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머지않아 증손자 볼 나이에도 지치거나 상처받아 잠못이루는 밤이면 이불속에서 몸을 태아처럼 작고 불쌍하게 오그리고 엄마, 엄마 나 좀 어떻게 해달라고 서럽고도 서럽게 엄마를 찾아 훌쩍인다면 누가 믿을까. -193쪽
엄마는 부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내 시름에 겨워 엄마, 엄마를 부르면 끝도 없이 옛날 생각이 나고, 이야기가 이야기를 부르면서 마음이 훈훈하게 젖어오면 오그렸던 몸이 펴진다. 이 얼마나 사랑받은 몸인데. 넘치게 사랑받은 기억은 아직도 나에겐 젖줄이다.-1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