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이세욱 옮김 / 비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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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뭐 뜸들이지 말고 바로 결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책장뒤에 나열되어 있는 유명 리뷰어들의 현란한 찬사를 믿지 않는 편입니다. 그 리뷰어들의 찬사는 왠지 사막한가운데의 개미무덤처럼 뻔히 알고도 당하는 유혹일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그런 경험을 많이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에 접한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이런 이야기>는 아! 개미무덤이 아니고 오아시스일수도 있구나! 라는 느낌을 받게 하는 작품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속된 표현으로 봉 잡았다고 해야하나요. 영국 옵저버지는 "흠 없이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에 잠시 넋을 잃어도 좋다" 라는 짧막한 촌평을 게재했는데요. 그야말로 이번 작품을 제대로 표현한 말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 아무리 미사어구와 스펙타클한 임펙트를 가한 문구로 표현을 해도 이보다 작품 전반을 제대로 표현한 말은 없을듯 하니까요. 그야말로 정말 흠 잡을데 없이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결론을 짓게 합니다. 전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마치 프로방스의 밀발길에 서서 서쪽에서 불어오는 산뜻한 바람과 더불어 초원의 향기가 진하게 온몸에 스며드는것 같고 발길을 옮길때마다 절로 미소짖게 하는것 같은 착각, 빽빽하게 양옆으로 메세타콰이어가 줄지어 서있고 그 사이로 촘촘하면서 간간이 비쳐드는 햇살을 만끽하면서 두서없이 걸어가는 전남 담양의 가로수길 위에 있는 것 같은 착각, 정말이지 그냥 그런 길을 하루종일 한번 걸어가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란 생각이 드네요. 많은 아쉬움과 그리움 그리고 잡고 싶은 모든 것들을 걸어가는 그 순간만은 모두 내려놓고 그냥 그 길을 걷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듯이 바로 <이런 이야기>가 그런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움베르토 에코의 영향으로 인해 이태리문학이라면 섬세하고 논리정연하면서도 다소 딱딱한 느낌을 준다는 선입관을 가졌는데 이번 작품은 그런 선입관이 얼마나 잘못되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기고 합니다. 남성인 제가 읽어봐도 이처럼 아름답게 서술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내러티브 전반의 앙상블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참 즐겁게 작품을 대면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알레산드로 바리코라는 생소한 작가의 작품이라 처음엔 다소 망설이면서 작품을 대했죠. 에코의 영향으로 이탈리아 문학에 대한 왠지 모를 막연함 이거 끝까지 독파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등등... 근데 역시나 초반은 그런 선입관들이 살짝 밀려옵니다. 복합 화자의 시각과 왠지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 레이싱 이야기들을 비롯하여 내러티브의 도입부는 약간(솔직히 상당히) 지루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뭐 사실 처음에 이 작품을 대면하서 초장에 무슨 소리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든요. 그 만큼 그 동안 상당히 임팩트가 강한 자극적인 씬에 길들여져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내러티브가 살짝 탄력을 받으면서 시선을 사로잡기 시작합니다. 서서히 예열되는 구식 엔진처럼요. 특히 자동차와 레이싱을 묘사해나가는 부분이 가히 일품으로 다가오는데요(사실은 내러티브가 도입부에 자칫 잘못하면 상당히 지루하고 이게 뭔소리인지 하는 삼천포로 빠질 소지가 다분이 있는데요. 바로 이부분에서부터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요즘 FI 레이싱처럼 속도감 있는 현장을 어떻게 저렇게 묘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정말 기가막힌 묘사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작품을 조금만 더 읽게 되면 바로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는 점에서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묘사력은 상당히 인상에 남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양반의 작품은 난생 처음 접해봤지만 왠지 느낌이 오는 작가라는 생각도 들면서 주변상황이나 인물들의 묘사 그리고 상황의 묘사에 이르기까지 한편의 세밀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 한순간 한순간을 묘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이러한 묘사가 그냥 어느 형상을 터럭하나 놓치지 않고 전사하는 그런 세밀함이라기 보다는 왠지 그 묘사속에 살아있는 감정과 풍경 그리고 시대적 상황을 풍기고 있다는 점이 이 양반의 장점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네요. 구체적으로 당시 일반인들에게 자동차는 상당히 진기한 물건이었고 이런 진기한 물건이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자체가 거의 이벤트에 가까울정도로 희귀했는데요. 알레산드로는 이런 일련의 묘사를 마치 당시 그 시대의 인물이 처음으로 자동차를 접했을때나 가질수 있는 감정을 그대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묘사력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사의 디테일을 살펴보자면 대표적으로 카포레토 전투의 회상부분을 들수있는데요. 저 개인적으로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이후 가장 사실적이고도 사유적이면서 유머러스한 전쟁씬의 묘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알레산드르 바리코의 서사는 참으로 가슴에 와닿다는 거죠. 우리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느꼈던 감정들 마치 현장에서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연상케 하듯이 알레산드르 바리코는 카포레토 전투의 장면들을 생중계하듯이 리얼타임으로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포탄의 비명소리와 자욱한 화약냄새, 군인들의 숨소리 심지어 그네들의 눈동자 돌아가는 소리마저 체감케 하는 듯한 묘사는 작품을 읽는 독자들을 포화속으로 끌어 당겨버립니다. 이런 볼거리를 따라 가면 독자들은 마치 자석에 끌려가는 쇳덩이처럼 전쟁에 대한 확실한 사유앞에서 그저 입을 다물 수 없게 하기도 하고요. 특히 이번 작품을 더 빛나게 하는 것은 전쟁, 역사등의 거시적인 담론과 사랑, 父情등의 미시적인 담론이 참으로 절묘하게 한 작품속에 녹아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그저 녹아있는게 아니라 내러티브 전반을 관통하면서 시의적절한 곳에 등장하고 그 타이밍이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는 것이죠. 바로 이러한 기법이 알레산드로 바리코만의 능력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가져보게 하구요. 이러한 디테일한 서사라는 작은 줄기가 한테 모여 인생과 그 인생을 걸어가는 우리라는 커다란 강줄기로 변해 가는 과정을 부담없으면서도 사유깊게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참 그리고 여기서 하나 빼놓을수 없는 것은 바로 번역의 힘이라는 생각을 지울수 없게 합니다. 왠만한 독자들이라면 이세욱 번역가에 대해서 잘알고 있을것입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몇작품 무엇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거의 모든 작품을 우리말로 번역해서 사실상 국내에 베르베르붐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한데요. 베르나르의 작품들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생동감있고 있을수 있을법한 내러티브로 국내 독자들을 사로잡기도 했지만 우리말로 맛깔스럽게 번역해낸 번역가의 역활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번작품에서 이세욱의 힘을 다시한번 느낄수 있을 것 같네요. 문학작품을 그림 그리기로 비유해보면 알레산드로 바리코 화가라는의 단어 하나 하나는 붓놀림에 해당할 것이고 화가가 붓질을 한 번 또 한번 해 나가듯 알레산드로 바리코는 단어를 하나 또 하나 덧붙여 가면서 삶의 온갖 깊이와 생동감을 담아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인데요. 여기서 문장들을 자세히 뜯어보면 알 수 있듯이 알레산드로 바리코는 그림이라는 작품을 완성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알레산드로 바리코는 작품전체에 대하여 채색이 아니라 솜씨좋게 소묘정도만 수행하고 있고 나머지 여백을 채울 실마리는 독자들의 몫으로 던저 주죠. 색깔, 명암, 질감등 장면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정보를 독자들의 판단에 일임합니다. 그리고 이런 독자들의 판단에 가장 결정적인 역활은 번역가의 우리말 번역이라는 것을 눈치 빠른 독자들이라면 수긍할 것입니다. 원작자와 국내독자들 사이를 이어주는 징검다리역활 이상으로 독자들에게 한단계 더 나아가 차원에서 작품을 보게 하는 메신저 역활을 하는 것이죠. 작품의 전체적의 내러티브와 일맥상통하는 번역은 국내 독자들에게 상당히 크게 어필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요 왜 그런 작품들 한두번 경험해봤을 것입니다. 뭔가 내러티브와 달리 우리말로 옮겨놓은 문장들 단어들이 상호 엇박자를 널띠면서 내러티브 자체를 상당화 모호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점. 오르한 파묵의 전담 번역가 이난하는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이세욱의 번역을 보게 되면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인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연가미연하다", "씨억씨억하면서 결연하게","진둥한둥","생급스럽다","중동무이","동","줄느런" (물론 덕분에 국어사전도 한번 더 들쳐보게 되고요^^)등 평소에 접해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는 어휘들 약간은 어색하고 생뚱맞은것 같지만 유심히 음미해 보면 정말 이번 작품과 딱 궁합이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이런 어휘들이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같은 작품속에 나열되어 있었다면 과연 어떤 느낌으로 <레미제라블>은 독자들을 찾아왔을까요? 올티모의 삶을 역 추적하면서 각기 다른 화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내러티브와 레이싱과 길이라는 불가분의 관계를 삶에 투명시키는 내러티브 자체와 너무나 잘 버무러 져서 정말 맛깔나는 식감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번역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번역가 이세욱 자신의 말처럼 정곡을 찌르는 표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이 처럼 외국작품의 경우 번역을 누가 하느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느낌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데요. 이런 면에서 이세욱의 <이런 이야기>이 번역은 알레산드로 바리코가 전달하고자 한 의미를 제데로 국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지않나 싶네요.

 

           "그 여자는 하나의 길과 같았어요. 생뚱맞은 굽이가 자꾸자꾸 나오는 길, 돌아올 것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광막한 벌판으로 내닫는 길, 정확히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달리고 달리는 길이었어요" "가다가 죽는 한이 있어도 가볼 만한 길, 그녀는 그런 길들 가운데 하나였어요" 이렇듯 이번 작품은 내러티브를 관통하면서 참으로 많은 주옥같은 의미의 문장과 단어의 파편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동안 일본추리스릴러나 핏빛과 엔터테이먼트 요소가 강렬한 작품들을 대면했던 독자들에게 한번쯤 문학의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가를 곱씹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작품이라고 감히 평하고 싶습니다. 대단원을 향하면서 왠지 예기치 못한 대반전을 기다리기 보다는 결말의 끝부분이 뻔히 보이지만 왠지 그 결말로 칫닫고 있는 시간을 붑잡고 싶은 그런 작품이면서도 이국적인 비포장 밀밭길을 질주하는 자동차안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죠. 비포장도로 요철면의 진동이 그대로 자석에 전달되고 그런 흔들림이 그대로 온몸으로 전달되면 열어둔 창으로 들어오는 향긋한 꽃내음, 그리고 엔진의 굉음과 소버에 톡톡하고 튀는 조약돌의 충격음 백밀러 뒤쪽으로 뿌연 먼지들... 뭐 상상만해도 정말 그런 길을 드라이브하고 싶어지는 바로 그런 작품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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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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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에 국내에 개봉된 <방황하는 칼날> 을 원작으로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뭐 영화는 영화대로 또 다른 느낌이 들지만 아무래도 원작을 읽어보는게 제대로된 작가의 의도나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더욱이 다름아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 더욱 더 그런 욕망이 앞서게 되는 것 같습니다. 히가시노의 게이고의 작품들은 추리스릴러작품치고는 상당히 많이 영화된 사례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의 작품세계가 기존의 추리스릴러계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겠죠. 매번 사회적인 이슈를 한 두가지 작품속에 배정함으로써 추리스릴러와 사회성을 동시에 추구하기에 그의 작품들은 읽을때 마다 가슴 뭉클하고 속 시원하면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하는 사유가 담겨있어 국내에도 많은 매니아층을 갖고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이번 작품도 어김없이 전 사회적으로 한번쯤은 꼭 생각해 봐야할 사유가 담겨져 있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영화개봉을 앞두고 각종 홍보를 통해서 '미성년자들의 성폭행' 그리고 이에 대한 미성년자들의 처벌 수위와 그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대책등 아직도 특별한 안전장치가 없는 우리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 이번 작품은 그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섭렵했던 독자들이라면 다소 의아한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그 동안 히가시노 게이고는 사회성 짙은 문제들을 다루면서도 추리스릴러의 기본 ABC를 철저하게 지켜왔고 작품의 내러티브나 스트럭쳐등 거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던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독자들이 추리스릴러를 대하면서도 사회성 짙은 사회고발 소설을 동시에 접할 수 있었고 이 두가지의 면이 서로 절묘하게 연관되어 작품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했던 독특한 작가였죠. 그런데 이번 <방황화는 칼날> 이라는 작품은 아예 히가시노 게이고가 작심하고 집필한 느낌을 강하게 전해주는 작품으로 추리스릴러의 기본공식은 찾아보기 힘든 작품입니다. 초장에서 부터 사건의 전말과 그에 연관된 등장인물들 그리고 사건의 주 동기등 기본적인 기법등이 그냥 오픈되어 있고, 어느 누구라도 예감할 수 있는 복수와 그 결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뭐 내러티브만 놓고 보면 정말 뻔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번 작품은 사회고발성이 깔린 사회소설로 받아들이는게 타당할 듯 합니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이슈는 '미성년자들의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 와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보호책' 이라는 두 가지의 명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그 범죄가 성범죄일 경우 미치게 되는 개인적인 파장과 사회적 파장에 대해서 기존의 법률이 정하고 있는 최대한의 안정적이라는 방책에 대해서 과감하게 그 현 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죠.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라면 가해자나 피해자나 그에 대한 부모의 미묘한 입장를 십분 공감하게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한번쯤은 필히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습니다. 좀더 확대하면 우리가 정해놓은 법규가 과연 타당할까라는 회의심마저 들게 하고요, 여러모로 가슴이 무거운 작품이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작품을 읽는 내내 화가 나고(여기에 세월호 참사와 맞물려 그런 감정들이 더 증폭된것도 사실이구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허탈감마저 들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자력구제가 용인될 수는 없지만 정말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요.   

 

          전반적으로 이번 작품은 읽는 내내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습니다. 특히 중고등생 여학생을 둔 부모 독자들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머리끝까지 열이 뻐치면서 몰입하게 만드는 내러티브를 갖고 있기에 흥분지속 상태에서 작품을 읽게 되고 마치 작중의 아버지와 동일선상에서 같은 사고와 같은 상상을 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 면면을 살펴보면 상당히 공감할 수 있는 이슈들이 많았음을 알수 있지만 이번 작품만큼 급속도로 독자들과 공감하는 작품도 드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리얼하면서도 솔직한 사유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쇼킹한 작품이기도 하죠. 이렇듯 독자들과 십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그 만큼 히가시노 게이고의 필력이 어필하는 부분이 뛰어나고 현실적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그 예방책등 사회 전반에 작용하는 작용들에 대한 논의가 있길 바라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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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애니멀 - 인간은 왜 그토록 이야기에 빠져드는가
조너선 갓셜 지음, 노승영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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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출판계에서 인문학 서적 붐이 일었죠. 딱딱하고 어렵기만 인문학을 어떻게 독자들의 눈높이 맞추어 널리 보급할까가 화두였는데 그 중심에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스토리 텔링" 이라는 기법이 활용 되었습니다. 지금이야 왠만한 독자들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지만 당시만 해도 "스토리 텔링"은 출판계의 오아시스 같은 희망의 화두였습니다. 인문학의 세부 분야에서 너나할것 없이 스토리텔링기법이라는 단어의 선두주자로 나서면서 인문학의 이미지 혁신을 가져왔고 덕분에 일반 독자들도 인문학의 세계를 어느 정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스토리텔링" 이 과연 뭘까라는 의문 지극히 자연스럽게 따라오죠. 뭐 영어로 표현해서 뭔가 거창하고 고상한 것 같지만 우리말로 표현하면 아주 단순합니다. "이야기처럼 말하기" 뭐 이정도면 쉽게 이해될 것입니다. 그럼 이게 모야라는 다소 황망스러운 느낌이 전해오죠. 이야기처럼 말하기 별거아니네라고요. 근데 바로 이 별거 아닌것에 모든 핵심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죠. 제 기억으로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예전 공중파 교양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장면인데요. 사막 같은 불모지 한복판에서 유행과는 전혀 무관한 콤비차림으로 2:8 가르마를 정확히 구분해서 서있던 한 인물. 화성의 탄생과 지구와 화성의 관계등을 설명했던 천체학자의 모습과 그 느낌이 지워지질 않습니다. 바로 <코스모스>의 저자인 故 칼 세이건인데요. 아마도 이 양반이 스토리텔링의 선두주자였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주라는 광대하고 범접하기 어려운 학문을 이 양반처럼 쉽고 재미나게 그러면서 가장 핵심적인 코어는 뇌리에 박히게 설명했던 사람은 없지 않나 싶을 정도로 일반인들에게 쉽게 설명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칼 세이건의 포스에 맞먹는 한 인물을 발견했습니다. 뭐 이름도 상당히 유니크하고요(이름 가지고 이러면 안되지만요) 바로 조너선 갓셜의 <스토리텔링 애니멀> 이라는 책인데요. 호모 픽투스(이야기하는 인간)와 그들의 이야기에 관한 재미나고 흥미로운 논거들을 알겠되었고 그것도 엄청난 포스의 서설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스타급의 저자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을 저서로 보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단군신화, 길가메시의 서, 그리스로마신화, 성경등은 왠만한 사람들이라면 한두번쯤은 들어봤고 그리고 그 한두번쯤 들어봤던 내용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무더운 한 여름밤 할머니 치마폭에서 들었던 무시무시했던 귀신이야기,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 가공의 스토리로 무장한 무용담.... 이렇듯 우리의 주변에는 거시적이던 미시적이던 수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런 이야기들은 왠지 뻔한 스토리를 가기고 있지만 들어도 물리지 않는 그런 이야기들이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그런 수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 인류는 하나의 규범(정치,사회,도덕을 아우르는 규범)의 토대를 마련했고 그 규범을 통해서 인류 공동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조너선 갓셜은 바로 우리 주변에 넘처나서 정말 어디로 흘러가도 표가 나질 않을 이야기에 대해서 나름의 논거를 펼쳐나갑니다. 이번 저서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바로 "이야기" 이고 그 이야기가 왜 존재했을까라는 막연한 퍼즐 풀기가 아니라는 거죠. 조너선은 우리 주변의 수 많은 이야기가 "왜 이토록 중요한가"에 대해서 그 포인트를 맞춰 서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인류는 이야기에 열광하고 이야기에 슬퍼하고 이야기에서 희열을 느끼며 삶의 증거를 확인할고 있는 것일까. 자 결론부터 보자면 아마도 이런것이겠죠 그 이야기들의 역사적 사실관계가 픽션이든 팩트이던 간에 그 이야기들 속의 주인공이 인간이든 동물이던 신이던 간에 모든 이야기의 내러티브와 주제는 다름아닌 바로 우리 인류 자신의 투영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야기에 열광하고 슬퍼하고 그렇게 공감하게 된다는 논거입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저서는 그 취지에 걸맞게 논거의 핵심과 논거를 풀어가는 기법이 절묘하게 딱 맞아 떨어지는 저서라는 생각 지울수 없게 하죠. 책의 커버에서 부터 그리고 각챕터의 주제와 그 주제를 풀어가는 기법이 속되말로 3류연애 소설을 읽듯이 그저 아무 부담없이 읽어 나게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곳곳에 보너스로 가십거리인 삽화와 사진으로 읽는 이의 심적인 부담감을 한층 덜어 주었습니다. 아 그렇다고 무게감이 전혀 없는 한번 읽고 지나가는 내용들이냐 하면 그것도 전혀 아니라는 것이죠. 왜 우리가 정확하게 표현해서 우리 인류가 이야기에 광분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가장 근접하게 가장 쉽게 가장 흥미롭게 접근했던 저서라고 하면 너무 속보이는 표현일까싶을 정도로 조너선 갓셜은 이야기와 인류의 역확관계를 재정립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족이지만 저자의 풀네임도 왠지 이번 저서와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모든 면에서 독자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하는 저서입니다.

 

           지금도 호모 픽투스의 진화는 계속되어 지고 있습니다. 픽션이든 팩션이든 이야기와 관련된 무엇이든 그게 찌라시라는 형태의 불온적인 내용을 담고 있든 상관없이 인류는 이야기를 갈망하고 확대 재생산하여 나름의 또 다른 이야기를 창조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으면 그 속에서 진화를 거듭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스토리텔링 애니멀>은 무엇보다 이전의 관련 저서들에 비해서 재미있고 흥미로운 저서입니다. 책을 얼마 읽어보질 않았지만 여태 읽었던 인문학서적중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인상깊게 읽는 책입니다. 뇌 과학, 동물들을 통한 각종 실험 뭐 이런 팩트적 요소보다 이런 일련의 팩트들을 정말 왠만한 프로작가들 빰칠정도의 어휘력과 순발력으로 독자들의 시신과 마음을 단숨에 사로 잡아버리는 매력이 있는 저자라는 생각 지울수 없게 합니다. 구슬이 서말이래도 꽤어야 보배라고 조너선 갓셜은 바로 주옥 같은 구슬을 꽤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라는 느낌 강하게 오게 합니다. 이번 저서를 계기로 국내독자들도 스토리텔링에 대한 정확한 개념 그리고 왜 우리는 스토리에 열광하고 일희일비하는지 또한 스토리자체가 우리 인류에게 왜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저작이라고 보여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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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심장 열린책들 세계문학 213
미하일 불가꼬프 지음, 정연호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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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 마르가리타을 읽고 새롭게 알게된 러시아 작가, 기존의 러시아 문학작품과는 사뭇다른 느낌을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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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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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영화보다 원작이 더 흥미진진하네요.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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