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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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머지않아 증손자 볼 나이에도 지치거나 상처받아 잠못이루는 밤이면 이불속에서 몸을 태아처럼 작고 불쌍하게 오그리고 엄마, 엄마 나 좀 어떻게 해달라고 서럽고도 서럽게 엄마를 찾아 훌쩍인다면 누가 믿을까. -193쪽

엄마는 부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내 시름에 겨워 엄마, 엄마를 부르면 끝도 없이 옛날 생각이 나고, 이야기가 이야기를 부르면서 마음이 훈훈하게 젖어오면 오그렸던 몸이 펴진다. 이 얼마나 사랑받은 몸인데. 넘치게 사랑받은 기억은 아직도 나에겐 젖줄이다.-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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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11-03-01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위안이 되는 글귀였다.
나만 아직도 나이를 먹고 애들이 이렇게 커도 엄마가 아직도 내게 필요하다고
우기면서 밤이면 남몰래 이불속에서 천국에 있을 엄마를 부르곤 했었는데..
할머니가 된 이분도 그러셨다니..

아,딸들은 다 이런것일까?

몇일전 난 한참을 내 설움에 내 필요에 의해 엄마를 찾다 잠이 들었는데
천국에서 엄마가 생전의 그 생생한 목소리로
"아가, 잘 지내냐아~!" 하시면서 전화를 걸어오셨었다.
어머나..꿈속에서라도 내 엄마가 아직 살아계셨구나..좋아서 엄마랑 얘기도 못해보고
그저 좋아서, 감격해서 울고만 있다가 잠에서 깨어나곤 얼마나 아쉽던지..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노릇은 말도 못하게 힘들고
엄마의 사랑은 한없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