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1 (반양장)
리선샹 지음, 양성희 옮김 / 휘닉스드림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 역사소설하면 대표적으로 <삼국지연의>와 <초한지>가 널리 알려져 있고 지금도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 이 두 작품은 난세에 영웅들의 활약상으로 결국 갈라져 있는 진리를 하나로 합쳐 대 통일이라는 대업을 이루는 장구한 드라마를 연출하고 그 과정에서 불세출의 영웅들의 활약상과 인간적인 이야기로 독자을 사로잡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다. 아마도 역사는 흩어지면 다시 뭉치게 마련이고 통일된 과정이 길어지면 자연히 분열되게 되는 것이 역사의 일정한 순리였을 것이다.  

<와신상담>은 지금으로 대략 2500여년전의 춘추시대 정확히 춘추 말기 시대의 월나라와 오나라의 패권다툼을 그리는 역사소설이다. 우리가 잘알고 있듯이 주나라의 세력권이 약화되면서 중국대륙은 그야말로 혼세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지금도 그 이름을 다 외울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공국들이 일어났다가 사라지게 되는 춘추전국시대라는 대혼란을 겪게 된다. 결국 진시황에 의한 최초의 중국통일왕조가 탄생하게 되지만 수백년동안 난세를 겪게 된다. 그동안 춘추 전국 시대에 대한 집중적인 조명은 이들 공국들의 활약상보다는 공자,맹자,순자,한비자,장자,묵자등을 비롯한 일명 제자백가들에게 더 초점이 맞추어졌다고 할 수 있다. 단지 사마천의 <사기>를 통해 고사성어로 일반인들에 다가왔을 뿐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야 여러가지 있을 수 있지만 아마도 삼국지나 초한지 처럼 통일이라는 거대한 모티브가 없었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통일이라는 대명제를 전제에 두고 벌어지는 각종 암투와 전술 그리고 사랑담에 비하면 특별한 자극제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월나라 구천의 와신상담에서 기발한 모티를 끌어냈다. 그동안의 역사소설의 관행처럼 여겨졌던 권선징악이나 패권쟁탈이 아닌 출발점에서 패배를 전제로 그야말로 좌절에서 새롭게 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해내는 대반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에서 이번 소설은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물론 역사소설이다보니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었음을 인지해야 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흔히 춘추시대를 대표하는 실권자을 춘추오패라고 한다. 제나라 환공, 진나라 문공과 목공, 초나라 장왕, 오나라 합려 또는 월나라 구천으로 대표되는 춘추오패는 주나라 왕실을 대외적으로 인정하면서 사실상 전권은 자신들이 행사했던 이들이다. 이중 와신상담이라는 고사의 주인공격인 월나라 구천이 바로 본 소설의 주인공인 것이다.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의 과도기적인 이 시기를 오월춘추시대라 명할 만큼 월나라와 오나라 양국이 사실상의 패권을 다툼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특히 드라마로 방영되어 상당한 인기를 거둔것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그 내용의 전개가 마치 드리마의 대본을 보듯이 간결한 독특한 맛을 보여주고 있다. 대게 역사소설의 경우 시대적, 인물적인 장황한 부연설명으로 인해 다소 지루한 느낌을 주지만 이 소설은 그런면에서는 상당히 현대적인 문체로 깔끔한 맛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드라마의 한컷 한컷을 보는 듯한 뉘양스를 풍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춘추오패중의 하나였던 초나라 장왕의 화려한 시대가 가고 어리버리한 군주가 들어서게 되면 충신은 그 설땅이 없어지게 마련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사마천의 자객열전 어복장검의 주인공인 오자서의 등장과 그를 등용한 오나라 합려의 등장으로 오나라가 사실상의 패권을 쥐게 된다. 이러한 틈바구니에서 월나라는 그야말로 숨을 죽인채 오나라의 속국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나 역사는 그런 월나라의 운명을 바꾸게 된다. 구천이라는 이의 등장은 새로운 시대를 열게 만드는 것이다. 소설 초반부는 구천의 강력한 국가상과 훈구대신들의 현실직시론이 부딛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결국 구천의 태자패위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지만 구천은 이를 극복하고 왕위를 찾게 된다.

작가는 초반부의 설정을 통해서 소설의 모티브인 좌절, 패배의 가장 시발점을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인 윤상을 대리청정하는 자리에서 쫒겨남으로서 구천에게 일차적인 패배, 좌절의 교훈을 주지만 아직 그 좌절은 좌절이 아님을 암시하고 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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