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3 (반양장)
리선샹 지음, 하진이 옮김 / 휘닉스드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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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취리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월나라의 구천은 일대 내정 개혁을 단행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들어간다. 그 일환으로 초나라 출신인 범려와 문종을 개혁의 선두에 전진 배치 하면서 기존 세력의 핵인 석매대장군과의 화해를 시도한다. 또한 오나라의 침략에 대비한 반간계에 들어간다. 구천은 문종으로 하여금 화친을 도모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영고부를 통해서 오나라의 군사전력을 정탐하게 된다. 한편 부차는 오자서와 더불어 취리의 치욕을 만회하기 위한 수군양성에 비밀리에 들어간다. 부차의 꿈은 월나라의 정벌을 넘어서 중원 패권의 도전이었기 때문에 수군 양성의 필요성은 절실했다.  

하지만 오자서의 간계로 범려는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구천의 곁을 떠나고 구천은 선제공격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판단하다. 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천은 또 다시 전쟁을 감행하게 된다. 영고부를 선봉으로 직접 전장에 뛰어던 구천은 선제공격에서 오나라를 대파하지만 이는 부차와 오자서의 함정이었다. 오나라의 반격으로 초산에서 속절없이 무너진 구천은 결국 왕성까지 함락당하고 영어의 몸이 된다. 오자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차는 구천과 아어, 범려를 포함한 대신들을 노비로 취하고 그 목숨을 살려주게 된다. 하지만 구천의 목숨을 노리는 오자서의 손길을 어찌 피할 것인가.... 

구천은 부차와의 관계 설정을 두 사람중 하나가 죽어야만 그 끝을 보는 형국으로 파악한다. 그래서 한차례의 전쟁 승리로서는 만족하지 못하고 호시탐탐 오나라을 노린다. 그러나 오자서가 누구인가 손자의 병법을 계승한 전략의 대가가 아닌가 오자서의 간계로 범려가 초나라로 떠나면서 구천에게 시련의 전주곡을 울리게 한다.  

항상 대실패를 예고하는 점은 있기 마련이다. 범려의 초나라행, 왕위 다툼에서 죽은 계회의 동상,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술술 풀리는 전략,  군사 출정하는 당일의 불길한 징조들, 이러한 점들이 구천을 패배와 좌절의 틈바구니 속으로 서서히 몰아가게 된다. 그렇다고 구천이 이러한 불길한 예감을 전혀 하지 못한것은 아니다. 구천은 이러한 불길한 예감속에서도 오나라와의 전쟁은 불가피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절대적인 전력상 비교가 안된다면 선제공격을 감행해서 유리한 카드를 손에 쥐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하지만 역사의 운명은 구천을 비켜가지 않았다. 철저하게 괴멸된 군사, 오나라 말발굽에 짓밣힌 영토, 주살당하는 백성, 그러나 그 무엇보다 구천 자신을 짓누르는 좌절과 패배라는 멍에를 안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구천의 좌절과 패배를 대충 넘기려 하지 않는다. 가혹하리만큼 철저하게 좌절시키고 패배시킨다. 가슴에 찍힌 도적이라는 낙인보다는 가슴속에 낙인을 찍으므로서 패배와 좌절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한다. 이러한 좌절과 패배를 느끼지 못하고선 일어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 듯이 말이다. 

드디어 沈魚의 고사로 잘 알려진 중국 4대 절세미인의 하나인 서시가 등장한다. 범려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한 서시는 범려를 정인으로 정하고 그와 오나라행을 시도하지만 무산되고 문종의 도움으로 수녀궁에서 기예를 익히게 된다. 향후 서시의 활약상은 역사를 바꾸는 중요한 열쇠를 쥐게 된다.  

시각을 조금만 틀어서 보게 되면 작가는 구천이 패배와 좌절을 즐긴다는 만큼 가혹하게 몰아가고 있다.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구천이 절대로 죽어서는 안된다는 심정을 갖게 한다. 오히려 더욱 더 살아 남아서 어떻게든 복수를 해야한다는 감정을 가지게 한다. 그러나 구천의 수난시대는 이제 시작임에 불과한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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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 2 (반양장)
리선샹 지음, 하진이 옮김 / 휘닉스드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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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반대파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대권을 거머쥔 구천은 국정쇄신에 들어간다. 반대파의 수장이자 선왕의 충복이며 군권을 틀어쥐고 있는 석매일파와의 한판승부를 걸어간다. 구천이 보는 국제정세는 그야말로 먼저 치지 않은면 잡혀먹힐 수 밖에 없는 형국이었지만 석매를 비롯한 대신들의 생각은 전쟁 반대와 오나라와 외교를 통한 평화적 현상유지에 있었다. 비록 구천이 왕이지만 조정의 힘은 미약할 뿐이고 이에 드디어 한나라의 장자방에 비유되는 범려를 등용하게 된다. 범려의 개략과 기지로 반대파를 하나 둘씩 굴복시키나가면서 드디어 오나라와 한판 승부를 겨루게 된다. 

구천은 누이동생를 범한 합려에게 청동으로 만든 써래를 선전포고용으로 보내면서 합려의 평정심을 잃게 하고 결국 취리에서 오나라에 대승을 거두게 된다. 이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오나라왕 합려는 결국 그 여파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오나라는 그야말로 비상시국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구천은 강력한 왕위 계승자인 루왕자을 배제하고 부차가 왕위에 오르도록 적극 협력한다. 마침내 오나라는 부차가 새로이 왕이에 등극하고 월나라와 오나라는 화친을 향해서 외교전을 펼치게 된다. 

이번 편의 압권은 바로 월나라 구천과 범려의 심리전이라고 할 수 있다. 예로 부터 전쟁은 병사의 수만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전략이다. 그동안 오나라에 핍박을 받던 세월이 길다 보니 월나라는 대장군에서 부터 일개 병졸에 이르기 까지 오나라 컴플렉스에 시달려 왔다. 싸움도 해보지 않고 미리 주저않는 꼴이었던 것이다. 구천과 범려는 공통적으로 월나라를 강국으로 키우기 위해선 외부로부터의 개혁이 아닌 내부로부터의 개혁에 그 해답이 있음을 깨닫고 군사들의 사기진작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 예로 사형수들의 뒤를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전장에서 적과 아군 앞에서의 활복자살을 통해서 적군에게 공포감을 아군에게는 복수심을 심어주는 충격요법을 주게 되고 결국 이 전략은 월나라의 대승을 이루는 기폭제가 된다.

또한 구천과 범려의 월나라 내부의 적을 승복시키는 대목에서 중국의 전형적인 처세술과 정치술을 엿볼 수 있다. 일명 만만디 전술이라고 하는 상대방을 압박하지 않은듯 하면서 서서히 옥죄어 가는 전형적인 중국적인 면을 보여준다.  

전편이 구천이 패배와 좌절을 겪으면서 왕위에 오르는데 무게 중심을 두었다면 2권은 내부의 적 석매일파와의 밀고 당기는 전술과 범려라는 장자방을 만나면서 호랑이가 날개를 달듯 일사천리로 구천의 새로운 희망을 보여준다. 하지만 태자패위에서 오는 좌절과 패배는 결코 구천에게 좌절과 패배가 아님을 암시하듯이 새로운 라이벌 부차의 등장과 자신의 목을 비틀 부차를 지원함으로써 불길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춘추오패의 주인공중 하나인 합려의 시대가 간다. 초나라에서 박해를 받던 오자서를 전격적으로 등용하여 왕위계승에서 승리한 합려와 오자서는 손자을 군사로 영입함으로써 그야말로 거침없는 패권다툼에서 최상의 우위를 점하게 되고 결국 방국들을 재패하는 패왕의 지위를 회득하지만 떠오르는 샛별 구천의 일격을 받으면서 합려는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게 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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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 1 (반양장)
리선샹 지음, 양성희 옮김 / 휘닉스드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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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중국 역사소설하면 대표적으로 <삼국지연의>와 <초한지>가 널리 알려져 있고 지금도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 이 두 작품은 난세에 영웅들의 활약상으로 결국 갈라져 있는 진리를 하나로 합쳐 대 통일이라는 대업을 이루는 장구한 드라마를 연출하고 그 과정에서 불세출의 영웅들의 활약상과 인간적인 이야기로 독자을 사로잡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다. 아마도 역사는 흩어지면 다시 뭉치게 마련이고 통일된 과정이 길어지면 자연히 분열되게 되는 것이 역사의 일정한 순리였을 것이다.  

<와신상담>은 지금으로 대략 2500여년전의 춘추시대 정확히 춘추 말기 시대의 월나라와 오나라의 패권다툼을 그리는 역사소설이다. 우리가 잘알고 있듯이 주나라의 세력권이 약화되면서 중국대륙은 그야말로 혼세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지금도 그 이름을 다 외울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공국들이 일어났다가 사라지게 되는 춘추전국시대라는 대혼란을 겪게 된다. 결국 진시황에 의한 최초의 중국통일왕조가 탄생하게 되지만 수백년동안 난세를 겪게 된다. 그동안 춘추 전국 시대에 대한 집중적인 조명은 이들 공국들의 활약상보다는 공자,맹자,순자,한비자,장자,묵자등을 비롯한 일명 제자백가들에게 더 초점이 맞추어졌다고 할 수 있다. 단지 사마천의 <사기>를 통해 고사성어로 일반인들에 다가왔을 뿐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야 여러가지 있을 수 있지만 아마도 삼국지나 초한지 처럼 통일이라는 거대한 모티브가 없었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통일이라는 대명제를 전제에 두고 벌어지는 각종 암투와 전술 그리고 사랑담에 비하면 특별한 자극제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월나라 구천의 와신상담에서 기발한 모티를 끌어냈다. 그동안의 역사소설의 관행처럼 여겨졌던 권선징악이나 패권쟁탈이 아닌 출발점에서 패배를 전제로 그야말로 좌절에서 새롭게 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해내는 대반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에서 이번 소설은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물론 역사소설이다보니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었음을 인지해야 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흔히 춘추시대를 대표하는 실권자을 춘추오패라고 한다. 제나라 환공, 진나라 문공과 목공, 초나라 장왕, 오나라 합려 또는 월나라 구천으로 대표되는 춘추오패는 주나라 왕실을 대외적으로 인정하면서 사실상 전권은 자신들이 행사했던 이들이다. 이중 와신상담이라는 고사의 주인공격인 월나라 구천이 바로 본 소설의 주인공인 것이다.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의 과도기적인 이 시기를 오월춘추시대라 명할 만큼 월나라와 오나라 양국이 사실상의 패권을 다툼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특히 드라마로 방영되어 상당한 인기를 거둔것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그 내용의 전개가 마치 드리마의 대본을 보듯이 간결한 독특한 맛을 보여주고 있다. 대게 역사소설의 경우 시대적, 인물적인 장황한 부연설명으로 인해 다소 지루한 느낌을 주지만 이 소설은 그런면에서는 상당히 현대적인 문체로 깔끔한 맛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드라마의 한컷 한컷을 보는 듯한 뉘양스를 풍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춘추오패중의 하나였던 초나라 장왕의 화려한 시대가 가고 어리버리한 군주가 들어서게 되면 충신은 그 설땅이 없어지게 마련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사마천의 자객열전 어복장검의 주인공인 오자서의 등장과 그를 등용한 오나라 합려의 등장으로 오나라가 사실상의 패권을 쥐게 된다. 이러한 틈바구니에서 월나라는 그야말로 숨을 죽인채 오나라의 속국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나 역사는 그런 월나라의 운명을 바꾸게 된다. 구천이라는 이의 등장은 새로운 시대를 열게 만드는 것이다. 소설 초반부는 구천의 강력한 국가상과 훈구대신들의 현실직시론이 부딛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결국 구천의 태자패위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지만 구천은 이를 극복하고 왕위를 찾게 된다.

작가는 초반부의 설정을 통해서 소설의 모티브인 좌절, 패배의 가장 시발점을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인 윤상을 대리청정하는 자리에서 쫒겨남으로서 구천에게 일차적인 패배, 좌절의 교훈을 주지만 아직 그 좌절은 좌절이 아님을 암시하고 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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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2 - MBC 특별기획 드라마 '선덕여왕' 원작 소설!
김영현.박상연 극본, 류은경 소설 / MBC C&I(MBC프로덕션)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신국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이후 신라왕실에 전해내려오는 불문율인 어출쌍음 성골남진(御出雙陰 聖骨男殄,여아 쌍생의 출생은 성골 남성의 씨를 말린다)이라는 불길한 운명을 타고 태어난 덕만은 진평왕의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몸종 소화의 손에 키워지게 된다. 그것도 머나먼 이국 땅 중국, 인적이 드문 사막에서 소화를 어머니로 그리고 막연히 문노를 아버지로 알고 자라게 된다.
하지만 미실의 사주를 받은 칠숙의 끈질 긴 추적끝에 소화를 잃고 덕만은 아버지를 찾아서 자신의 고향인 계림으로 들어오게 된다.  

1권에 이어 2권은 그야 말로 여인천국을 보는 듯하다. 특히 미실궁주의 노회한 정치술과 권력과 사람의 집착 권력을 잡기 위해선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의 야누스적인 면을 볼 수 있다. 물론 작가는 선덕여왕의 쌍둥이 언니인 천명공주를 전면에 내세워 미실의 독주를 막아내는 대안으로 설정하고 있다. 아직까지 덕만이 무대의 정면으로 나오기엔 설익은 과일같은 존재인 것이다. 2권은 미실과 그를 추종하는 보수세력과 천명을 대표로 하는 개혁세력과의 한판 대결의 장이다. 천명은 현실정치와 권력이 싫어 진지왕의 아들 용수(정사에는 용수와 용춘을 같은 인물로 보고있다)와 혼인하여 궁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미실의 옥죄어 오는 마수에 숨이 막혔던 진평왕은 사위에게 대권을 넘겨주고자 마음을 먹지만 이 역시 미실의 계략으로 용수는 전장에서 암살당하게 된다. 천명은 남편의 죽음으로 출가라는 극단의 선택을 하고 국선 문노를 만나러 가는 도중 자신의 동생인 덕만과 재회를 하게 된다. 물론 자매지간이라는 사실은 모르지만 서로에게 이끌리는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미실의 레이더망은 천명의 암살로 이어지고 결국 천명은 화살을 맞고 땅떠러지로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천운은 그녀를 비켜가지 않고 김유신이라는 일대의 영웅의 손에 의해 목숨을 건지게 되고 만노군태수로 있던 김서현과 만명부인과 함께 귀궁하게 된다. 천명은 남편의 복수심으로 김서현을 대표로 하는 가야계와 손을 잡게 되고 정권의 수면위로 부상하게 된다.

한편 문노는 덕만을 찾아서 중국으로 갔다 헛걸음하고 다시 신라로 와서 결국 그녀와의 재회를 하게 된다. 성장한 모습을 처음 보지만 문노는 한눈에 덕만이 신라의 대를 이를 사람임을 알게 된다. 어출쌍음은 결국 여성이 보위에 올라야 하는다는 새로운 해석을 낳으면서 미실의 아들 비담에게 최후를 맞이하게 되고 미실의 계획되로 전개되는 듯 보인다. 

1권이 선덕여왕의 출생을 둘러싼 비밀과 신라의 지배구조를 이해하는 정도였다면 2권은 본격적인 권력다툼의 현장이다. 아직 전면에 부상하지 못한 덕만을 대신하여 천명공주를 미실의 대항마로 부각시키고 있다. 결국 미실과 천명공주의 진검승부로 선덕여왕의 필연적 대두를 암시하고 있다. 2권에서는 무엇보다 신라가 부분통일을 하는데 가장 큰 정신적인 지주 역활을 했던 화랑들에 대한 소개가 일품이라고 할 수 있다. 세속오계의 정신으로 무장된 정치적 색깔이 없는 단체로 신라의 정신을 대표하는 화랑, 하지만 작가는 그런 통념적 사고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화랑내부의 권력다툼과 지역적 차별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인의 하수인 역활을 하는 관변단체라는 사실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문노를 대표로 하는 정통화랑과 설원을 대표로 하는 정치화랑의 대결은 마치 우리현대사의 정치군인들을 보는 듯하다. 또한 작가의 상상은 한발 더 나아가 향후 가야계의 수장으로 자리매김하는 김유신의 등장과 배경을 선덕여왕과 가야계의 정치적인 합의 이상의 다른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자아내게 한다. 천명공주와 김유신 그리고 선덕여왕의 연인관계로 설정하는 것 자체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어지는 스토리 전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1,2권을 통한 선덕여왕은 역사서속에 존재했던 그런 여왕은 분명 아니다.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서술된 역사서는 선덕의 진면목을 보여 주지 않는다. 물론 그 역사를 전부다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한국사 최조의 여성군주가 나왔다는 것 자체에서 우리는 그 시대를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녀이후 전개되는 한반도의 전운은 왠지 그녀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수 없게 한다. 이 책은 분명 소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풀어가는 스토리에 더해서 독자의 상상력을 배가 시키는 것이 소설의 장점인 것이다.

그동안 부분통일이라는 대업을 달성했지만 삼국중 가장 홀대 받았던 신라, 대업을 이루고도 미운털 박혔던 신라, 이제 다시한번 신라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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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1 - MBC 특별기획 드라마 '선덕여왕' 원작 소설!
김영현.박상연 극본, 류은경 소설 / MBC C&I(MBC프로덕션)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아마도 김탁환의 <불멸의 이순신>과 김훈의 <칼의 노래>를 원작으로 시작된 대한민국의 사극 열풍은 주몽과 태왕사신기를 정점으로 대단한 인기몰이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사실을 근거로 한 문학작품이 매력을 여실히 보여준 단적인 사례가 아닌가 한다. 이처럼 팩트장르는 역사적으로 실존하는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서 독자들의 상상력을 끌어내어 맘껏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는 작품들이다. 

이번 <선덕여왕>역시 팩션이다. 그리고 쟁쟁한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고 있느다는 점에서 벌써 관심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이다. 또한 선덕여왕의 의미에 대해서 나름 생각해 볼 기회가 주어져 기쁜일이다. 우리역사상 여성의 몸으로 권력을 잡은 이들은 몇몇있다. 고구려의 우황후와 고려의 천추태후, 조선의 정순왕후등 아니만 이들은 단순히 수렴청정이라는 형식으로 정치에 관여을 하였다. 그러나 선덕의 경우 한국사 최초의 공식적인 여왕이다. 이런면만 보더라도 그 존재의미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비록 후대 김부식의 삼국사기 편찬때 유교적인 시각으로 역사기술이 있다 보니 선덕여왕에 대한 평가는 그리 녹녹치 않은것은 사실이다. 이를테면 신라골품제의 한계성으로 인한 어부지리 내지 대안없는 왕위계승 과정으로 평가되고 당나라로부터 여왕이기 때문에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에게 핍박으로 받는다는 둥의 사초를 보면 유교적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선덕의 이미지는 단순하게 최초의 여왕이고 모란꽃의 향기로만 알려진 그런 선덕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선덕의 이미지에 많은 작가적 상상력을 쏟아 부었다. 쌍음(여아쌍생아)이라는 출생과정에서 출발하여 북두칠성의 의미와 그로 인한 신라왕실의 위기, 미실궁주라는 악의 화신을 등장시켜 선덕이 왕이 될 수 밖에 없는 그런 구도를 연출하고 있다. 당시 삼국의 정세는 절대 강국 고구려를 제외하고는 백제와 신라의 치열한 다툼시대였다. 신라는 진흥왕이라는 걸출한 군주가 보위에 오르면서 대외확장정책으로 신라건국이후 최대의 강역을 자랑하게 된다. 하지만 내분으로 인하여 신라는 쇠락의 길로 접어 들게 된다. 그러한 시점에서 선덕여왕과 이후 전덕여왕이라는 두 여왕의 출현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는지 모른다. 골품제도라는 특이한 왕위계승권으로 인한 고육지책으로 여왕이 탄생할 수 밖에는 없는 구도였지만 신라로써는 다른 대안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신라가 삼국을 부분통일하는 과정에서 상고해 보면 부분통일의 기초를 마련한 군주가 다름아닌 선덕여왕이었던 것이다. 적극적인 가야계의 등용으로 기득권층의 견제와 통일이 아니면 존재가치가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신라는 나름 차분히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측면들만 보더라도 선덕여왕의 평가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소설은 그 구성면에서 기존의 역사소설에 비해 상당히 파격적이다. 우선 유교적인 시각에서 완전히 벗어나 당시의 시대상을 바라보게 한다. 남존여비사상이 아닌 평등 내지는 성의 구별없이 권력이 말해주는 구도, 또한 선덕여왕의 등극의 신비감을 더하기 위해 중국 사막지대가 덕만의 어린시절 무대로 등장하게 된다. 사막은 다름아닌 죽음을 뜻하는 말과 흡사하다. 하지만 그런 죽음속에서 별빛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신의 출신성분을 모르는 덕만은 미실이 보낸 자객에게서 구사일생하고 아버지로 알고 있는 문노를 찾아서 신라로 오게 된다. 신라에서 자신의 출생성분을 알아가는 과정등 어찌보면 다소 뻔한 스토리 같지만 여성들의 비중을 높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남성중심적인 역사소설의 한계를 벗어나 여성이 중심에 서는 색다른 시도인 것이다. 

필자는 독자들에게 많은 상상력을 나아내게 한다. 그래서 팩션인 것이다. 굳이 선덕을 중심으로한 가계도나 그 주변인물인 김유신, 김춘추의 가계도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소설은 소설이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건을 선덕에게 촛점을 맞추다 보니 그 시기나 인물관계가 뒤섞이지만 역시 우리는 소설로 받아 들이면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의 또하나의 보너스는 당시 신라인들의 성에 대한 생각을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정략적인 면도 있지만 순수한 그네들의 사랑이야기 역시 이 작품의 또다른 매력중에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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