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난 또 한 살을 먹었고
올해도 승진은 물 먹었고
연봉은 동결이다.
딸은 고등학생이 되었고
아들은 나보다 발이 살짝 커졌다.
어쨌든 목련이고
그렇게 봄이다.

이런 일상을 얘기할 수 있게
박근혜가 탄핵된 게 기쁘고
검찰조사중인 게 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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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7-03-22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마로가 고등학생이 되고 해람이 발이 엄마보다 커졌다니, 군산에서 본 꼬마로만 기억하는 내겐 놀랍네요.@@
그 사이 조선인님 시인이 되었고요~^^

조선인 2017-03-22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해람이의 키는 아직 저보다 작은데 남자애라 그런지 발은 더 크네요. ㅎㅎ
 

책에 관한 책이 재미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런데도 이리 서툴게 읽혀지는 건 내가 일본어를 몰라 그 말장난을 이해 못 하기 때문일거다.
(어? 영어를 모를 때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재밌었는데? 모순인걸까. 속으로만 중얼중얼.)
수컷과 암컷이라는 제목답게 에로틱한 농담이 많은데 이 역시 안 재밌는 건 내가 일본어를 몰라서일 거다. 어쨌든 난 19세를 넘긴 지 한참이니까.
일본어를 익힌 뒤 다시 도전해볼까 생각은 해봤지만 이 책을 읽기 위해 일본어를 배워볼 욕심은 안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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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역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1시간이 걸렸지만 어쨌든 경기도 삼남길 9코스 진위고을길을 마저 걷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딸 아들도 함께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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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길을 본격적으로 걸어가려는 찰나! 하필 발견한 마로카페. 어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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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었는데 진위고을길은 유독 산이 많다. 지금은 부락산으로 불리지만 예전에는 흰치고개로 불렸단다. 주변에 아파트단지가 많아 등산객이 제법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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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이 한산해진다 싶었더니 어느새 새로운 산으로 이어져 있다. 슬쩍 스마트폰으로 피아노곡을 들으며 조용하고 맑은 공기를 즐겼다. 아들은 다람쥐마냥 산길을 저만치 앞서가고 나는 딸과 헛짓놀이를 해가며 슬금슬금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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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최고의 험로 흰치고개길을 마침내 내려오면 원균사당이 나와 다리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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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옆에 묘가 있어 풍광이 이채롭다. 이 곳이 명당인건지 주변 집들이 으리으리하다. 
여기서 진위고을길이 끝나고 소사원길이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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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균묘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헉. 딱 하나 있는 음식점이 문은 열려 있는데 사람이 없다. 그 후로는 온통 물류단지라 한참만에야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정말 숨돌릴 새 없이 싹싹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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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종합물류단지를 지나느라 점심을 늦게 먹은 것도 짜증났는데, 그 다음은 대형트럭이 질주하는 평택칠괴산업단지였고, 그 다음 옥관자정은 박정희의 새마을운동 기념비였고, 그 다음은 신촌택지개발예정지구로 온통 공사장. 한 마디로 갈수록 가관이다. 우회로 안내지도는 도저히 알아볼 수도 없어 그냥 버스 타고 평택역으로 향했다. 한참 개발이 진행중인 평택은 유독 삼남길이 끊긴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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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는 굿스테이가 없어 그나마 믿을만한 게 관광호텔이다. 온돌방이 뜨끈뜨끈해 지친 다리를 쉬기 괜찮다. 덕분에 애들이 방바닥에 늘러붙어 저녁도 치킨배달로 떼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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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으로는 미리 사놓은 컵라면과 누릉지와 군계란을 숙소에서 먹었다. 공사구간 투성이인 삼남길을 다시 만나는 대신 아예 안성천에서 올라가는 방법을 택했다. 덕분에 한가로이 농로를 걸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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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길 여행의 마지막을 기념하며. 참 뜬금없는 위치의 기념비다 싶었는데 삼남가는 길목이라 세웠단다. 여행의 주제와 맞닿은 거 같아 뭔가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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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도로 평택역으로 돌아왔다. 점심은 우족탕과 꼬리곰탕. 첨가물이나 기름기 없는 국물맛에 잡내가 없어 45년 전통을 인정하게 된다. 
원래는 오후시간을 이용해 평택호에 놀러갈까 했는데 엄마 사정상 생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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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딸아이의 중학교 졸업과 고등학교 입학을 기념하는 여행이었다. 길을 걸으며 이것저것 각오도 다지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자 싶었는데 막상 진지할 기회는 없었으나 그래서 더 좋은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수원에서 인덕원까지 서울 가는 삼남길을 마저 같이 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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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7-03-10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따님 예쁘기도 하여라.
마로가 숙녀가 되었네요^^

조선인 2017-03-10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네. 하는 짓은 아직 애기지만요

Joule 2017-03-11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저도 이런 올레길 찾아서 걷는 거 디게 좋아하거든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강릉에는 바우길이 있어요. 그런데 공무원들이 일을 너무 허투루하는지 도무지 걷기 적당하지 않은 구간이 자주 끼여 있어서 걷다 보면 투덜투덜 하고 막 그래요 저도 ㅋㅋㅋ.

착하네요 마로도 해람도. 아이들이랑 같이 걸어서 그래도 재미있었겠어요. (조선인 님이랑은 좀 많이 다른데) 저희 언니는 애들 안 끼면 눈에 띄게 무료한 표정 짓고 무의미한 내색을 하도 팍팍 해서 나중에는 제가 같이 안 다니고 싶어지더라고요.

서로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은 시간이라고 저는 언제나 생각해요.

토토랑 2017-03-1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는 완전히 아가씨네요. 이쁘기도 하여라..조선인님 글만 봐도 반가와요. 저두 저희 동네 근처 둘레길에 한번 도전해 볼까 봐요

bookJourney 2017-03-22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마로~~ 언니 같은 조선인님!! ^^

조선인 2017-03-22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쥴님 삼남길 끝나면 님을 만나기 위해 바우길 걸으러 갈까요
토토랑님 걷는 건 돈은 적게 마음릉 부유한 최고의 여행이에요.
책세상님 히히 고맙습니다
 

회사 화장실에 붙은 문구가 영 신경쓰인다. 바다가 물을 나누어주어 구름이 생긴 거 아닌가. 나누어주면서 스스로 낮추는 것이 가장 존경받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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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티백 맛은 거기가 거기다. 그런데 남양에서 담터로 바꾼 뒤 놀라운 변화. 더 이상 텀블러에 실꼬리가 빠지지 않는다. 늘 옹색하게 테이프로 붙여 고정하곤 했는데, 실 길이의 차이가 품격의 차이를 만들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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