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비룡소의 그림동화 9
윌리엄 스타이그 / 비룡소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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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란 아이들에게 상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장소다.

누웠다 앉았다 하는 움직이는 의자와 윙윙 칙칙 거리는 금속성의 기계들. 컵을 내려 놓으면 물이 쪼르륵 따라 내려지는 조그만 세면대도 생소한 경험이다.

항상 마스크를 하고 타이트한 고무장갑을 손에 끼우고 나타나는 의사 선생님의 모습도 왠지 긴장감을 더해 준다.

아무튼 여러 면에서 치과의사는 동화 속의 주인공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봐야겠다.^^

아이들은 치과에 가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치과이야기는 좋아한다.

조그만 생쥐 의사의 치료 솜씨는 가히 감탄할 만한 하다.

도르레나 사다리를 이용해 덩치 큰 돌물들의 이를 치료해주기도 하고 고무 장갑 대신 고무 장갑을 신는 면밀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드소토 선생님은 이가 아파 괴로워 하는 여우를 치료하게 된다.

워낙 사나운 동물을 치료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진 그이지만 여우의 불쌍한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치료를 허락한다.

하지만 여우는 드소토 선생의 치료가 끝나면 그를 한입에 꿀꺽 삼킬 요량이다.

그런 여우의 교활한 계획을 충분히 눈치채고 있는 드소토 선생은 여우의 이빨에 이가 더이상 썩지 않는 약이라고 속이고는 이빨 위 아래에 풀을 붙여 입을 벌리지 못하도록 만든다.

조그만 덩치의 생쥐 의사가 덩치크고 사나운 이빨을 가진 여우를 꼼짝 못하게 한방 먹이는 이야기의 마지막을 아이들은 좋아한다.

얏호! 생쥐가 교활한 여우를 물리쳤다하면서.

우화의 단골 등장인물 여우와 생쥐가 현대판으로 치과에서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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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렌카의 개 베틀북 그림책 22
피터 시스 글 그림, 임정은 옮김 / 베틀북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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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 보는 눈은 지구 위의 빨간 점 하나를 따라, 그 점이 있는 대륙을 따라, 그 점이 있는 도시를 따라, 그 점이 있는 건물을 따라, 그 건물의 창문을 따라 점점 클로즈 업하여 시선을 모읍니다.

작가는  이렇게 호기심을 자아내며 조금씩 조금씩 마들렌카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그런 세계로 말입니다.

마들렌카는 개를 갖고 싶지만 개를 갖지 못합니다. 부모님이 반대를 하시거든요.

그런 마들렌카에게 정말 개가 생깁니다. 그런데 이 개는 좀 이상하네요. 글쎄 마들렌카가 목에 매어준 빨간 줄만 보이는 그런 개 이거든요.

하지만 마들렌카는 즐겁습니다. 그 개를 데리고 동네 한바퀴 산책에 나섭니다. 사람들은 마들렌카의 개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빈 끈만 보고 어이없는 표정을 지을까요?

아닙니다. 동네의 아저씨들 아줌마 언니들은 마들렌카의 개를 정답게 반겨 줍니다.

마들렌카의 개는 그들의 마음 속에 담겨진 어릴적 자신들의 강아지의 모습이거든요.

마들렌카가 빈 끈을 끌고 지나칠 때마다 지나쳐 지는 그들에게서 우리는 어린 시절의 자신과 그들의 개의 모습을 살짝 들춰 보 수 있습니다.  들춰진 그림날개 아래에는 그리운 어린시절 강아지와 함께 한 모습이 하나씩 담겨져 있네요.

마들렌카는 동네를 돌다 친구를 만납니다.

그 친구는 말을 데리고 옵니다. 역시 빈 재갈 뿐인 말이네요.

마들렌카과 친구는 상상의 개와 말과 함께 상상의 나라의, 이집트의, 눈의 나라의 공주가 되어봅니다.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상상 놀이는 끝이 나고 마들렌카는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마들렌카의 개는 여전히 마들렌카 옆에 있습니다. 마들렌카의 뒤를 따라온 수많은 진짜 개들과 함께.

마들렌카를 향한 시선은 이제 점점 우주밖으로 멀어집니다.

 

 

지구별의 마들렌카의 개 이야기는 작가의 즐거운 상상력과 구성으로 읽는 이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지구상의 빨간 점에 점점 가까워 졌다가 다시 멀어지는 그림의 통일된 구조와 그림창과 그림날개를 이용한 구성도 흥미로우며 무엇보다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여지는 듯한 건물의 그림이 독특합니다.

세밀한 묘사의 그림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이 책의 볼거리 입니다.

마들렌카의 눈부신 금발과 빨간 티와 운동화는 흑백 톤의 그림 안에서 단연 눈에 띄지요. 마들렌카와 친구의 상상놀이에서는 그 색감이 화려하게 살아납니다. 마치 마들렌카의 상상 속의 세계에 그대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이지요.

그림날개를 통해 살짝 엿보여지는 어른들의 가슴 속의 어릴 적 기억의 모습 또한 이 책에 온기를 불어 넣어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길어진 리뷰는 뒤로하고 그저 이 책을 손에 쥐고 읽고 찬찬히 바라보다보면 이 책이 정말 정겹게 느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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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9-20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마들렌카가 참 좋더군요.
미누리님 추석 잘 보내셨죠?

미누리 2005-09-2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림도 내용도 아주 만족스러운 책이예요. 그런데 정작 <마들렌카>는 아직 못 보았네요.
반디님도 즐거운 추석이 되셨기를...
 
돌멩이도 춤을 추어요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8
힐데 하이두크 후트 지음, 김재혁 옮김 / 보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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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끈하고 동그랗게 다듬어진 돌멩이들이 어린 시절 모아 두던 색색의 구슬의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투명한 구슬 속에 나선형으로 겹쳐 꼬인 줄무늬를 보면서 신기해 하던 기억이 둥글게 다듬어진 조약돌들이 가진 띄무늬와 겹쳐집니다.

돌멩이들을 그렇게 바라보다가 작가는 문득 돌멩이들의 이야기를 들었겠지요.

색색의 영롱한 구슬보다는 더 소박한 이야기들을요.

책의 첫장부터 끝까지 돌들이 모였다 흩어지며 저희들이 이룰 수 있는 조화로운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돌멩이는 차갑지 않고 따뜻합니다. 그리고  조화롭습니다.

모였다 흩어졌다하면서 돌멩이들이 춤을 만들어 냅니다.

돌멩이들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들은 그 이야기에 눈을 모으고  돌들의 말없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웁니다.

돌들의 작은 이야기는 듣지 못 하더라도 이런 저런 모양의 돌들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눈이 즐거워 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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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치와 사자 비룡소의 그림동화 185
마레크 베로니카 지음, 이선아 옮김 / 비룡소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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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판형의 책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담백하면서도 잔잔한 여운이 있습니다.

배경 없이 꼭 필요한 만큼만 그려져 있는, 노랑 초록과 빨강의 세 가지 색으로 안정되고 통일된 느낌을 주는 소란스럽지 않은 책입니다.

용기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깨우쳐 주는 책입니다.

헬리콥터 조종사가 되고 싶지만 깜깜한 곳이 무섭고 온순한 개도 보기만 하면 도망치고 여럿이 모인 또래 친구들조차도 무서운 라치의 두려움 극복기!^^

이런 라치에게 용기를 심어 준 것은 다름 아닌 조그만 빨간 사자입니다.

빨간 사자와 라치의 용기찾기 이야기이며, 아이들에게 세상과 악수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작고 깔끔한 이 책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생활에 첫 발을 딛는 아이들에게 읽혀주기에 좋은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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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3-28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애가 컸다고 그림책은 아무리 좋아 보여도 선뜻 사질 못해요.
이렇게 보고 싶도록 리뷰를 잘 쓰시면 어떡해욧 ㅠㅠ

반딧불,, 2005-03-2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품절입니다.ㅎㅎㅎ

미설 2005-03-2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누리님,, 그동안 뜸하셨어요.. 바쁘셨나봐요^^

미누리 2005-03-28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미님,^^ 다래 아니면 머루도 그림책은 구경 못할 거예요. 에... 그러니까 그리 말씀하시면 곧이 곧대로 듣습니다. ㅋㅋ
반딧님, 다행히 품절...^^;; 신간도, 유명세를 탄 책도 아니어서 그런가 봐요. 아쉽네요.
미설님, 짬짬이 들렸지만 역시 뜸했던 거지요?^^ 리뷰 좀 부지런히 써 보려 하는 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님들의 추천 고마워요. *^^*

미누리 2005-03-29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올리면서도 몰랐는 데 반디님이 품절이라고 해서 알았어요.^^

책읽는나무 2005-05-08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품절은 언젠간 풀리겠죠?..
일단 보관하고 있어야겠군요..^^
 
사랑과 숫자 세기에 관한 책 10 베틀북 그림책 64
블라디미르 라둔스키 글 그림, 민유리 옮김 / 베틀북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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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마딜로라는 동물을 나는 아이들이 아니었으면 언제쯤이나 알게 되었을까.^^

아이가 보는 티브이 만화에서 알게 된, 이름만큼이나 독특하게 생긴 이 동물을 이렇게 유쾌한 책에서 만나게 되어서 나는 정말 반가웠다.

사실 제목을 숫자10을 배우는 방법이라고 썼지만 동화는 동화로 읽어야지 수학의 학습이 목적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재밌게'라고 하나 끼워넣었다.

학습이 아닌 자연스러운 습득이라고 해야할까.

숫자를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여느 다른 숫자 책보다 정감있고 재치있는 책이다. 숫자를 이미 익힌 ^^ 엄마가 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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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5-01-15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르마딜로.. 저도 울 알도 그림책 보면서 제대로 알았지요..예전에도 그림을 잠깐 본 적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전혀 관심없이 이건 내가 모르는 동물이네.. 하고 넘어갔었던.. 그나저나 숫자책은 사도 사도 (세권이나 있으려나..그래도 어쨌든 사도사도 ) 왠지 자꾸 눈이 가네요.. 알도가 좋아하는 건 알록달록 물고기 인데 요것도 보고 싶은 생각이...

2005-01-15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누리 2005-01-15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책은 살 수록 욕심이 나지요? 저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