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의미에서 콘텐츠 산업 분야에서 일한 지 어언 6년째. 온갖 잡동사니 일부터 시작해서 이러구러 굴러오다 지금 하는 일은 사업기획 및 계약관리쪽에 속하는데, 그러다보니 알라딘에 대한 비판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알라딘 입장에서 변명하고 싶어진다. 과연 알라딘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 모니터링 전담반을 둔다? 사장님이나 인사팀이나 경영관리팀이나 감사팀 중 적어도 한 곳 이상에서 경영 효율화에 역행한다는 이유로 딴지가 들어올 것이다. 훌륭한 컨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인터넷서점의 기본업종이 아니다. 경제성 분석을 해본다면 아마도 좌판대가 허전하지 않게 홍보물이 하나라도 붙어있는 것, 혹은 많이 붙어있는 것이 더 유의미할 것이다. 하기에 사장 입장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서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컨텐츠의 양을 늘리는 사업기획, 마케팅기획, 영업관리의 인원 확충 결정은 그나마 쉽게 내릴 수 있지만, 컨텐츠를 거르는 모니터링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결정은 나오기 힘들다.

- 모니터링 전담반을 둔다 해도 문제는 남아 있다. 컨텐츠의 질 관리를 전담시키기 위해서는 고급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 모니터링 요원으로 고급 인력을 쓰는 건 대단히 불합리하다고 사장이 판단할 것이다. 하기에 초급을 채용하게 되는데, 워낙 유동성이 많은 직종이다 보니 쓸만해지면(죄송) 이직해버린다. 그러면 신규 채용까지 피치 못하게 업무의 공백이 생기고, 신입이 채용되어도 교육기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질 관리'의 기준 적용이 달라질 수 있다.

- 가장 좋은 해결책은 알라딘이나 서재를 잘 모르는 초급 모니터링 요원을 채용하는 대신, 서재를 잘 아는 서재지기가 초과업무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야근하기 싫고 주말근무하기 싫은데, 알라딘 마을지기에게만 초과근무를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실적인 해결책 몇 가지>

- 검열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차라리 모든 리뷰와 페이퍼의 검토를 포기한다.
- 대신 고객센터에 불량/도용 리뷰 신고센터를 개설하여 서재지인의 협조를 구한다.
- 최소한의 공정성을 위해 이주의 마이리뷰나 기타 이벤트의 최종 선정된 리뷰에 대해서는 구글링을 실시하여 도용 여부를 조사한다.
- 주간 서재의 달인 30위 적립금을 없애거나, 달인 대상자 리뷰의 도용 또는 불법 펌 페이퍼에 대한 검토를 실시한 뒤 적립금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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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11-07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어려움도 있군요. 어떤 일이든지 외부인은 잘 모르는 어려움이 있죠.
속편하게 할 얘기만은 아닌듯.... 어쨋든 알라딘 측이 제일 좋은 방법을 빨리 생각해 제시해줬으면 좋겠습니다.

2006-11-07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인 2006-11-07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효효 자정능력 좋아요. ㅋ 근데 조선인님의 건의 자체도 자정능력의 일환인 듯. 좋네요. :)

2006-11-07 0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水巖 2006-11-07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30위 적립금 제도를 폐지해야할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적립금 제도가 없어지면 그런 글을 올릴 이유가 없어질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인 2006-11-07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3개월 인턴 과정 끝내고도 한참 절절매던 신입이 짤릴까봐 대신 일해주고 도와주고 간신히 혼자서도 일할 수준이 되었다 손떼는 순간, 경쟁사로 휙 이직해버리면 정말 억장이 무너지죠.
바람구두님, 그것도 방법이에요. 알라딘은 오로지 시스템만 관리하고 마을은 우리끼리 지지고 볶는 것. 괜찮을 방안이죠.
속삭이신 분, 네, 저도 그래서 속상해요. 가슴이 아프구요. 아...
기인님, 구경하는데 재미들리셨군요. ㅎㅎ
또 속삭이신 분, 그것도 알라딘에 대한 애정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요.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니까 실망이 더 큰 거 아닐까 싶습니다.
수암님, 원래 사탕엔 벌레도 꾀는 법이죠. 쩝.

2006-11-07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11-07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성취동기와 과시욕은 어떻게 다를까요? 자기 글을 자기가 평가하고 자기가 추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습니다만...
속삭이신 분, 설마요, 내가 얼마나 무분별 다혈질인줄 잘 알면서. ㅎㅎㅎ

비로그인 2006-11-0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적인 건의라고 생각해서 추천합니다.

조선인 2006-11-0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라진님, 고맙습니다. 그러고보니 과분한 추천수가 달려있네요. *^^*
바람구두님, 음, 님에게 직접 속닥이지요.

건우와 연우 2006-11-07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조선인님!!
현실적인 대안으로의 진전이네요.

Koni 2006-11-0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커뮤니티성이 강해서 아끼는 마음이 많은 만큼 불만도 커지는 것 같아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맘 먹고 하는 나쁜 짓은 어떤 제도로도 참 막기 어렵죠. 그게 가능하면 뭐... 사회에서도 왜 경찰이 필요하겠어요? ^^; 규모가 커질수록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참 많은 것 같아요.

조선인 2006-11-07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현실적인가요?
냐오님, 맞아요, 아끼니까 불만도 생기죠. 네이버 블로그가 아무리 불편하고 못마땅해도 고객센터를 찾는 일이 없는 것처럼요.
속삭이신 분, 꼭끼~