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뒤늦게 그녀의 소설 몇 권을 챙겨 읽으며 호감도를 쌓게 되었다. 그러다 이 수필집을 읽으며 아, 맞다, 이래서 내가 대학시절 박완서 작가를 좋아하지 않았지 화들짝 떠올렸다.
그녀는 우리 어머니보다 9살이 더 많건만, 경상도 신골짝에서 진저리처지는 남녀차별과 못 배운 한과 먹고 살기 위한 처절한 발악으로 삭아지고 부서졌던 내 어머니의 삶과 너무 다른 세계를 사는 듯 보였다. 그녀의 우아함과 단정함이 내겐 너무 낯설었고 거리감은 거부감이 되었다.
그래도 지금에서야 보이는 것도 있다. 허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녀의 솔직담백함이 그 시대엔 큰 용기였음을 이제는 안다. 그녀는 그 시대와 그 계급 속에서도 여성이라는 이름을 세워보자고 한껏 애썼고, 그녀의 노력은 꽤나 기름진 양분이 되었다는 것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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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26-02-1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지만, 보기 좋은 솔직담백한 글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