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금난새씨가 두 아들과 아침프로에 나오는 것을 보았었다. 금난새씨의 두 아들은 피아노를 전공하지 않았지만 훌륭한 솜씨의 피아노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금난새씨는 집에서 저녁식사 후 아들에게 청해 듣는 음악이 어느 음악회에서 듣는 음악보다 더 행복하고 좋다고 한다.

...

나에게도 같은 바램이 있다. 피아노가 있고 그것을 연주하는 아들이 있는 풍경.

나도 규형이가 언젠가 부드러운 솜씨로 나에게, 가족에게 음악을 선사해 줄 수 있는 그런 아들이, 남편이 아버지가 되었으면 한다. 나는 그래서 오늘도 규형이의 피아노 수업 받는 길을 재촉한다.

어찌어찌 동네 상가 피아노 학원이 아닌 한 사거리 건너에 피아노 학원을 정하게 되었다. 걸어 가자면 10분에서 15분 정도? 학원이 멀다고 가끔 툴툴 거린다. 하지만 엄마는 운동삼아 걸어갔다 오라고 등을 떠민다.

피아노를 일찍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에 6살에 보내어 한 1년 싫다는 것을 억지로 치게 하였더니 규형이는 지레 질려 이사오면서 끊어진 피아노를 다시 하지 않겠다고 하여 한동안 피아노를 시키지 못 하고 학교 방과후 수업에서 바이올린을 조금 했었다. 하지만 바이올린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규림이가 피아노 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나는 규형이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 피아노를 하면 어떻겠냐고 물어보았다. 싫어! 일언지하의 거절이다. 규형아, 한달만 해 보자,응? 좋아, 한 달만이야... 마지못해 받아 들인다. 엄마의 눈에 띄는 강압도 있었다. ^^;;

그리고 그 한달이 지나고 지금 두 달째 규형이는 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리고 이런 말도 한다.

"엄마, 피아노도 해 보니까 재미있네" ^--^

모름지기 모든 것에 때가 있다고 했던가. 그래, 피아노 열심히 배워서 엄마에게 멋진 연주해 주렴. 엄마도 열심히 기다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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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09-22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게 됐다니 다행이네요. 우리 아이도 얼마 전까지 집에 있는 피아노는 거들떠도 안 보더니 요즘은 혼자서 띵띵거립니다. 가르쳐줄 생각은 안 하고, 그래 띵띵거려라, 하고만 있는. ^^

미누리 2004-09-23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정말 그래요. -__-;; 아이가 좋아서 하는 것은 힘이 안 드는 데 엄마가 좋아서 시키는 것은 애를 먹이지요. 그래도 피아노 하나만은 엄마말 좀 들어주라하고 있어요.
이 안님, 이 안님을 이안이라고 붙여 쓰면 안 되는 거였네요. 그래서 저는 이 안님과 이안, 이렇게 쓰렵니다. 띄어쓰기의 힘!^^
이 안님 사실, 그 띵띵거림이 아주 중요하잖아요. 그러다 그것이 도레미파가 되고 도레미파가 모여 아름다운 선율이 되고 말이예요.
규형이가 피아노에 재미를 붙이게 되어 저도 다행스럽게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은 살얼음 위!

내가없는 이 안 2004-09-2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미누리님, 은근히 제가 바라는 걸 알고 계셨어요. 고마워라~
그런데 규형이 얼굴 보면 뭐든 잘하게 생겼어요. ^^ 그냥 놔부셔도 될 듯한데요.

미누리 2004-09-2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안님,^^ 다 같은 엄마마음... 아들 딸이 잘 되라고 행복하라고... 브라보! 엄마의 청춘!
--- 내 청춘 돌리도~!
그리고 저도 감사, 더이상의 칭찬은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