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에 시숙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간암이셨습니다. 간이 안좋은건 10여년 전부터 알아왔지만 올해 갑자기 더 안좋아 지시고 여름들어 수술도 해 보셨지만 큰 효과를 못보셨나봐요.
12월 들어 더더 안좋아 지시고 지난주 월요일에 응급실로 들어가 바로 입원하셔서 금요일에 돌아가셨습니다.
목요일까지도 상태 좋아지는듯 싶었는데 금요일 새벽부터 너무 정신없이 몰아치는 바람에 가족, 친구, 회사동료 모두 넋 나간 상태에 어떻게 장례까지 치뤘네요.
시골에 계신 노인네분들 걱정하실까봐 입원한것도 말 안하고 금요일 아침에 전화해서 올라오시라 알리니 벼락맞은 심정이셨겠죠.
의식불명 상태에서 부모님 뵙고 1시간여만에 숨을 거두시는데 옆에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부모님 올라오실때까지 주사 놔 가며 억지로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젊은 분이 이렇게 어이없이 가시는것도 불쌍하고 남겨진 가족들도 안타깝고 자식 앞세운 노인네분들도 가엽고.. (6년전에 손아래 시누이가 사고로 먼저 죽었고 이번에 두번째로 자식을 앞세우시네요..)
63년생으로 아직 50도 못 사신분이 그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시는걸 보니 정말 인생 덧없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습니다.
고인의 부인, 저한테는 손위동서 되는 형님의 맘이 어떨까 자식 앞세운 부모 맘이 어떨까 생각만해도 가슴이 저립니다.
찾아주신 분들께 인사드릴 전화번호를 알아야 한다고 시숙의 핸드폰을 신랑이 가지고 왔는데 문자를 보고 필요없는걸 지우라 넘겨주네요.
500건이 넘는 문자를 그냥 두셨던데;; 지난 여름부터 부인이 보낸 문자를 차례로 읽어가면 또 한번 울었습니다.
계속해서 걱정하는 말들.. 열 안나냐, 약 먹었냐, 피곤하게 일하지 말고 술 먹지 말고 일찍 들어와라..
시숙께서 회사에서 맡은 직책과 업무가 유독 술을 많이 드시고 접대가 많은 자리라 하더군요 (상조회 회장을 하셔서 직원들의 온갖 상조사는 모두 참여하셨다는..)
장례를 치루는 동안 제가 해드릴수 있는건 같이 슬픔을 나누고자 찾아주신 분들께 불편함 없이 대접하는것 밖에는 없다 생각이 들어 이틀동안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수원 연화장에서 장례를 치뤘는데(노무현 전대통령 덕분(?)에 유명해진 곳이죠) 어느 병원보다, 장례식장보다 시설 깨끗하고 좋더라구요.
어제는 발인까지 모두 마치고 내일 삼우제까지 보고 가시겠다는 시어머니를 억지로 내려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일찌감치 저녁밥 먹고 신랑은 9시도 되기 전부터 기절한듯 잠을 자더군요.
돌아가시기 전전날 수요일에 병원에 가서 보고 온 뒤로는 제대로 잠을 잘수가 없었다고 그러니 나흘밤을 거의 꼬박 샌거나 다름없었죠.
시숙께는 딸만 둘이 있는데 아직 어려서 제대로 일을 치뤄낼수 없으니 신랑이 상주노릇을 했는데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을겁니다. 지금도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모두 건강 잘 챙기세요. 건강은 본인에게도 주변분에게도 모두의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