 트랙부터 쭉 들은건 이번이 태어나서 처음이다 - 세상에 20살에 들었던 그들의 음악과 다른 듯 하지만 많이 비슷하다. 이건 평균나이 서른살에 할 음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낫뜨거운게 아닌가 싶지만, 곧 생각을 바꾼다. 머 그러면 어떠랴.
고등학교 때도 대학에 다닐 때도 그들이 솔로 활동을 하고 영화, 드라마에 나와도 대면대면했던 그들이다. 군대를 가는구나 싶었는데 어느 사이에 6명이 다 흩어졌다가 다시 모였다. 스무살에 알았떤 그룹 중에 지금 다시 모여서 Return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앨범을 내는구나. 이야, 먼가 마냥 나쁘지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건 왜 그런지 모르겠다.
기념으로 예전 앨범들도 무지 낯뜨겁지만 들어봐야겠다.
아 어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