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계속 써 오는 것이고 하나는 찬바람이 불면 사용하게 되는 것인데 그 둘이 바로 요구르트 제조기와 슬로우쿠커다.
요구르트 제조기는 우유 계약하면서 받은 사은품이고 슬로우쿠커는 공기청정기 렌탈 계약하면서 받은 사은품이다.
나는 사은품이 좋다.^^ 사은품으로 받은 수건, 선풍기, 박스화장지, 그릇세트, 여행용 가방, 화장품 샘플, 혹은 정품 화장품, 크고 튼튼한 장바구니, 예쁘장한 장바구니, 차렵이불등... 여러 경로를 통하여 얻은 이 물품들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꾸준하게 쓰고 있는 기계, 요구르트 제조기는 규형이의 아침 식사에 요긴하게 쓰인다. 8시에 일어나 30분만에 모든 채비를 끝내고 학교로 가는 규형이의 초고속 아침 행진에 이 요구르트 제조기는 규형이의 아침을 제공하는 것이다.
규형이의 간단 아침은 바로 죽요구르트에 씨리얼 한 줌이다. 요구르트 제조기는 이 죽요구르트를 만들어 내는 데 방법 또한 아주 간편하다.
우유 200ml 3개와 200ml의 농축 발효유(예: 메치니**)만 있으면 된다. 따르기 편한 큰 통에 우유를 붓고 요구르트를 부어 잘 골고루 섞어준 다음 요구르트 제조 용기에 부어주고 기계를 작동시키면 끝.
하지만 7시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보통 저녁에 만들어 아침에 냉장고 넣으면 지루한 기다림을 피할 수 있다. 사은품으로 우리집으로 들어 온 이 기계는 용기가 7개로 홈쇼핑에서 구입하는 것보다는 용기가 적다. 하지만 일주일이 7일이므로 규형이의 아침 준비에는 딱이다. 용기도 유리로 되어 있어 환경 호르몬의 위험도 없다.
그리하여 주말에 나는 요구르트 제조에 들어간다. 그렇게 하면 일주일 동안 쌓인 우유를 해소할 수 있어 냉장고에서 상한 우유를 버릴 염려도 없다.
일요일에 엄마가 준비한 요구르트는 냉장고에 재워 지고 규형이는 아침 8시 알람이 울리면 눈 비비고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여는 것이다. 어머니는 요구르트를 냉장고 안에 넣어 두셨나보다~ (어머니와 요구르트^^)
내가 밥 안 해주고 이렇게 손주의 아침을 해결하고 있다는 것을 아시면 아마 나는 혼이 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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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찬바람이 불면 꺼내 놓는 기계 슬로우 쿠커로 넘어 간다.
지난 추석에 배 한 상자를 얻어 왔다. 필경 우리 네 식구는 저 배를 다 먹지 못 하고 냉장고에 보관하다 결국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보내게 될 것이다. 슬로우 쿠커가 없었다면 말이다.
배 깎아 먹고 남는 덩치 큰 배의 잉여물, 어쩌다 섞인 먹기엔 너무 단단한 돌배, 이러한 것들을 모아 슬로우 쿠커에 넣고 저민 대추와 생강을 넣고 물을 가득 부은 다음 요구르트 만들 때 같이 전원을 넣어 놓는다. 사은품이어서 타이머 기능도 없고 그저 온도 조절 기능만 있기 때문에 요구르트가 다 될 때 쯤 슬로우 쿠커도 전원을 꺼주면 시간이 얼추 맞다.
배와 대추 생강의 향이 부엌을 통해 거실로 전해져 오면 배숙이 완성된 것이다. 슬로우쿠커는 물의 수위가 높아도 끓어 넘치지 않기 때문에 한 번 만들 때 양 껏 만든다.
환절기면 기관지가 좋지 않은 나와 규림이를 위해 또 남편을 위해 비타민 부족의 규형이를 위해 배숙을 우리는 것이다.
얼마전 티브이에서는 배의 효능에 대해 방송하기도 했다. 배에 통후추를 박아 끓이고 계피도 같이 넣어 끓이던데 나는 통후추가 없어 생략, 계피는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아 생략했다. 그런데 배숙은 수정과와 비슷한 맛을 내는 데 수정과보다는 더 부드러운 맛을 내는 임금님이 드시던 음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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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전제품은 별로 부지런하지 못한 나에게는 아주 유용하고 고마운 기계들이다. 고마워, 요구르트 제조기! 고마워, 슬로우 쿠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