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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보는 바보 ㅣ 진경문고 6
안소영 지음 / 보림 / 2005년 11월
평점 :
한 가지 일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축복이다.
아니 어찌보면 축복이라기 보단 최고의 신념이라 함이 옳을 것이다.
이덕무의 삶이 그런 삶이다. 책에만 빠져 모든 것을 초월한 삶을 살았던 그 분이다.
당신은 한가지 일에 오롯히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면 왜 그런가? 아마도 그것만 하다가 굶어 죽지나 않을까 하는 현실적인 물음 때문일 것이다.
과연 그렇다. 우린 현실 문제로 인해 내가 좋아하는 일, 또 내가 관심 갖는 일을 온전히 하지 못한다. 이를테면 자아 실현을 했던 사람들을 부러워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발목 잡혀 인생을 허비하는 것이다.
나도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이기에 과연 이 길을 계속 가야 할지, 아님 돈을 벌기 위해 학원에서 강사를 해야 할지 고심할 때가 있다. 한문이 좋고 책이 좋고,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좋지만, 나의 자아실현보다 현실적인 문제가 더욱 크게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럴 때 읽었던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었다. 이덕무는 자기의 경륜 따위에 상관없이 책이 좋아 책에 빠졌고, 그 안에서 세상을 읽었다. 그렇게 어머니와 누이 마저도 약 한번 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 할 수 밖에 없는 불우한 상황까지 맞이하면서 말이다. 그런 아픔을 겪으면서도 오롯이 그의 길을 갔던 그는 중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규장각 서리로 경륜을 펴고 인정 받게 된다.
오롯이 자기의 길을 갈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일까?
그의 고집이었을 뿐이라면 결국, 그는 지금에 이르러서도 융통성 없는 조선 선비라는 질책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지를 이뤄냈으며 인정 받았다.
나도 이 글을 읽고 나서 더욱 책을 사랑하기로 했으며 나의 길을 누가 뭐라하건 말건 굳건히 가기로 맘 먹었다. 아마도 내가 이렇게 맘 먹었다고하면 이덕무 선생님도 나에게 와서 미소 지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