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 > 책과 알라딘 서재에 대한 25문 25답

9번까지 작성한 후 날려먹었다. 의욕상실로 요점정리하다.


01. 당신은 책을 좋아합니까? (좋든 싫든) 그럼 그 이유는 뭐죠?

내가 책을 좋아하는 건지, 문자를 좋아하는 건지 헷갈립니다. 걸어가며 간판을 읽고, 전단지를 읽고, 뭐든지 읽습니다. 유치원 다닐 때 오빠 초등학교 수학책까지 읽었습니다.

02. 한 달에 책을 몇 권 정도 읽나요?
03. 특별한 독서 취향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06. 책은 사는 편인가요, 아니면 빌리는 편인가요? 빌린다면 어디에서 빌리죠?
10. 일반적인 책말고 만화책도 좋아하시나요?

관심있는 인문학, 사회과학 서적은 꼭 사서 읽는다. 1달에 3,4권 정도. 판타지, 무협지, 만화를 좋아해 대여점에서 1달에 30-40권씩 빌려본다. 아, 아는 출판사에 가서 강도짓도 한다. -.-;;

04.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뭐죠?

마이클 무어의 '내 나라를 돌려줘'

05. 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어떤 거죠?

한자, 역어체, 외래어, 외국어 남발을 싫어한다.

07. 특히 좋아하는 작가와 싫어하는 작가는 누가 있을까요? 그 이유는 뭐고요? (장르 불문하고)
 
작가로 책을 고르지 않는다. 아, 이문열은 확실히 싫어한다. 이유는? 반동적이어서. 켁.

08. 특히 좋아하는 장르와 싫어하는 장르가 있다면 어떤 거죠? 그 이유는 뭐고요?
 
역사기행 소모임에 있다 보니 한국학에 관심이 많다. 좋아하지 않는 건 중/장편 소설, 시. 싫어하는 건 처세술, 영재교육지침서, 연애지침서, 재테크 등등

09. 소설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과 싫어하는 인물은 누구죠?
 
앤이 좋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앤을 흠모했어요. 쥬디랑 샐리도 좋아요. 작은 아씨들의 죠도 닮고 싶어했어요. 히드클리프랑 캐서린은 열렬히 동경해요. 싫어하는 인물은 공지영이나 박완서나 박경리나 양귀자 소설에 나오는 '착한' 여자들.

11. 만화책 중에서 인상깊었던 작품이나 작가를 꼽아본다면요?

강경옥의 별빛속에, 김혜린의 테르미도르. 내가 만화를 좋아하게 만든 작가와 작품.
 
12. 만화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과 싫어하는 인물은 누구죠?

시이라젠느와 라디온을 좋아한다. 싫어하는 인물을 말하면 돌 날아올거 같은데.... 음... 용기를 내서 이나중 탁구부원과 아즈망가 대왕 출연자 전부... 흑... 제발 그만 좀 던져요. ㅠ.ㅠ 

13. 기억에 남는 대사나 문구가 있다면 말씀해보시겠어요? (만화든 소설이든 그 외 어떤 장르든 - 책)

치사스럽게 사는 것은 오히려 치욕이니
옥같이 부서지면 죽어도 보람인 것을
칼들어 하늘가린 가시나무 베어내고
휘파람 길게 부니 달빛 또한 밝구나.
* 백범일지에서 이 시조를 읽은 뒤 삶의 좌표로 삼고자 했다. *^^*

14. 특별히 게임, 영화 등 다른 매체로 제작됐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거죠?

키다리 아저씨 그후 이야기. 전편보다 더 좋은 내용이라 생각하는데 너무 안 알려졌다.

15. 다른 매체로 제작된 것 중, 좋았던 작품과 나빴던 작품을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역시 어떤 장르든)

TV만화 빨간머리앤. 책의 재미를 거의 훼손하지 않은 유일한 작품이라 믿는다. 나빴던 건... 부지기수다. -.-;;

16. 번역도서를 읽을 때, 특별히 선호하는 번역(자)작가가 있나요? 있다면 누구의 어떤 작품?
17. 그 번역작가의 어떤 면 때문에 그를 선호하게 되었나요?

죄송합니다. 엉터리 번역에 분노는 하지만 관심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어서.

18. 번역된 작품과 국내 작가의 작품 중에서 우선 순위를 두어 읽게 되는 도서는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국내 작가 우선입니다. 다만 사회과학 서적은 아무래도 번역서를 꽤 읽게 됩니다.
  
19. 요 근래 읽어본 것 중 가장 최악이었던 책은 어떤 것이죠?

묵비권을 행사하렵니다. 제가 좋아하는 선생님인데 어쩌다 그런 책을 내신 건지... ㅠ.ㅠ

20. 요즘의 도서 시장에 대해 어찌 생각하세요?(가령, 특정 장르의 문제나 인터넷 서점의 미래 등에 대하여)

제발 초판만 찍고 품절시킨 뒤 디자인만 바꿔 신간으로 내는 짓을 관뒀으면 좋겠다.

21. 최근 읽은 작품 중 괜찮다 싶은 책 세 권을 꼽아보시겠어요? 왜 그 책들을 골랐나요?

김선자의 중국신화 이야기 : 비교신화학자로서, 중문학자로서, 여성으로서, 쉽게 쓰는 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다.
우리말의 수수께끼 : 김지님께 자극받아 읽게 되었다. 새로운 내용을 배웠다기 보다, 다시 한번 자긍심을 북돋아주는 책이다.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 엔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림책이라도 열광하게 될 것이다.

22. 앞으로 책의 미래는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책은 계속 되어야 한다. 게속 될 것이다. 인터넷 혁명으로 종이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그 소비는 늘었다!!!

23. 앞으로 책을 쓰게 된다면 어떤 책을 쓰고 싶고, 쓰게 될 것 같나요?

우리 소모임의 야심은 10년후 기행문집을 내는 것이다!

24. 제게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책 한 권이 있다면 무엇을 권하고 싶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도덕경 -가히 인생의 벗이다. 

25. 알라딘 서재 중 즐겨찾는 곳이 있다면 대략 몇 군데이고, 그곳을 즐겨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42곳이라고 나오는군요. 언제 이렇게 늘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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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7-23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답인줄 알았는데..
수정하시는 중인가요???

바람구두 2004-07-23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흐흐. 반딧불님도 해보시죠?

조선인 2004-07-23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거걱. 수정하는 사이에 댓글이 달리다니.

가을산 2004-07-23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어요. 지금은 수정이 끝났나보죠? ^^
그런데, 10번이 없어요. 뭐였을까?

조선인 2004-07-23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위에 2,4,6,10이 뭉뚱그려져 있습니다. ㅎㅎㅎ

바람구두 2004-07-23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나중 탁구부 녀석들을 싫어하실 줄이야.

조선인 2004-07-23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역시나... 12번을 쓰지 말 것을... ㅠ.ㅠ
아, 그리고, 24번이 바람구두님께 권하는 책이었나요? 음... 그런 각도로 고민하지는 않았는데... 어쩌지...

바람구두 2004-07-23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꼭 그런 차원은 아니었지만... 도덕경 참 좋은 책인걸요.
 

President's Day (대통령의 날)

미국의 고유한 공휴일로, 학교와 공공기관은 쉬나, 직장의 경우 대개 무급휴일이다. 유래는 18세기 말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워싱턴은 현행 달력으로는 2월 22일에, 그 당시 달력으로는 2월 11일에 태어났기에 주에 따라 날짜가 달랐다. 또한 주에 따라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의 생일인 2월 12일을 기념하기도 했다. 지금은 매년 2월 세번째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로 정하여, 모든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북한이나 중국보고 우상화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결국 미국도 영웅이 필요한 듯. 개천절 대신 Columbus Day를 만든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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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4-07-22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엔 콜럼버스 데이가 있어요? 으아... 콜럼버스께서 나리시니 아메리카가 열렸노라... 라고 생각하는 건가?

바람구두 2004-07-22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있어요.
꽤 큰 행사죠.
그들에겐 축제이지만 원주민들에겐 비극의 시작이었겠지요.
그거 보면 참 불쌍한 나라죠.
 

열린우리당 일각이 추진하고, 조중동이 쌍수를 들며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사설을 늘어놓는 테러방지법의 모체는 미국의 '애국법'이다. 애국법 제정 이후 미국에서 벌어진 진보세력과 유색인종에 대한 탄압을 보며 다시 경각심을 세우다. 정말 테러방지를 하고 싶다면 파병철회나 빨리 하라고!!! (이하 발췌 - 마이클 무어의 '내 나라를 돌려줘')


<유색인종 인권침해 및 탄압사례>

- 미국 시민이 아니거나 중동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약 5천여명의 젊은이(주로 학생들)가 FBI에게 인터뷰를 당해야 했다. 그들 외에 1,200여명이 구금되었고, 석방되거나 추방되기전 구금자중 11%는 6개월 이상을, 약 50%는 3개월 이상을 갇혀있어야 했으며, 이들의 투옥사유는 과거에는 무시되었을 사소한 이민법 위반이었다. 또한 상당수의 구금자가 수감 기간 동안 하루 23시간 감금, 하루 24시간 유치장에 불켜놓기, 연락 단절, 과도한 수갑 채우기, 족쇄 및 무거운 쇠사슬 채우기 등의 학대를 받았다.

- 뉴욕 교외에서 근무하는 한 판사는 레바논 출신의 미국 시민 아니사 호더가 주차 위반 딱지 문제로 법정에 출두했을 때, 그녀가 테러리스트인지 물었다.

<진보인사 탄압사례>

- 빈곤 퇴치 온타리오 동맹(OCAP)에서 일하는 활동가 존 클라크는 미시간 스테이트 대학에 연설을 하러 가던 중 미국 국경에서 이민국 관리에 의해 구금되었다. 클라크를 심문한 국무관리는 클라크가 시카고에 있는 동안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클라크가 예전에 했던 연설문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OCAP에 관한 정부 보고서도 이미 작성되어 있었다. 국무관리는 클라크에게 오사마 빈 라덴이 어디에 있는지까지 심문했다.

- 노스캐롤라이나의 더그 스터버는 프라하행 비행기를 타러가다가 구금되었다. 이유는 그가 녹색당원이기 때문이었다.

<표현의 자유 침해 사례>

- 버몬트의 한 고등학교 시사 수업 과제로 제출된 학생의 미술작품에 대한 증거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새벽 1시 30분에 정복 경찰관이 학교로 출동하였다. 그 작품이 입에 테이프를 붙인 부시대통령을 묘사하고 있었으며, '테이프를 좋은 데 쓰시오. 입 닥치시오'라는 설명을 붙였기 때문이다.

-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온 대학생 브라운은 그녀가 반미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 비밀기관 수사관 2명의 방문을 받아야 했다. 문제의 물건은 사형 폐지 촉구 포스터로, 거기에는 부시와 린치를 당한 시체들이 표현되어 있고, '우리는 당신이 내뱉는 모든 말에 목매단다'라는 설명이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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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7-2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국가보안법 그대로 놔두면 좋겠다고 털어놓지....참 내.
혹시, 그 테러방지법 조항도 이런 식인 거 아닙니까?
"1조 - 국가보안법 2조 3항에서 '그래도'를 삭제하고, 4학의 중간에 '개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를 삽입한다."
-.- 뿡이다!!!
 
 전출처 : 마립간 > 불평등의 기원

 * 불평등의 기원

부제 : 나의 정치관에 영향을 미친 것들5


 공산주의가 몰락해 버린 현재의 시점에서 동서양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가 주희朱熹와 더불어 다른 한사람이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인 것은 느낌이 남다릅니다.(C일보에서) 제가 초등학생 때에 공산주의 이론의 모순에 대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고 곧 시험의 내용이도 했습니다. 후에 알게 되었지만 마르크스는 ‘사상가’보다는 ‘경제학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내용 중에서 재미있는 것은 사유재산이 없는 것이 공산주의이지만 사유재산이라는 것이 부동산不動産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고, 동산動産에는 소유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동산과 동산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떤 부자는 재산이 몇 백억 또는 그 이상이 됩니다. 이 많은 재산을 무엇을 위해 모으고 유지하려 할까요. 개인의 자아실현도 한 가지 이유겠지요. 그러나 한편 내가 인생을 통해 노력하는 것의 일정 부분은 자녀를 위한 것이 있습니다. 나의 자녀는 본인보다 더 잘 살고,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누리기를 원합니다. 자신의 자녀의 우수함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 자녀들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물려주려고 합니다.


 재산과 교육의 상속은 부익부 빈익빈을 가져옵니다. 같은 세대에 평등하게 출발한 것이 그 세대에서 유능한 사람과 상대적으로 덜 유능한 사람 사이에서 약간의 재산의 차이와 사회적 지위의 작은 차이를 가져옵니다. 이 작은 차이가 다음 세대의 교육과 경제 활동을 위한 기반으로 사용되면서 다음 세대에서는 그 차이 더욱 커집니다. 양성 되먹임(positive feedback)을 통해 양극화와 고착화가 유도됩니다. 역사적 변혁기에는 (신석기 혁명(국가 형성), 나라의 흥망성쇠, 산업 혁명 등) 어느 정도의 상하 사회 신분의 혼합이 있었지만 안정적 사회가 유지되면서 상하 신분간의 혼합은 적어지고 고착화됩니다. 오히려 사회가 점차 안정화 되는 시기에는 모든 사람이 계층이 고착되기 전에 계층 상승을 위해 치열하게 경주하게 됩니다. 중세 시대에는 신분의 상속(귀족)이 큰 부분의 역할을 했지만, 산업사회가 되면서 자산가(bourgeois)는 재산의 상속을 통해, 현재는 교육을 통한 지식의 상속 큰 역할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사회적 불평등의 초기 원동력은 부모의 자녀 사랑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알라딘의 초기화면 분야별 찾기의 카테고리는 어린이 분야가 나옵니다. 저는 이것을 의미심장하게 여깁니다. 아마 마르크스가 동산이 아닌 부동산의 사유재산을 부정한 것은 재산의 상속을 방지하여 그나마 불평등의 생성을 억제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상품가치와 교환가치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부의 축적을 유발할 수 있는 노동 효율성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죠. 역시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권력을 통한 불평등을 만들었습니다. (몇몇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다 같이 굶주림에 허덕이는 것을 평등하고 생각하면 모를까.) 다음 대안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사회 불평등의 강화 방지를 위해


- 여러분은 불평등의 강화 방지를 위해 사회적 약자와 자녀가 어울리는 것을 권장할 수 있겠습니까? (예를 들면 학교 공부에 뒤지는 학우와, 혹은 심신 장애자와,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안의 아이들과...) 나중에 결혼에서도.

- 여러분은 불평등의 강화 방지를 위해 자녀들에게 재산상속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 여러분은 불평등의 강화 방지를 위해 자녀들의 교육을 남들과 동등하게 교육을 시키겠습니까? (예를 인성교육이 아닌 가정에서의 학과 공부 중단, 과외 등 사교육 포기)

- 여러분은 불평등의 강화 방지를 위해 자신의 자녀가 전문직(속된 말도 ‘사’가 들어가는 직업)에 종사할 수 있음에도 재능과 취미가 맞아 단순 기능직에 종사하겠다고 하면 기쁨 마음으로 동의할 수 있습니까.

- 여러분은 불평등의 강화 방지를 위해 자녀들에게 유능한 사람이 되지만 꼭 필요한 필요불가결 사람은 되지 말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필요불가결한 사람이 되면 권력을 갖게 되고 불평등을 유발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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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릴케 현상 > 2인 승무였다면 대구참사 막을 수 있었다.

"2인승무였다면 대구참사 막을 수 있었다"
ⓒ민중의소리

대구지하철 참사 후 1년 6개월. 중앙로역에는 화재발생시 연기확산을 막는 수막 차단벽이 설치됐다. 야광 타일을 깔고 피난구 유도등, 소화기, 방독면도 비치했다. CCTV를 디지털(DVR)로 바꿔 16개 채널을 동시에 녹화한다.

그러나 이는 대구 중앙로역 뿐이다. 유독가스를 마구 내뿜는 가연성 내장재도 바뀌지 않고 있다. 참사를 경험한 대구에서마저 예산 핑계로 교체를 미루며 의자에 방염제를 뿌리고 있다.

"1인 승무원제는 '대구지하철 참사 시민사회단체 대책위'의 진상조사 보고서 등에서 드러났듯이 대형 참사를 초래할 수 있는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하철 안전운행을 위해 필수적인 2인 승무제의 도입은 지하철 건설부채의 과다와 만년적자 운영을 거론하는 자본의 논리에 철저히 묵살되고 있다."

시민단체나 노동조합이 냈을 법한 위의 내용은 한나라당이 낸 성명서의 일부다. 대구지하철참사가 던진 경각심 때문인지, 지하철 1인 승무제 폐지 등 인력충원은 전 국민의 일치된 요구였다.

그러나 현재 승무원 숫자는 단 한 명도 늘지 않았고, 2인 승무를 하고 있는 서울의 1~4호선마저 점차 1인승무로 바꿔갈 계획이다. 모니터 감시를 하는 역무원은 여전히 동전을 세고 있다. 안전요원은 전문성이 없는 공익요원들을 승강장에 배치했다. 대중교통이며 공공재인 지하철에서 경영효율성과 예산절감의 논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시설보다 인원충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부터 10시 17분까지 긴박했던 상황을 되돌아보며,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들을 짚어보자.

상황보고냐 초기진압이냐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1호선 1079호 전동차가 중앙로역에 진입한다. 출입문이 열리고 승객들이 타고내리는 가운데 자살을 결심한 김대한(57)씨의 가방에 불이 붙는다. 중앙로역에 도착한지 약 10초가 지난 후 '불이야'라는 비명소리를 들은 전동차 기관사 최모씨는 CCTV로 승객들이 나오는 걸 확인한 후 소화기를 들고 달려온다. 그러나 폴리우레탄폼, 폴리에틸렌폼, 염화비닐 등 가연성 소재로 가득한 차량 안에서 불길은 순식간에 번진다. 기관사는 다시 승객들과 소화전 호스를 이용, 진화를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기관사는 승객들에게 대피하라고 소리친다.-

ⓒ민중의소리

당시 1079호 기관사가 종합사령실에 먼저 보고하지 않고,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한 것은 근무수칙을 어긴 것이었다. 그러나 소화기를 통한 초기진압시도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기관사가 아닌 일반 승객들이 소화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전문가들은 일반 승객이 소화기를 사용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소방안전 협회 박재홍 교수에 따르면 "전동차 내부에 비치된 소화기를 식별하기가 곤란"하고 "소화기를 사용하는 것도 평소 반복된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므로 "일반 승객 입장에서는 소화기 자체는 아예 생각할 수도 없었다"는 것. 때문에 전문가들은 맨 뒤 칸에 또 한명의 기관사(차장)가 있었다면 초기진화와 상황보고가 동시에 가능했을 거라고 지적한다. 더구나 화재가 시작된 곳은 맨 뒤에서 두 번째 칸이었으므로 기관사가 화재사실을 더 빨리 인지했을 거라고.

종합사령실·역무실에 눈이 없다

-대구지하철 종합사령실 모니터는 김대한씨가 몸에 불이 붙은채 밖으로 뛰어나오는 모습과 승객들이 빠져나오는 장면을 잠시 내보내다가 작동을 멈춘다. 종합사령실은 이 화면을 놓친다. 같은시간 종합사령실 기계설비사령실에는 화재 경보음이 울리고 모니터 화면에는 '화재경보' 메시지가 뜬다. 그러나 평소 오작동이 많았던 이유로 근무자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여긴다. 종합사령실은 전동차 출발을 하지 않자 '1079호, 1079호'라며 무전을 친다. 이때는 기관사가 화재진압을 시도하고 있을 때였다. 승강장을 비추는 모니터를 감시하는 역무원은 없었다. 역무원은 승차권 판매대금 입금을 위해 다른 장소에서 동전을 세고 있었다.-

사고 당시 대구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장은 “30개 역 상·하행 60개 열차의 진출입 상황을 20개의 모니터로 감시하지만 직원 3명이 이를 다 볼 수가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대구지하철 공사의 '자동화장치'나 '설비'는 결국 사람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사실, 인원감축의 문제점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역무실 역시 경영효율성을 이유로, 한 사람이 근무한다. 시설관리에서 동전 세는 일, 승강장을 보거나 수입보고서 뽑는 일까지 한 사람이 이 하고 있는 것. '동전을 세느라 모니터를 감시하지 못했다'는 말이 이같은 현실을 잘 설명한다. 이 시점에서 종합사령실에 또는 역무실에 안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이 있었으면 상황파악이 미리 이루어지고, 1080호의 진입을 막을 수 있었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민중의소리

1인승무, 후진이 불가능하다

-종합사령실은 9시55분 역무원으로부터 화재가 났다는 연락을 받는다. 모니터 화면이 나가서 상황이 확인되지 않는 상태에서 사령실은 일단 '올콜(all call, 모든 기관차에 대한 긴급통지)'을 한다. '중앙로역에 진입시 조심해 운전하여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지금 화재 발생하였습니다.' 1080호 기관사는 잡음과 함께 '...하니까 주의운전하세요'라는 말만 듣게 된다. 종합사령실은 대구소방본부에 화재신고를 한다. 9시56분 1080호 열차가 중앙로역에 진입한다.-

-1080호 기관사는 진입 시 승강장의 불빛이 꺼지는 것을 발견하고 종합사령실에 무전을 시도하지만 사령실은 통화중이었다. 종합사령실은 '올콜'이 가능하지만 기관사는 종합사령실이 통화 중인 경우 교신할 수 없다. 진입 후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연기가 들어오자 기관사는 바로 출입문을 닫고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을 내보낸다. 그때, 전동차에 전기 공급이 끊어진다.-


종합사령실은 안이한 태도와 상황파악 부족으로 '대구역 정차'나 '무정차 운전'이 아니라 '주의운전'만을 명령했다. '주의운전'은 <열차운행에 특별한 지장은 없으니 운행은 하되 일정구간 동안 조심하라>는 의미다. 중앙로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선로는 곡선형으로 시야범위가 제한되어 기관사가 비상사태를 인식했을 때는 이미 무정차 운전이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한가지 방법이 남는데 그것은 후진이다.

후진은 종합사령실의 승인이 필요하다. 위급시에 만일 종합사령실의 승인도 받지 않고 기관사가 후진을 하려고 해도, 1인 승무는 기관사가 맨 앞에서 맨 끝의 운전실로 옮겨가야 한다. 아니면 뒤에 열차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가는 방법이 있겠지만, 전기가 끊어지기까지의 짧은 순간에 화재가 얼마만큼 심각한 지를 다 파악하고 그런 위험한 선택을 하는 것은 역시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당시와 같은 돌발상황에서의 후진운전은 2인승무제 하에서만 가능했던 것이다.

교신하는 사이에 승객이 죽어간다

-57분 전체 플랫폼이 정전되면서 암흑상태가 된다. 이때 승객들과 함께 1079호 기관사도 탈출을 한다. 1080호 기관사와 종합사령실은 아직 상황파악에 이르지 못한다. 1080호 기관사가 '예, 1080입니다. 지금 단전입니까?'라고 묻자 종합사령실에서는 '단전이니까 방송 좀 하시고'라고 답한다. 이때는 이미 승강장에 연기가 가득차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 다음은 58분 경 교신내용의 일부.

-1080호 '예, 중앙로역입니다. 대피시킵니까? 어떡합니까?'
-종합사령실 '단전돼서 차 못 움직인다, 지금' (중략)

-1080호 '예,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급전(전기공급)되었습니다'
-종합사령실 '급전됐어?' (중략)

-1080호 '아~, 미치겠네'
-종합사령실 '예, 사령 이상'
-1080호 '지금 급전됐다 왔다 갔다 하는데. 차 죽여 다시 살릴게요. 지금 급전됐다 살았다가 죽었다 엉망입니다'

ⓒ민중의소리

59분, 전동차내에는 숨쉬기가 불편할 정도로 연기가 차고 있었다. 이때 대구소방본부에 걸려오는 구조요청은 비명소리들이었고 59분 이후엔 구조요청이 들어오지 않는다. 10시 2분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종합사령실은 다른 열차들과 교신을 하며 아직도 열차 간격조정을 하고 있었다. -


1080호 기관사는 종합사령실과의 교신하면서 동시에 연기로 가득찬 객실과 승강장의 상황을 혼자서 판단해야 했다. 뒤쪽에서 차장이 상황판단을 하고, 기관사가 사령실과 교신할 수 있었다면 더 짧은 시간안에 탈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예산절감 위한 무전설비는 '통화중'

-1080호 기관사는 이 때 무선교신이 끊어져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다가 두명의 어린아이 등 승객 6명과 함께 탈출한다. (이후 기관사가 전동차를 다시 움직여보기 위해 돌아왔었는지는 주장이 엇갈린다) 10시 11분까지 종합사령실은 1079, 1080호와 교신을 시도한다. 10시 17분이 되어서야 대구지하철 전체 전동차에 운행중지 지시가 내려진다. 대구지하철 공사측은 이후 책임회피를 위해 녹취록의 특정부분을 조작한다.-

종합사령실과의 무선교신이 안 되어 휴대폰을 이용한 것은 화재 때문이 아니다. 지하철에서 사용하는 무전설비는 개방형과 폐쇄형이 있다. 개방형은 열차간·사령과 열차간 통화가 실시간 개방되는데 비해, 폐쇄형은 열차끼리는 통신도 할 수 없고 사령이 통화하고 있으면 '통화중'이 된다. 그래서 종합사령실이 일방적으로 전체 열차에 전달하는 올콜 역시도 통상 한 두대에는 전달이 안된다고.

노조의 승무지부에서는 폐쇄형 시스템의 위험성을 여러차례 지적해왔지만 공사는 경영효율성과 예산절감을 꾀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만일 1079호와 1080호간에 교신이 되었고, 종합사령실과도 계속 통화가 가능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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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 "수익성이 승객안전보다 우선이냐"

희생자대책위의 황순오 대책위원과 짧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황순오 위원은 "작년 2월 18일 참사당시에, 차장이 한 분만 있었으면 초기에 화재 진압방법이 있지 않았겠냐고 생각한다"며 "한 기관사는 운전을 한다면 다른 한 명은 화재진압을 하거나 승객을 신속히 대피 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설사 사령실과 통화가 안됐다고 쳐도 2인 승무였다면 기관사가 유사시에 대비를 할 수 있어서,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거나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대책위)는 1인 승무의 폐해를 여러차례 주장해 왔지만 공사에서는 지하철의 공공성·안전성보다 수익성을 앞세워 왔다"고 지적하며 "수익성이 승객의 안전보다 우선할 수 있는 가치인 것이냐"고 개탄했다.

공사측의 논리에 대해서는 "적자 운행에 대한 부담 때문에 1인 승무를 할 수 밖에 없고, 전동차 시스템이 1인승무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하는데 대구참사의 직·간접적 피해가 7천억원이었다"며 "50억 줄이자고 1인 승무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황순오 위원은 지하철운영에 "시민의 입장은 반영이 안 되고, 승객의 안전은 소외되고, 경영상 운영의 부분만 고려되고 있다"며 "질높은 서비스로 승객을 많이 확보해서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순오 위원은 "전국의 5개 지하철노조가 인력충원을 주장하며 파업에 들어간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공감을 표시하며 "지금도 대구 시민들은 불안하지만 할 수 없이 지하철을 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사의 주장은 지금도 만성적인 적자로 운영한다고 하지만 단순히 인원감축이나 충원을 최소화하는 것은 너무 승객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것"이라며 "우선 눈앞의 경영만 생각한다면 누가 지하철을 믿고 타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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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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