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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 3 (반양장)
리선샹 지음, 하진이 옮김 / 휘닉스드림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취리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월나라의 구천은 일대 내정 개혁을 단행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들어간다. 그 일환으로 초나라 출신인 범려와 문종을 개혁의 선두에 전진 배치 하면서 기존 세력의 핵인 석매대장군과의 화해를 시도한다. 또한 오나라의 침략에 대비한 반간계에 들어간다. 구천은 문종으로 하여금 화친을 도모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영고부를 통해서 오나라의 군사전력을 정탐하게 된다. 한편 부차는 오자서와 더불어 취리의 치욕을 만회하기 위한 수군양성에 비밀리에 들어간다. 부차의 꿈은 월나라의 정벌을 넘어서 중원 패권의 도전이었기 때문에 수군 양성의 필요성은 절실했다.
하지만 오자서의 간계로 범려는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구천의 곁을 떠나고 구천은 선제공격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판단하다. 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천은 또 다시 전쟁을 감행하게 된다. 영고부를 선봉으로 직접 전장에 뛰어던 구천은 선제공격에서 오나라를 대파하지만 이는 부차와 오자서의 함정이었다. 오나라의 반격으로 초산에서 속절없이 무너진 구천은 결국 왕성까지 함락당하고 영어의 몸이 된다. 오자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차는 구천과 아어, 범려를 포함한 대신들을 노비로 취하고 그 목숨을 살려주게 된다. 하지만 구천의 목숨을 노리는 오자서의 손길을 어찌 피할 것인가....
구천은 부차와의 관계 설정을 두 사람중 하나가 죽어야만 그 끝을 보는 형국으로 파악한다. 그래서 한차례의 전쟁 승리로서는 만족하지 못하고 호시탐탐 오나라을 노린다. 그러나 오자서가 누구인가 손자의 병법을 계승한 전략의 대가가 아닌가 오자서의 간계로 범려가 초나라로 떠나면서 구천에게 시련의 전주곡을 울리게 한다.
항상 대실패를 예고하는 점은 있기 마련이다. 범려의 초나라행, 왕위 다툼에서 죽은 계회의 동상,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술술 풀리는 전략, 군사 출정하는 당일의 불길한 징조들, 이러한 점들이 구천을 패배와 좌절의 틈바구니 속으로 서서히 몰아가게 된다. 그렇다고 구천이 이러한 불길한 예감을 전혀 하지 못한것은 아니다. 구천은 이러한 불길한 예감속에서도 오나라와의 전쟁은 불가피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절대적인 전력상 비교가 안된다면 선제공격을 감행해서 유리한 카드를 손에 쥐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하지만 역사의 운명은 구천을 비켜가지 않았다. 철저하게 괴멸된 군사, 오나라 말발굽에 짓밣힌 영토, 주살당하는 백성, 그러나 그 무엇보다 구천 자신을 짓누르는 좌절과 패배라는 멍에를 안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구천의 좌절과 패배를 대충 넘기려 하지 않는다. 가혹하리만큼 철저하게 좌절시키고 패배시킨다. 가슴에 찍힌 도적이라는 낙인보다는 가슴속에 낙인을 찍으므로서 패배와 좌절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한다. 이러한 좌절과 패배를 느끼지 못하고선 일어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 듯이 말이다.
드디어 沈魚의 고사로 잘 알려진 중국 4대 절세미인의 하나인 서시가 등장한다. 범려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한 서시는 범려를 정인으로 정하고 그와 오나라행을 시도하지만 무산되고 문종의 도움으로 수녀궁에서 기예를 익히게 된다. 향후 서시의 활약상은 역사를 바꾸는 중요한 열쇠를 쥐게 된다.
시각을 조금만 틀어서 보게 되면 작가는 구천이 패배와 좌절을 즐긴다는 만큼 가혹하게 몰아가고 있다.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구천이 절대로 죽어서는 안된다는 심정을 갖게 한다. 오히려 더욱 더 살아 남아서 어떻게든 복수를 해야한다는 감정을 가지게 한다. 그러나 구천의 수난시대는 이제 시작임에 불과한 것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