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즈마님의 손 이야기에 자극을 받아 씁니다.

친정 외가가 유전적으로 손발이 작습니다. 특히 우리 오빠 둘에게 손발 작은 건 최악의 콤플렉스입니다. 큰오빠는 유독 손이 작고(여자치고 작은 제 손과 비슷합니다), 작은오빠는 유독 발이 작습니다(145로 작은새언니랑 같습니다.). 큰오빠가 173, 작은오빠가 174로 66년생과 68년생임을 감안한다면 결코 작은키라 놀림받을리 만무하지만, 그 키에 그 손발이니 '병신' 소리까지 듣기도 했답니다. -.-;;

저야 여자니까 손발이 작아도 그냥저냥 견디고 삽니다. 중3까진 딱 맞게 신발 신는 걸 좋아해 220을 신었지만, 전족 놀림을 받고 지금은 좀 커도 230을 신는 정도? 하지만 저에게도 콤플렉스가 있으니... 엄지손가락과 엄지발가락이 솟았습니다.

 

 

 

 

 

 

 

 

 

 

 

 

 

 

엄지손가락 솟은 거야 손가락 세우기 놀이할 때 피보는 거 외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분명히 안 들었는데도 들은 거나 진배없다고 뒤집어씌워 맞기 일수이길래 요새는 절대 그 놀이할 때 안 낍니다. 뭐, 그런 놀이를 할 기회 자체가 거의 없어졌지만.

하지만 엄지발가락 솟은 건 피해가 많습니다. 양말에 구멍이 잘 나는 건 애교고, 모든 스타킹이 1회용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건 버스나 지하철에서 발 밟혔을 때. 발가락따라 발톱도 위로 솟았으니 밟히는 즉시 발톱 부러지는 건 기본이요, 발톱이 발가락 살을 파고들어가 피보는 일도 잦습니다. 대개 발 좀 밟혔다고 죽을 것처럼 비명지르는 오바쟁이를 의아하게 보다가 호들갑스럽게 신발이랑 양말을 벗고 지혈시키는 걸 보면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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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04-04-27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이렇게 슬픈 사연이 있으셨을 줄이야... 저는 조선인님이 일부로 포토제닉하게 보이실려고 살짜콩 손가락을 드신 줄 알았는데 저게 원래 곧추선 거란 말씀이시죠? 오, 이건 제 눌러놓은 찐빵 엄지보다 좀 더 독한 경우로군요. 사실은 제가 의자에서 굴러떨어질 정도로 웃었습니다. 하하하하. 제 손 이야기 확 지워버릴까봐요, 님 손 이야기가 너무 막강하셔서. 위로 솟은 엄지발가락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을 하니, 상상을...하니..큭큭큭;;;

조선인 2004-04-2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오즈마님 글을 지우면 안 되죠. 그 밑에 달린 숱한 코멘트가 아깝지 않으십니까? ㅎㅎㅎ

sunnyside 2004-04-28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톱이 너무 단정하셔요~ 게을러 안깎고 버티는 제 손톱과 비교하면..? -.- (설마 촬영을 위해 손질하신 건 아니겠지요? ^^; )

조선인 2004-04-28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엄마가 되면 싫어도 단정한 손톱을 가지게 된답니다. 바아싹~ 자르게 되지요.
 
지구를 굴리는 곰 이야기
주영삼 글.그림 / 비룡소 / 1998년 1월
평점 :
품절


곰들이 숲속 깊은 곳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외치는 이유를 아나요? 서커스에서 조그만 공을 굴리는 이유는요? 그건 바로 지구를 굴린 곰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기 위함이랍니다. 지구에 낮과 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생겨나고 얼음이 녹아 강과 바다가 생겨나고 구름이 생겨 비가 내리는 게 모두 태양신이 곰에게 지구를 굴리는 벌을 주었기 때문이라네요.

그 깜찍한 발상에 절로 웃음이 나오고, 아름다운 우주 배경에 감탄이 호~ 나옵니다. 다만 난 왜 이리 욕심이 많은걸까요? 태양신도 도자기도 피라미드 신전도 모두 아즈텍 문명의 것을 따온 거 같아 속이 상합니다. 이왕이면 우리 문양을 따왔으면 좋았을걸 하는 미련이 마구마구 생겨버립니다.

아, 참, 이 책을 사실 분이 참고하실 게 하나 있는데요, 책 설명엔 A4크기라고 나와있는 건 잘못된 것입니다. 대략 323*230 정도 되요. 저희집 책장 사이즈엔 너무 커서, 큰 책만 모아놓은 mdf 박스에 따로 담아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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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5-2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탐이 납니다! @.@
 
풍경과 상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199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니까 내 나이 25살 때 이 책을 선물받았다. 그는 시인이 되고 싶은 게 꿈인 사람이었고, 내가 김훈을 모른다고 하자 상처받은 얼굴로 이 책을 선물해줬다. 그때 난 서문을 먼저 펼쳐보고 두둥~하는 북소리를 느꼈다.

"상처를 통해서 풍경으로 건너갈 때, 이 세계는 내 상처 속에서 재편성되면서 새롭게 태어나는데, 그때 새로워진 풍경은 상처의 현존을 가열하게 확인시킨다."

그래, 그런 이유였던 거야, 사람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감상이 다른 것은. 목숨을 걸고 나의 눈으로 변화를 목격하고 싶은 사람은 상처가 있기 때문. 하기에 주어진 운명의 피해자가 때로는 숭고한 성자가 될 수 있을 지도 몰라. 그의 문장 하나가 나에게 준 사유의 힘에 가슴이 벅차올라 단숨에 책을 읽어갔다.

김훈의 풍경은 자연과, 역사와, 인간을 모두 아우르고 있었다. "탑이 아름답다는 것은, 탑의 체감률이 아름답게 긴장되어 있다는 것은 현세가 고통스럽다는 말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하늘로 솟아오르는 탑을 만들고 바라보는 속세의 아득한 고통에 함께 몸을 떨었고, 양립할 수 없는 임금의 지상과 천주의 하늘을 함께 사랑한 정약용의 비애를 강진 초당의 꽃나무와 채소밭에서 읽어냈다. 그는 '大隱은 저잣거리 민중 속에 처하고 小隱은 산 속에 숨는다' 했던 윤선도의 낙원이 보길도가 아니었을 거라고 일러주기도 한다.

대나무 숲을 보고도 피리와 죽창을 동시에 떠올리니, 이쯤되면 "풍경과 상처"를 기행문집이라 하는 이에게 벌컥 화낼만 하다. 나로서도 이 책을 어느 칸에 꽂아야 하나 책장정리를 할 때마다 고민이기도 하다. 가볍게 스쳐가는 에세이와 뒤범벅시키는 건 미안하고, 답사기와 묶자니 아쉽고, 역사책과 병렬시키기엔 어색하고. 결국 이 책으로 역사책과 답사기의 경계를 삼았다(비슷한 책으로 "게으름의 찬양"이 있는데 이걸론 정치철학과 에세이의 경계를 삼았다. ). 그리곤 역사책을 보다가 습관적으로 꺼내보고, 답사기를 뒤지다 슬쩍 열어보게 된다.

그러나 종종 책을 펼치다 속상해지곤 하는데 하필 첫 글이 '여자의 풍경, 시간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사꾸라'와 '사이판의 익명의 여자'가 주는 들척지근한 느낌으로 인해 목욕하고 나와보니 이 안 닦은 심정이 되는 것이다. 그런 심충으로 책을 읽다보면 그의 풍경속에 이름가진 여자가 없음에 괜히 화풀이하게 된다(사실 그의 평론에서도 여성작가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속상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포기하지 못 하는 건 장인의 손마디를 꼼꼼하게 거친 영롱한 문장들 때문이리라. 하여 책을 선물한 이의 이름조차 이제는 아물가물하지만, 봄날이면 이 책을 꺼내들고 소년같았던 그의 미소를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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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waho > 내셔널 네덜란드.


내셔널 네덜란드.(National Nederland) 라는 네덜란드계 보험회사 건물입니다.
프랭크 오게리라는 해체주의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이죠.

심플하고 미니멀한 스타일을 좋아하긴 하지만.
해체주의나 초현실주의같은 스타일도 가끔보면 상쾌합니다.

오래전부터 커다란 충격으로 보아왔던 건축물인데
오늘 그냥 생각이 나서 한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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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4-25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집니다.

2004-04-25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nnyside 2004-04-26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하군요. 저런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여유가 부럽습니다.
(근데 왜 보자마자 용천의 사고현장이 떠올랐는지.. 이눔의 머릿속하고는 .. -.-;;)

데메트리오스 2004-04-26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멋있네요. 그런데 싱가포르에서는 똑같은 모양의 건물을 짓지 못한다던데...어쨌든 대단하군요.

조선인 2004-04-2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싱가폴에 있는 건가요? 전 퍼와서 관련정보를 자세히 모릅니다만...

숨은아이 2004-04-30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 방명록에 글을 남겨주셔서 인사하려 들어왔다가 퍼갑니다. 재미있는 내용 가득한 서재로 꾸미셨네요. 감사!
 
 전출처 : 코코죠 > 사라진 나라

간디는 국가가 멸망할 때 나타나는 징조를 일곱가지로 표현하였다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
인간성 없는 과학
인격 없는 교육
양심 없는 쾌락
도덕 없는 경제
희생 없는 신앙


- 뉴델리 교외 타고르 무덤 앞에서

 

그러고 보면 우리 나라는 참 여러가지 망쪼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떻게든 굴러가고 어떻게든 수습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그런데 그 힘은 바로 사람들에게서 나온다는 거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렇게 살려나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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