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을 나와 복도의자에 몸을 푹 밀어넣고 있자니 눈은 더 말똥 말똥이다..그러나 몸은 너무너무 피곤하다..그래도 아침은 오고 날이 밝았다.
어머님 아침으로 미역국에 밥 한숟가락 말아드시고 회진이 시작되고 또 병원의 일상이 시작되었다, 아..그런데 이제야 졸린다..어젯밤엔 그렇게 한숨 자려고 해도 잠을 못이루겠더니..열시쯤 되니 온 몸이 녹초가 되어 자고 싶다..그러는데 아가씨가 왔다.늦게 나오라고 했더니 아침만 먹고 치우고 나온듯 하다.,
둘이서 시엄니 침대곁에 앉아 수다를 떨다 보니 금새 한시다..다시 원주로 돌아오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고속버스를 탔다..오는길은 처음이라 헤맸다..지난번에는 올때 신랑이랑 차로 와서 몰랐는데 ..버스에서 두시간은 푹자겠다고 생각했는데 비가 엄청나게 온 덕분인지 차가 하나도 안 막혔던지 한시간 반 만에 원주라고 내리란다..
집에오니 또 집안일이 많다..하룻만인데도 집안일은 늘 널브러져서 날 기다린다..
오자마자 샤워부터 하려는데 아들녀석이 학교에서 돌아왔다. 하룻만인데도 반가운게 엄마이고 가족인가..보다..
난 모르겠다..난 아무것도 안 보여 하며 샤워하고 좀 쉬려는데 부엌이 이상하다..여름내내 공사한 보일러 공사가 잘못된것인지 씽크대 밑이 물이 젖어 있는데 어디가 새는지를 모르겠다..후레쉬를 들고 싱크대 밑을 살피는데 도조히 모르겠다..관리실에 연락하니 이미 퇴근시간이 지나버렸다고 경비실에서 전화를 받으신다..아..뭐가 이러냐..
그러는 사이 소라 저녁먹으러 오고..이것저것 사온것으로 대충 저녁을 먹고 아이들 학원으로 학교로 가기도 전에 잠이 들어버렸던지 아이들이 문 잠그고 나가고 없었다..푹자고 일어나니 오늘 아침이었다..ㅋㅋ
아이들 또 챙겨보내고 나니 아버님 전화하셨다..연휴때 시어머님을 우리집으로 퇴원시켜서 추석지나고 다시 입원하시면 어떻겠냐고...건강하실때도 안오시는데 몸도 안 좋으신분이 우리집에 오시겠어요??(우리 집사서 이사하고 한번도 안 오신분들이다..)반문하니 아버님 어이가 없으신가 보다..딩동거리며 나주 시고모님께서 보내오신 배 한박스가 들어온다..
오늘은 종일 종일 빨래만 돌렸다..밖에 아파트 울타리가 빨래널기 딱 좋아서 돌리고 돌리서 널고 또 널고 했다..말린것 걷어들이고...또 세탁기에서 꺼내 또 널고...햇살이 얼마나 좋은지..빨래말리기 너무 좋았다..그러는 사이 관리실에서 다녀가시고 별것 아닌것 같으니 두고 보자신다..불필요없는 배관에 고인물같다며...두고 보자는데 할말 없다..울 신랑 오는날만 기다리는수밖에..
또 울 신랑 전화다..어머님 병원비 때문에 대출 받아야겠단다..나 정말 돌겠다...왜 힘든건 늘상 우리 차지가 되는지..그렇다고 우리 힘들때 도와주셨더라면 덜 서운하기라도 할텐데..우리가 결혼하고 지금까지 그 누구의 도움도받지 않고 월세에서부터 시작해 이만큼 사니 정말 우리가 잘 사는걸로 보이나 보다..제발 시댁에선 우리 안도와 줘도 좋으니..우리 힘들게만이라도 안했으면 좋겠다는게 내 욕심인가..요즘 맘은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사는게 벅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